- 내년도 국가예산안 초안 5조6,537억 반영
도내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요구한 내년도 국책사업비가 무더기로 가위질 당했다. 주로 건설교통이 직격탄 맞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예외는 아니다.<관련기사 2면>
전북도에 따르면 1일 기획재정부로 넘어간 2018년도 정부부처별 국가예산안 중 도내 사업비는 총 5조6,537억 원대로 집계됐다. 앞서 요구한 7조1,590억원 중 21%(1조5,053억원) 가량이 삭감된 결과다.
분야별론 건설교통이 전체 요구액 34%(5,785억원) 가량이 깎여나가 출혈이 컸다. 이 가운데 새만금 신항만을 비롯해 올 하반기 착공할 새만금 전주간 고속도로 건설비는 반토막 났다.
부안 새만금박물관 건립비, 만경강과 동진강 정비비는 각각 3분의 1로 축소됐다. 붕괴가 우려된 김제육교 재가설비, 무주와 설천간 태권도원 진입도로 건설비, 부안과 흥덕간 국도 건설비 등은 통째로 날아갔다. 상습 정체구간인 호남고속도로 삼례와 김제 나들목간 확장공사비도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신규사업 억제방침, 이중에서도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억제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 분야도 전체 32%(2,051억원) 가량이 가위질 당했다.
이중 전주권 성장동력으로 꼽혀온 탄소산업클러스터 조성비는 4분의 1로 축소됐다. 김제지역 전략산업인 수출형 농기계 부품 품질 고도화 생태계 구축비, 군산지역 기간산업인 조선업을 뒷받침할 중소형 선박 기자재 품질 고도화센터 설립비도 반토막 났다.
농축수산 분야도 전체 요구액 23%(1,866억원) 가량이 깎였다.
익산지역 성장동력인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비, 도내 최장기 국책사업인 금강2지구 농업개발비는 각각 3분의 2정도만 살아남았다. 진안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나물클러스터 조성비는 전액 삭감됐다. 정읍시 김제시 부안군이 공동으로 신청한 동진강 유역 축산 클린사업비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사실상 반토막 났다. 전체 요구액 중 42%(1,075억원) 가량이 날아갔다.
이 가운데 무주군을 중심으로 서울시 청주시 경주시 제주도가 공동 제안한 태권시티 네트워크형클러스터 조성비는 전액 가위질 당했다. 백제고도 익산시가 신청한 국립 전북문화재연구소 설립비도 전액 삭감됐다. 정읍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비, 진안 부귀산 별빛공원 조성비 등은 반토막 났다.
대선공약이라고 별다를 게 없다.
실제로 무일푼 공약까지 쏟아졌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 전주역 신축, 전주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공원 조성, 군산 개인용 항공기 시범도시 조성, 김제 종자가공처리센터 구축, 남원 지리산 산악철도 시범도입, 정읍 국가 동물케어복합단지 조성, 순창 국립 노화연구원 설립 등이다.
도 관계자는 “공약사업 대다수가 예비타당성 심사나 수요조사 등 사전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예산 반영도 미뤄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 상태라면 자칫 내년도 사업 착수도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행정절차가 보다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와관련 1일 또다시 국회로 상경해 백재현 예산결산특별위원장(민주당)을 만나 전북권 사업비, 특히 대선공약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문제의 국가예산안은 8월 말까지 기재부 심의를 거쳐 국회로 넘겨진다. 국회심의는 9월부터 11월 말까지 진행되고 12월 2일 최종 처리된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