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29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를 원천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새롭게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를 고려한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작년 연말에한일 양국 외교 당국 간 이룬 합의는 원천적으로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측이 전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지난 26일 벳쇼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는 합의를 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며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수용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김 대표와 더민주에 대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배신적 언사”라고 비판했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김 대표의 발언 때문에 더민주의 정당 지지율까지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천 대표는 벳쇼 대사를 향해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을 맘대로 포기하거나 축소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간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 등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권리는 여전히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와 최종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 책임이 없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 해결은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특히 “대사께서 직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그분들의 뜻이 뭔지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직접 대화하라고 건의해주면 좋겠다”고까지 말했다.
벳쇼 대사는 천 대표의 주장에 대해 “양국 정부가 최대한 노력해 지혜를 모은 결과 그런 합의가 도출된것”이라며 “서로 성실하게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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