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인물, 단체, 사건, 장소, 건물, 대화, 에피소드는 작가의 순수한 상상력으로 창작된 허구입니다.
실존하는 어떠한 인물, 단체, 장소, 사건, 건물과도 일절 관련이 없으며, 우연의 일치일 뿐입니다.
특히 '류덕삼'을 비롯한 본 작품의 어떠한 요소도 실제 인물이나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본 작품은 성인 대상 허구 소설이며, 현실을 반영하거나 비판하거나 특정 집단·장소를 지칭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글쎄, 내 인생이 어디서부터 어긋났냐고 묻는다면 아마 태어난 순간부터 였을 거야.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의 성 정체성에 대해 언급하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나를 태권도나 축구 학원 같은 남자아이들 무리 속으로 더 강하게 밀어 넣었지
그래, 그저 여자로 태어났더라면 나는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분명.
아버지는 노조 위원장이었는데, 보수가 득세하던 시절이었지만 공단이 밀집한 노동자 도시에서 노조 위원장 출신이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는 건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어
아버지는 마치 이미 당선이라도 된 듯 굴었고, 온갖 모임과 행사를 쫓아다니며 얼굴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었지
성인이 된 나는 아버지에게 애물단지 같은 존재였는데, 변변한 지방 국립대조차 합격하지 못한 자식이었기에 대외 활동을 하며 표를 모아야 하는 아버지에게는 언제든 책잡힐 수 있는 '치부'처럼 여겨졌어
어떻게든 여성으로 살아가며 면제까지 고려했던 나는 결국 아버지의 욕심에 떠밀려 해병대에 입대하게됐어
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아버지가 나를 서둘러 치워버리려 했던 건지, 아니면 군대를 다녀오면 비로소 '남자'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그 덕분에 내 군 생활은 그야말로 꼬일 대로 꼬여버렸는데 훈단의 끔찍한 지옥을 간신히 버텨내고 실무에 온지 한 달, 막내 생활이 겨우 손에 익어갈 무렵 천안함 피격 사건이 터졌어
24시간 대기하는 교대 근무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포탄 훈련 속에서 나는 새로운 지옥에 익숙해져야만 했었지
일병 오장쯤이었을까. 이번에는 연평도 포격전이 일어났는데 세간의 정치적 입장이 어떻든, 내게 더 민감했던 건 다른 문제였어
검열로 인해 잠잠했던 포상에서 과거 선임들의 흔적을 치우고, 포탄을 꺼내 말리고 손질하는 작업이 반복됐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몸에 불필요한 근육만 덕지덕지 쌓이는 것도 곤욕이었어
빡치는 건 훈련량은 늘어나는데 특화 교육은 줄어들었다는 점이었어 해병대 출신치고는 IBS 휘장 하나 받아본 게 전부였어
그래도 다행히 흑룡보다 얼굴이 더 짙어질 무렵, 열외를 탈 수 있었고 각종 작업에서 빠져 주로 주계 휴식실에서 피부를 관리하다 전역할 수 있었어
전역 후 아버지는 잦은 모임과 행사 자리에서 의원들을 모시며 대리 운전을 자처하는 신세가 되어 있었어 그러다 음주운전이 2회 적발되며 공천 기회마저 날려 먹었고, 결국 비서관 자리 하나를 얻어 의원전용 대리기사로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계셨어
그런 아버지는 나를 통해 정계 재기를 꿈꾸기 시작했고 나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인사를 시키고, 해병대 전우회 활동까지 끌어들였어
이전까지 나를 부끄러워하던 태도와는 정반대였어 생각해보면 그건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군 면제 이력을 감추기 위한 치부를 가리는 용도였을지도 모르겠내
하지만 해병대에서 얻은 주체성을 바탕으로 이제 아버지의 시원찮은 그늘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었지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서울로 도망가야한다는 것
대학을 졸업한 뒤 군에 다녀왔던 터라, 전공이었던 화공/에공과 이차전지 산업의 호황이 잘 맞물려 취업은 수월했어
정착을 빌미로 1년간 용돈을 받아 생활비를 대체하고
차곡차곡 저축하며 서울에 자리를 잡아갈 무렵 부동산 시장은 유럽발 재정 위기의 여파로 깊은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집값이 폭락하던 당시, 시장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극심한 공포가 팽배했었고
매수세가 완전히 씨가 말라 거래 절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었어
당시 정부는 세제와 대출 규제를 완화하며 거래 정상화 정책을 쏟아냈어 쉽게 말해 "제발 집 좀 사라, 돈 빌려줄게"하며 정부가 나서서 구걸하던 시기였다 상상은 잘 안가겠지만..
나 역시 지금의 집값이 고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지만 오히려 전세 시장은 정반대였거든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미어터져 나갔고, 전세 대란이 일어나고 있었어
나중에는 전셋값이 집값과 비슷해져,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 사태가 예고되고 있었지
전세로 사는 것 자체가 거대한 도박처럼 느껴지던 시절, 나는 결국 고시원과 월세를 더이상 전전하고 싶지 않아 등 떠밀리듯 집을 매매하고 말았어
군 시절 포병으로 복무하며 얻은 경력을 활용해 따놓았던 '위험물산업기사' 자격증이 취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데 당시 맡았던 업무는 2차전지 물류 관리였어
배터리는 콜드체인과 항온항습 유지가 생명이었기에, 공항 주변 전문 물류센터에서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다가 항공기 화물칸으로 즉시 인계하는 것이 기본이었거든
따라서 근무지는 김포공항과 가까운 마곡이라는 곳이 되었어
당시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나 분양이 시작되기 전이라 허허벌판에 공사 펜스만 삭막하게 둘러쳐진 개발 초기 단계였다?
하지만 나는 그 황무지 같은 땅의 미래 가치를 알아보았다기보다, 그저 대출을 끼면 감당 가능한 1,100만 원대의 평당 매매가가 내 상황에 유일한 구원처럼 보였을 뿐이었어
입주후 억눌러왔던 욕망에 불지르듯 호르몬도 시작하고 여성용품도 구매했지
고시원에서 낯선 남자들과 부대끼며 샤워조차 새벽에 몰래 하고, 머리카락은 댄디컷과 보브컷 사이의 어중간한 길이를 유지한 채 매 순간 눈치를 보던 시절을 이제 끝내고 싶었거든
나만의 공간이 생기자,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성용 속옷과 가발을 사 모으기 시작했어
때마침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쿠팡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갓 생겨나던 시기였고
대면 쇼핑의 민망함을 겪을 필요 없이 클릭 몇 번이면 여성 의류가 현관 앞까지 배달되는 세상은 나에게 있어 거대한 해방이었어
가장 시급한 것은 호르몬이었는데 요즘이야 정신과에서 F64.0 진단을 받고 안드로쿨, 프로기노바, 에스트라디올 데포 같은 약물을 투약하는 과정이 온라인상에 상세히 공유되지만 당시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정보는 파편화되어 있었고 경험자마다 말이 제각각이라, 직접 발로 뛰며 몸으로 부딪치는 것 외에는 확실한 방법이 없었어
나는 당시 가장 유명했던 살림을 찾아 빠르게 진단을 받았고, 그렇게 내 몸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어
내 집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야 비로소 그동안 짓눌려왔던 진짜 나를 되찾을수있었던것 같아
처음 도착한 물건으로 치장한 내 모습을 거울로 마주하는 건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는데
아무리 예쁘장한 남자라 해도, 여성의 옷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어
‘처음 한 화장이 마음에 들면 그 화장은 대실패’라는 명언이 있다던가 다행히 내 행색에 취해 광대 같은 꼬라지로 밖을 나돌아 다니지 않았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어
평소 오버핏으로 가려왔던 체형은 드러내니 훨씬 남성적이었고, 예쁘장하다는 소리를 듣던 얼굴은 여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였어 거울 속의 나는 그저 자괴감에 빠지기 딱 좋은 모양새였어
이런 모습으로 세상에 나갔다간 비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 게 뻔했어
누군가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면 좀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낼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다보니 그렇게 나는 무작정 젠더바의 문턱을 넘게되었어
당시 이태원의 젠더들은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여자보다 예쁘다거나, 실제로 보면 완벽하게 여자처럼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았어
그들은 대부분 유행에 찌든 강남미인상이었고 가슴 보형물은 밥그릇 경계가 선명하게 드러나 눈을 찌푸리게 되더라
누가 봐도 ‘트랜스젠더’라고 광고하는 듯한 모습들 내가 꿈꾸던 여성상과는 정반대였고
그들이 쏟아부은 돈과 노력에 비하면 결과물은 처량할 만큼 가치 없어 보였어
그렇게 실망만 안고 돌아온 방에는 그에 반발하듯 여성용품들이 쌓여만갔어
외모 만족도와는 별개로, 여성화 과정 자체는 꽤 만족스러웠는데, 속도는 더뎠지만 내 몸은 확실히 변해가고 있더라
팽팽하던 몸의 군살들은 어느새 물렁하게 녹아내렸고 호르몬 탓인지 식욕은 걷잡을 수 없이 돋았지만, 내가 머릿속에 그린 이상적인 실루엣을 떠올리며 억지로 참아냈어
그건 꽤 개운한 변화였는데 체내에 만성적으로 쌓이던 피로감은 옅어졌고,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수컷의 발정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적어도 27년간 쌓인 스트레스가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했지
다만, 예기치 못한 곳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는데 가슴이었어
어느 순간부터 은근히 통증이 아려오더니, 셔츠 자락이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따끔거리더라
실수로 어디에 부딪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헉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올 정도였어
내 몸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며 겪는 통증이었지만, 그 고통마저도 나에게는 꽤나 설레는 변화였어
언제였더라? 아마 다른종류의 호기심이 생긴 날이었던것 같아
그 날따라 유난히 가슴이 가려웠고 그런 스스로를 애태우듯 손 끝으로 기능성셔츠위를 천천히 빙글빙글 돌렸어
'하읏..!'
찌르르한 작은 물결과 함께 아랫입술을 살짝 물며
참는듯 해소하는듯 천천히. 너무 세지않게 살살 계속 돌려주었어
잔잔한 전기가 통하듯 한 감촉을 쫓아가며 실수로 너무 강한 자극으로 인해 꼭지가 빳빳하게 서버리면 길게 숨을 내뱉으면서 적절한 휴식 후 다시 천천히 살살 긁어대기 시작했어
이건 깊고, 느리고, 온몸을 녹이는 종류의 쾌락이었어 유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따뜻한 파동이 복부 깊숙이, 골반 아래, 심지어 발끝까지 스며들었지만 사정하고 싶은 충동은 들지 않았어
대신 몸 전체가 점점 더 뜨거워지며, 보이지 않는 손에 천천히 조여오는 듯한 감각이 밀려들어왔어
나는 눈을 감고, 리듬을 조금씩 바꿔가며 계속 유두를 괴롭혔어
한쪽은 살살 비틀고, 다른 한쪽은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감싸 문지르며 숨이 점점 가빠지고, 허벅지가 저절로 오므라들었다 가슴 끝이 붉게 부어오르고, 가장 민감한 부분을 손톱으로 살짝 긁을 때마다 온몸에 잔잔한 전율이 퍼졌어
그러다 어느 순간 파도가 몰아치더라
“아…… 아흑……!”
이전의 아랫도리 불끈한체 가슴을 갖고놀던 때의 기분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어 남성으로서의 성욕은 상실한체 오로지 민감한 젖꼭지를 마치 유린하는데 집중한 체 몇시간이고 괴롭히다 끝내 짜릿한 순간이 파도를 만끽하는데에만 집중했어
드라이였어
처음으로 맛본 드라이 오르가즘은,
인스턴트사정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이었고
사정하는 순간의 폭발 대신,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물결이 나를 삼켰어
마치 어린 시절, 팔목을 꽉 잡았다가 갑자기 풀어준 듯한, 온몸의 혈관이 동시에 터질 것처럼 짜릿하면서도 아득한 감각.
유두에서 시작된 쾌감이 가슴을 관통하고, 척추를 타고 올라가 머리끝까지, 다시 내려가 항문과 회음부까지 저릿저릿하게 울렸고 한 번의 파도가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파도가 연거푸 밀려왔어
사정 없이도 몸은 계속해서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지 허리가 얇게들썩이고, 다리도 전기통하듯 저려왔으며, 눈가가 촉촉해졌어
첫 드라이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졸음을 이겨내고 거울앞에 선순간
이제서야 내가 좀 여성처럼 보인다고 생각했어
여성으로서의 성적 탐닉에 빠진 이후로 나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어
그중 첫 번째가 스포르반이었는데 자석침을 유두 중심에서 살짝 아래쪽에 찔러 넣은 채 5일 넘게 붙여놓으면, 드라이에 접근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어
스포르반이라는 치트키 덕분에 유두로 드라이를 얻는 데 도움을 많이받았지
사람들은 한 번 드라이의 쾌감을 얻고 나면 다음부터는 더 쉽게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아
드라이의 쾌감만을 너무 쫓다 보니 성급하게 서두르게 되고, 결국 도달하지 못한 채 찝찝하게 하루를 보내는 날도 꽤 많았어
몸 컨디션에 따라 쉬운 날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어려운 날도 있지
그럼에도 스포르반을 붙인 날이면,
그 미세한 자극이 하루 종일 은근히 유두를 깨우고 있어서, 밤에 살짝만 어루만져도 파도가 쉽게, 그리고 길게 밀려왔어
두 번째로는 아네로스였어 아네로스는 회음부를 통해 전립선을 자극하는 성재활 치료기구로 사람마다 자극하는 방법이 전부 저마다있지만
핵심은 복식호흡에 있었는데 횡경막이 인체의 내장을 담는 윗 뚜껑 이라면, 골반기저근은 아래 뚜껑이라 폐를 통한 호흡법보다는 배를 통한 호흡법이 아네로스를 운용하는데 적합했어
그렇게 한참을 공들여 나 스스로를 조금씩
개발하는데 맛들려 시간을 보냈고
남성의 자위처럼 자주하기보다는 5일~10일 사이 가끔 한번씩 하는 정도면 해소되었기에 크게 몸 상하는 일 없이 건강하게 시간을 보냈어
그 후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어 어느덧 마곡도 발전하고 대기업도 들어서서 쉽게 이직도 할 수 있었어 배터리따리가 어떻게 대기업드가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는데
당시에는 매우 현실적이고 흔한 이직루트였어 2차전지와 OLED는 산업군만 다를 뿐, 박막 코팅/증착과 정밀 공정 제어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고 있었거든
특히 2차전지에서 불량률 제어와 수율 최적화를 해본 엔지니어는 OLED 업계에서 매우 환영받았어
오히려 지난 몇년동안 공항인근 전문관리업체에서 불량률 4%대에서 불량률1%대 이하로 떨어뜨린 경력덕분에 여기저기서 모셔가려했지 물론 기술발전도 한몫했지만 말야
그렇게 수입도 괜찮아지고 집값도 펌핑하다보니 꽤 성공적인 삶의 형태를 빨리 갖출 수 있었어 지난날 꾸준한 호르몬으로 가슴도 여성형 유방에 가까워졌고 허벅지와 엉덩이도 탱탱해졌어
이 쯤부터였나? 여장과 관련된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핫한곳이 바로 DC '여장갤러리'였어
처음엔 단순히 호기심이었어. 솔직히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여장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거든. 여자로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던 욕망이었지.
그런데 여장갤을 보니까 꼭 예뻐야만 사진을 올리는 건 아니더라고.
다들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던져가며, 엉성하고 질 낮은 사진도 아무렇지 않게 올리는 그 판이 참 묘했어. 그런 분위기 덕분이었을까, 나도 슬그머니 용기를 냈던 것 같아.
옷장 구석에 처박아두고 버리지 못했던 여성용품들을 다시 꺼냈지
방 밖으로는 한 번도 입고 나가지 못했던 옷들이 수십 벌이었거든
하나하나 코디해서 입어보고, 얼굴은 가린 채 어떻게든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올렸어
반응은, 생각보다 폭발적이었어. 배경이나 얼굴을 자연스럽게 보정하는 기술도 없던 시절이었고, 호르몬 하는 사람도 드물었잖아
희소성 때문인지 쏟아지는 관심이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지. 그렇게 나는 점점 여장에 깊숙이 빠져들었고, 갤러리 유저들처럼 트위터도 시작하게 됐어
여장갤에서 인기 좋았던 사진들을 트위터에 올리니까 반응은 더 미쳤어. 하루 만에 하트가 500개씩 찍히고 팔로워는 순식간에 올라갔어 누가 봐도 '남자'라고 프로필에 대문짝만하게 써놨는데도 오히려 내 몸이 주는 시각적인 환상 때문인지, 만나고 싶다는 DM이 폭주하더라고
나는 점점 여장에 스며들었고 어느덧 내가
여자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들었어
다행히도 쉽게 용기를 내볼 만한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영등포의 '제의'였어
제의는 게이 찜질방을 살짝 변형해 운영하는 형태였는데, 여장남자(시디)와 그런 이들을 좋아하는 러버들이 뒤섞이는 만남의 장이었지
게이 찜질방처럼 어두컴컴한 수면실에서 노골적인 관계가 오가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퀄리티는 그다지 높지 않았어.
사실상 초보들의 입문 코스이자 갤러들의 주요 거점이었고, 회원제라는 간판을 내걸고 여성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놓은 일종의 성역이었던 셈이지
헬스가방에 여장용품을 꾸깃꾸깃 집어놓고 도착한 제의는 지하에 있었어 입구에는 회원제라 적혀있었고 내려가는 계단에 카메라가 모니터링 하고있어 누가오는지 확인할 수 있는 듯 했어
밖은 쥐 죽은 듯 조용했는데, 문 앞에 서자마자 안쪽은 왁자지껄한 소음으로 가득했어. 문을 열기도 전에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안에서 벌컥 문을 열고 날 맞이했지.
술집 콜걸처럼 화려하게 꾸민 차림새였는데, 누가 봐도 ‘남자가 여장했다’는 게 티가 났어 나이도 꽤 들어 보였지만, 지하의 어두침침한 조명 덕분인지 크게 위화감은 없더라고. 오히려 그 나이에도 저렇게 당당하게 꾸민 자신감이 묘하게 매료되는 느낌이었어
“첨 보는 얼굴인데… 여자? 아니지? 여기 여자는 못 들어와용”
“네, 저 시디(CD)로 왔어요”
“어, 그래그래 들어와”
시디 입장료는 7천 원이었어. 혹시나 나중에 카드 명세서에 기록이 남을까 싶어 챙겨온 현금을 건네고, ‘업방’이라 불리는 공간으로 들어갔어
업방 안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미어터지고 있었어. 도저히 여기서 화장을 새로 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 검은색 탱크탑에 청바지 차림이었으니, 일단 겉옷만 대충 벗어 던졌지
챙겨온 모자와 마스크를 그대로 쓴 채, 나는 긴장한 기색을 숨기며 사람들 틈으로 홀로 들어섰어
홀은 노래방 조명이 돌아가며 가요가 낮게 흘러나왔고 가요보다 더 큰 신음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어두컴컴한 공간이었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과 중앙을 떡하니 버티고 선 기둥이 이 기묘한 구조의 전부였지
안쪽으로 서브 홀 두 개랑 자잘한 방들이 더 있긴 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런 부차적인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졌어
그곳의 공기는 이미 다른 차원의 공간에 들어온 듯한 묘한 긴장감과 비릿한 욕망으로 가득 차있었거든
처음 마주한 광경은 봉에 팔다리가 묶인 채 안대까지 쓴 시디 한 명이 엉덩이를 얻어맞고 있는걸 보는거였어
어두운 조명 아래서도 매질에 벌겋게 달아오른 살결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어
그녀와 파트너는 누가 보는 게 당연하다는 듯, 일부러 더 크게 매질 소리를 내고 신음을 내뱉으며 주변의 시선을 즐기고 있더라고
마치 이 공간 안에서 자기들이 주인공이라는 걸 과시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 바로 뒤편으로는 철창 형태의 벽이 쳐져 있었고, 그 밑에 낮게 깔린 소파가 하나 놓여 있었어소파 높이가 미묘하게 낮아서, 그 위에 무릎을 꿇고 있는 시디 둘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지. 그들은 마치 훈련된 개처럼 벽반대편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러버들의 물건을 향해 정성껏 봉사하고 있었어
홀에 들어서서 주변을 훑는 그 짧은 순간, 홀 안에 있던 거의 모든 시선이 내 몸에 와서 꽂히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어
나를 노골적으로 훑고 지나가는 그 끈적한 눈빛들 눈앞에서 벌어지는 적나라한 광경도 충격이었지만, 그보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노골적인 관심이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더라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장되고 압도적인 공기였어
몸을 가리고 있는 탱크탑과 청바지 차림이, 어쩌면 이 공간에서는 오히려 더 눈에 띄는 악수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 누가 봐도 이제 막 들어온 뉴비라는 티가 났을 테니까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마치 먹잇감이 된 기분으로, 어디로 시선을 둬야 할지 모른 채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어
의외로 먼저 말을 걸어준 것은 시디였는데 기둥에 묶여 엉덩이에 매질을 맞던 시디는 마치 처음부터 구속이 별다른 통제력이 없는 듯 스스로 수갑을 풀어버리고 다가와 자신을 '규리' 라고 소개했어
안대까지 쓰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나를 알아봤는지 지금도 의문이야
하지만 아까 보여준 그 파격적인 취향과는 정반대로, 규리는 참새처럼 귀엽고 쾌활하게 조잘대며 이곳의 생태를 가이드해주기 시작했어
그녀가 내게 일러준 규칙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명료했어
관계하지 말 것.
돈 거래하지 말 것.
미친놈들은 절대 상대해주지 말 것.
이곳의 광기 어린 풍경에 정신이 아득해지려던 찰나, 규리의 그 맑은 목소리와 규칙들은 기묘한 안정을 주더라고
거칠고 문란한 이 '성역'에서, 적어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같은 느낌이었지
그녀는 고통 따위는 잊은 사람처럼, 낯선 신입인 나를 챙기는 데 여념이 없었어
제이 구석구석을 안내해주던 규리는 모두의 공공재 마냥 지나가는 이들의 손길을 즐기며 신음을 흘려댔고 금방 다른 사람에게 목줄이 채워져 사라졌어
혼자 뻘줌하게 서서 다른 시디들과 분위기를 관찰하며 갤질을 하던 중
러버 한 분이 접근했는데
자신을 '덫'이라 소개한 남자는 다른 비루한 남성들과 다르게 상당히 젠틀한 복장과 깔끔한 인상을 갖춘 중년의 남성이었어
키는 180이 조금 안되는 178에 시디바에서 보기 드물게 수트를 입고 겉옷을 팔에 걸치고 있어서 손목의 시계가 돋보였는데 그의 부유함이 드러나는듯 했어
"처음이신가봐요?"
'저요? 아...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내요'
"처음오신 분들은 다들 신기해하죠 보통 역겨운 반응을 보이시지만 또 신기하게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 도파민이 그리워서 다시 호기심을 갖고 방문하게 되요"
'아 네...'
규리와 같은 친절한 사람을 겪은 직후였지만 이런 문란한 장소에서 나에게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는 남성이 좋게보이지는 않았어
덫은 그런 나의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자기혼자 떠들기 시작했어
"저기 앉아있는 두 친구는 하쿠랑 비앙이라는 애들인데 쟤네는 시디이면서 레즈인 커플이고.."
관심은 하나도 없었지만 다른 남자들이 접근하지 않았기에 대꾸만 해주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지
덫은 몇 번 눈치를 살피더니 물어왔어
"혹시 라임 하세요?"
'라임 이요??'
"아 이제 이 바닥에서는 일상과 이곳생활이 분리되는 경우가 많다보니까 타톡을 안쓰고 라임을 쓰거든요 다운로드 얼마안걸리니 제가 도와드릴게요"
덫은 라임을 알려주고서 친추를 한 뒤 말했어
"혹시 어디 사는지 물어봐도 되요?"
'아뇨?? 왜요??'
"아 다른게 아니라 보통 처음오신 분들 보면 근처에 사시는건 아니더라구요 제가 집이 두 채 있는데 하나는 가족과 사는 아파트고, 다른 하나는 투자목적으로 사놓은 오피스텔이 있어요 공실이긴 한데 나중에 새벽되면 차도 없고 하니까 쉬다가 첫차타고 가시라구요 ㅎㅎ"
'아 괜찮습니다..'
"어차피 저는 거기 안쓰니까, 혹시라도 나중에 생각있으면 부담갖지 마시구 혼자 쉬다가세요"
이런 말을 들었는데 경계를 안한다면 그게 비정상에 가까웠어. 인사한지 10분만에 이런 친절을 배푼다는게 이해가 될리가 없었지
'괜찮아요 가까워요'
덫은 살짝 목례한 뒤 시디바를 떠나버렸어
덫은 떠나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라임으로 공동현관과 도어락비밀번호를 알려주며 나중에라도 생각 바뀌면 부담갖지말고 쉬고가라 추근거렸어
곧 시간이 무르익으며 시디들이 홀에 쏟아져나왔고 이곳을 얼른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역류하듯 업실에 들어섰어
업실은 사실상 쓰레기장이 되어있었어 내가 걸어둔 겉옷조차 다른이들의 옷속에 파묻혀있었지
뒤적거리며 옷을 챙겨입자 화장하던 다른 시디가 말을 걸었어
"흐응~이제부터 시작인데 언니 뉴 가려고?"
'뉴??'
"아 아니구나 난 또 언니 뉴가는줄 알았지"
'뉴...가 뭐에요? 저 처음와서 잘...'
"처음오는구나 언니 요 위에 올라가면 뉴 라고 있어 거기는 술집이야 ㄸ은 못쳐 처음이면 구경가보던가"
그렇게 뉴에 올라가보았어
뉴 는 제의랑 전혀 다른 밝은 분위기의 바였어
그리고 그곳의 시디들은 퀄리티가 달랐어
기본적으로 다들 호르몬을 하는듯 몸의 태가 일반 여성과 다를바없었고 착장역시 자연스러웠어 제의에서 나름 상위권이겠다 생각한 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어
제의처럼 성욕에 물들어 하고 안하고를 결정하는 장소라기 보다는 서로 대화하며 설래는 연애감정을 느끼는 공간에 가까웠지
"혼자?"
금방 스탭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가왔고 자리를 안내해주었어
특이하게도 남성이 있는 세팅된 테이블에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혼자오면 부킹당하는구나 생각하며 신선한 경험에 기분이 상기되었어
"왔으면 한잔 받아야지 자"
자신을 샹크스라 소개한 사람은 마치 왕처럼 하대하듯 나의 이름을 물어왔고
'제 이름은 류ㅅ...아니 류덕삼이에요'
밤이 깊어가도록 떠들었어
해적ㅇ...아니 샹크스는 친절하게도 여자옷을 입어 여성을 연기하는사람을 시디, 여자가 되고싶어 여성화과정을 진행중인사람을 쉬멜, 그리고 성별정정과 고적을 마친 사람을 트젠이라며 구분지어 알려줬어
특이한점은 그의 인지도였는데 마치 신분을 보증하듯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적왕... 아니 샹크스에게 인사를 올리고 갔어
샹크스의 테이블은 뉴에서도 가장 목이좋은 대장석이었고 다시보니 그의 소파는 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해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거든
나를 이곳에 안내해준 사람도 스탭이 아닌 거봉선생이라는 갤러였는데 샹크스의 수하였지
거봉선생은 곧 다른 시디를 데려왔고
넌 이만 가보라는 샹크스의 턱짓에 나는 '아싸 계산안한다!' 라는 쾌재를 속으로 부르며 도망가듯 자리를 벗어났어
새벽1시 다시 제의로 향했어 샹크스의 테이블에 잠깐잠깐 합석한 인원들이 새벽1시의 제의 방문은 일종의 루틴같은거라고 알려줬기에 집에 가기전 구경만 할 생각이었고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올라갔었기에 다시 입장료를 낼 필요가 없었지
제의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교성을 내뱉고 있었어 마치 서라운드 포르노를 방불케 할 정도로
테이프에 팔다리가 칭칭 감긴 채 팔꿈치와 무릎으로 기어다니며 로터형 꼬리 플러그로 꼬리를 힘차게 흔드는 애완시디부터
봉에 매달린 채 다섯 명에게 겨드랑이, 가슴, 사타구니, 목, 엉덩이를 동시에 애무받는 쉬멜까지
업방에서 “이제 시작이야”라는 시디의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어
노래도 가요에서 끈적끈적한 BGM으로 바뀌었고 그 자극적인 교성과 분위기에 아랫배가 찌르르 떨리면서 흥분감이 확 올라왔어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여 엉덩이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규리는, 엉덩이만큼 상기된 얼굴로 다가와서 손목에 야광 팔찌를 채워줬어
이 야광 팔찌는 ‘돈 터치 미’라는 의미였는데, 수원의 제의라 불리는 '컨디션'에서는 반대로 ‘터치 미’라는 뜻이라서 좀 헷갈렸어
규리는 금방 인파에 끌려가 다시금 신음을 흘려댔고 짝이없는 러버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지
이런 상황이 된 건, 방이 만실이라 누군가 먼저 홀에서 스타트를 끊으면 연쇄적으로 여기저기서 눈치 안 보고 바로 저질러 버리며 발생했어 당시 제의 같은 공간은 서울에 유일하다 보니 인파가 엄청 몰렸고, 홍대 클럽보다 사람이 많아지니까 관계 갖고 싶은 사람들을 제의 침대방이 다 수용 못 해서 생기는 현상이었지
눈치 안 보고 여기저기서 츄릅츄릅 빨아대는 소리가 들렸고 높은 비음이 귀를 간지럽혔어
그걸 감상하는 동안 누군가 등 뒤로 접근해서 슬쩍슬쩍 만져댔고 내심 모르는척 그 손길을 즐기기 시작했어
나는 엄청 얇은 탱크탑을 입고있어 배가 그대로 노출되었는데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이 영 싫지가 않았어
'흐아앙..'
신음을 듣자 내 뒤에 있던 러버는 자신감이 붙은 듯 목을 혀로 핥아내기 시작했어 나는 그의 큼지막한 손을 붙잡아 가슴으로 옮겨주었고 그가 자연스럽게 브라 끈을 풀자, 나도 스스로 브라를 벗어 손에 쥔 채 그의 다음 손길을 기다렸지
그는 옷 위로 부드럽게 만져댔고 그의 몸에 기댄체 그 상황을 즐겼어
그는 손목의 야광팔찌를 풀어 내 입에 물린다음 천천히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꼭지를 쥐고서 희롱하기시작했어
스포르반으로 개발된 꼭지가 예측불가한 타인의 손에 유린당하자 금방이라도 터질듯 부풀어오르며 남성의 손길을 갈구했어
'흐읍 히으으웅..'
입을 비집고 신음이 줄줄 세어나갔고 그에 맞춰 등 뒤로 덩치남의 물건이 커지는것 역시 느껴졌어 어느덧 주변을 바라보니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것 처럼 느껴져 온 몸이 오싹거렸어
한참을 만져대던 그가 날 돌려세운뒤 키스를 하려했는데 그제서야 정신이 차려졌어
'앗 죄송해요 저 아무래도 그런건 못할 것 같아요'
나를 만져대던 덩치는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더 하지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어
그러는 와중 러버 대부분은 절정을 맞이한 듯 하나 둘 쓰러져있는 시디를 버려두고 다들 제의를 떠났어 내 뒤의 덩치남은 쓰러진 시디들 중 하나를 안아들고 빈방으로 들어가 새로운 박자를 쓰기 시작했어
러버들이 우르르 빠지고 난 제의에서 시디들은 그들을 품평하며 뒷정리를 시작했고 나 역시 자연스레 백에 브라를 챙겨넣고서 제의를 나섰어
새벽3시
당시까지만 해도 올빼미버스가 그닥 활성화 되어있지 않았던 터라 n버스만 50분씩 기다려야했어 나는 고민끝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라인 속 주소를 향했어
오피스텔
과거 2018년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 특히 오피스텔 투자에 있어서 ‘전설적인 광풍의 시기’였다고 봐도 무방해
2017년과 2018년에 정부가 아파트 투기를 잡겠다고 대출 규제와 세금 정책을 강력하게 쏟아부었거든
그러다 보니 투자 자금이 갈 곳을 잃고,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오피스텔’과 ‘상가’ 쪽으로 돈이 대거 몰렸어
월세가 꼬박꼬박 나오는 평생 월급통장을 만든다는 TV 광고, 신문 전면 광고, 지하철 역사 광고가 정말 도배되다시피 했지
특히 영등포는 투자자들에게 서울의 마지막 가성비 요충지로 여겨졌어
영등포 뉴타운 개발, 쪽방촌 정비 계획, 신안산선 착공 기대감 같은 호재들이 겹치면서 지금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는 심리가 완전히 퍼져 있었고 영등포역 인근과 당산, 문래 일대에는 신축 오피스텔들이 우후죽순처럼 분양됐지
덫이 안내해준 오피스텔 역시 그런 신축 오피스텔 중 하나였어
신축 오피스텔답게 들어선 방은 무드등과 침대를 빼고는 대부분의 생활용품이 빌트인 되어 있어서 정말 깔끔했지
호기심으로 그냥 구경만 하려 했는데, 정말 아무도 없었고 몸도 너무 피곤해서 비밀번호를 바꾼 다음 덫에게 “잠시만 쉬다 갈게요!”라고 라인 보내고 바로 잠들었어
오후 1시까지 늦잠을 자는 동안 누구의 침입도 없었기에, 깔끔하게 씻고 개운한 마음으로 오피스텔을 나섰어 당연 비밀번호는 원상복구해두고, 소정의 감사비도 올려놓는 걸 잊지 않았지
그 이후로 나는 매주 영등포로 향하게 됐어
영등포는 매주 신선했어 새로운 관종들의 등장, 갤러들과의 만남, 쏟아지는 관심들까지.
홀복을 입고 제의를 가기도 하면서, 나의 여성성도 조금씩 변해갔어
매주 애무만 받고 끝내는 형태였지만, 성병 위험이 높은 제의였기 때문에 관계는 하지 않으면서 달아오른 몸을 혼자 해소하는게 고역이었어
덫은 제의가는 날이면 알려달라고도 했지만 껄끄러워 조용히 제의를 방문하기도 했고, 점점 영등포 오피스텔 비밀번호도 귀찮아서 안 바꾸기 시작했지
뉴에서 술을 많이 마신 어느 날이었어
그날도 어김없이 영등포에서 신나게 놀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오피스텔에 들어가 씻지도 않고 그냥 누워 있었는데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삑삑삑 삑 띠리~링’
두근거리며 잠에서 깼지만, 쉽게 제정신을 차릴 수 없던 찰나 입에 혀가 들어왔어
깜짝 놀라 온힘을 다해 밀어내는데 갑자기 뺨이 날아왔지
‘짝!’
다시 혀가 들어왔고, 공포가 온몸을 감쌌어
숨쉬는 데 집중하기에도 호흡이 턱없이 부족했어
자꾸 웁웁거리며 말하려 하니까 짜증이 났는지 괴한이 입을 떼고 말했어
“이 씨-발련아.”
덫의 목소리였어.
흐릿한 정신에도 나는 구걸하듯 빌었지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요… 처음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 신고도 안할게요'
덫은 내 말을 듣고서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어.
"신고? 씨발, 여기 제발로 걸어들어와서 자고 나간 게 몇 번일거 같냐?"
'...'
처음에는 내가 허락해서 들왔겠지만 너 맘대로 들낙거린건 몇 번이나 될 거 같고?
'......'
"오히려 내가 주거침입죄로 신고해야 할 판이야 이 거렁뱅이같은 년아"
순간 머리가 하얘졌어
덫은 내 귀에 대고 속삭이듯 계속 말했어.
"경찰에 신고한다고? 남자인 니가 창녀마냥 홀복 입고 제의다니는 게 제대로 된 알리바이가 될거같아?"
'...'
공포와 수치심 때문에 몸이 떨렸지만, 덫은 이미 내 몸 위에 올라타고 있었어
손으로는 내 손목을 꽉 누르고, 다른 손으로는 가슴을 드러내 거칠게 주물렀지 제의에서 애무받는것에 맛들인 순간부터 제의를 노브라로 놀러다녔기에 그의 손은 다이렉트로 내 속살을 주무를 수 있었어
“입닥치고 조용히 있으면, 오늘만으로 끝내줄게 안 그러면… 다음부턴 네 정체를 회사에 돌릴 수도 있어 엉?!”
그의 윽박에 난 결국 울음 섞인 신음만 흘리며 그의 손길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어
알고 보니 이 방은 전체를 촬영하는 홈캠이 설치되어 있어서, 내 통화내용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있었던 거였지
덫은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자랑이라도 하듯 읊어대며 배려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험한 손길로 나를 다뤄댔어
“개 좆같은 년아… 씨발, 너 하나 따먹자고 공실 존나 놀려대며 기다리는데 니년이 처음인게 나랑 뭔 상관이야 이 개같은련아. 니년이 제의에서 끼 쳐부리며 홀리고 다니는 사진 찍어논거 회사사람들에게 싹 한번 풀어줄까?”
내 머리카락을 꽉 움켜진 덫은 폭력적으로 내 머리를 배게에 누른 체 반대손으로는 가슴을 마구 짓이겼고 호르몬과 드라이로 민감해진 젖꼭지를 세게 꼬집고 딱밤도 튕겨대며 내 반응을 즐겨댔어
'흐윽..끅...악!'
내 신음를 듣자 그는 승리감에 도취된 표정으로 나를 깔아뭉겠고 물건을 내 뒤를 향해 거침없이 찔러넣었어
정신없이 몰아치는 그의 물건이 깊은 곳을 찔러 댈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도 최대한 아프지 않게 받기 위해 엉덩이를 활짝 열며 맞이하는데에만 집중 할 수 밖에 없었어
'흐으윽…! 아앙… 너무 세! 아파요…!'
“세? 이렇게 좆같이 조이면서 아파? 씨발 힘 안주지? 오므려"
그렇게 한참동안 나를 실컷 갖고 놀고난 뒤
본인의 물건을 혀로 청소하게 하는동안
내 휴대폰 잠금을 풀어 연락처 목록까지 전부 촬영했어
“네년 인생은 ㅈ됐다고 생각해라 회사, 가족, 친구… 다 박살낼 수 있어"
눈물만이 나왔어
"알아처먹었냐 이 병신년아?"
'..츄릅...쬬옵..쬽'
"대답.”
'네..흑흑..츄릅 쯉'
방 안은 덫의 웃음소리 그리고 적막을 일정하게 쪼개는 봉사 소리만이 내 절망스런 감정을 표현하듯 울려퍼졌어
그 날 이후로 덫은 약속을 어긴 체 평일조차 오피스텔로 나를 불러대기 시작했고, 나는 약점이 점점 늘어가며 그에게서 벗어나기 힘들어져 갔어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애무한다거나 남자와 키스하는 것 자체에 전혀 경험이 없어서 거부감이 엄청 강했음에도,
배려라고는 1도 없는 그의 배설에 어울려 주기 위해서는 억지로 꾸역꾸역 견뎌내야만 했어
그와 반대로, 남자의 손길이 닿자 나의 여성화는 더욱 가속됐지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면서 예전부터 정체되어 있던 가슴과 엉덩이는 눈에 띄게 풍만해졌어
머리도 덫의 협박에 못 이겨 더는 짧게 자르지 못해 남성 리프컷에 가까웠던 머리도 단발 보브로 변해가며 회사생활도 곤란해져 갔지
덫은 물건이 크지는 않았지만 한 번 시작하면 세 번은 연달아 할 정도로 성욕이 왕성 했는기에 엉덩이를 조금이라도 지켜내려면 혀를 잘 쓰기위해 노력해야만 했어
그렇게 한 동안 덫의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으로 매일같이 시달리며 보내던 중
여느때와 다름없이 오피스텔로 불러낸 덫 때문에 오피에서 치장을 마친 뒤 무릎 꿇고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어
덫은 사람을 데려왔는데, 마스크를 쓴 덩치 큰 남성이었어 소문으로만 듣던 초대남이었지
덫은 그와 잠시 대화를 나누더니
카메라를 설치하고서
초대남과의 관계를 강요했어
사전에 이야기 된 것이 전혀 없어 두려웠고 점점 커저가는 규모에 겁을 먹어 하기싫다며 양손으로 싹싹빌며 간절하게 애원했지만
부모 연락처를 들이밀며 협박하는 덫에 못 이겨 결국 초대남과 촬영을 하게 되었어
다행히 첫번째 초대남은 정말 부드럽고 잘 다루는 마스터였는데
겁이 나 금방 끝내고자 몸을 잔뜩 긴장시키고 엎드려 다리를 최대한 벌리려 했는데 그는 다급하게 숨을 몰아쉬는 내 귀에 대고
“괜찮아 괜찮아...천천히… 편하게 해줄게”
라고 낮게 속삭이며 목덜미부터 등 내 몸의 곡선을 탐닉하듯 쓸어내리며 애무를 시작했어
손가락 하나하나가 정말 섬세했기에 내 몸이 서서히 풀어지는 게 느껴졌고
그는 혀로 겨드랑이, 배꼽 무릎 뒤 등 민감한 부위를 거쳐 내 뒷보까지 정성껏 애무해주었는데 혀가 안으로 깊게 들어와 천천히 휘저어주는 경험을 처음 한 터라 굉장한 설램과 함께 스위치가 켜졌어
한참을 맛보듯 풀어준 뒤에야 본격적으로 물건이 들어왔는데, 아프지 않게 리듬을 맞춰가며 천천히 밀고 들어오는 부드러운 움직임덕에 고통없이 자극에 집중할 수 있었어
그가 허리를 살짝 비틀며 각도를 바꿀 때마다 전혀 느껴보지 못한 곳이 자극돼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나왔지
‘아… 으응…이게... 왜… 이렇게…’
'이게 뭐야, '내가 왜 이렇게 느끼고 있지...?'
덫에게는 그저 강제로 당하는 고통의 시간에 불과했는데 초대남에게는 몸이 저절로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생소해 두려웠어
'흑..아.. 이렇게 느껴버리면 안 되는데…'
강한 자극을 피하기 위한 본능으로 허리를 살짝 들어 올리게 되고, 신음을 참지 못하게 되는 내 자신을 부정하려 애썼어
그럴때마다 섬세하고 리듬감 있는 움직임은 더욱 집요하게 나를 추격해왔고 이제껏 폭력으로 점철되어 쌓여만 가던 성욕 주체하지 못하고서 폭발했어
'으극..아흑...흐아앙..흐아아아앙...!'
나는 결국 완전히 무너진체 울음 섞인 신음을 토해내고 말았어
이후 무너진 나에게 와서 한 번 더 욕정을 토해내는 덫을 상대하는 것이 이후에는 루틴처럼 되었지만 이전까지보다 욕구를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해졌어
몸이 이미 완전히 열린 상태라 아픔보다는 익숙한 감각이 먼저 올라왔고 초대남에게 느꼈던 그 쾌감의 여운 때문에 오히려 덫의 거친 움직임에도 어느정도 몸이 받아들이게 됐어
덫은 뒤로 거칠게 찔러넣은 체 내 양 손을 뒤로 고정시켜 팔전체를 테이프로 감은 뒤 머리끄댕이를 들어올려 초대남의 물건을 청소하도록 흔들어대며 변함없이 본인의 욕구를 마음껏 분사했고
이미 한번 절정을 맞이한 너덜너덜한 몸에 덫의 폭력이 들어서자 몸은 다시금 그에 반응하듯 물결치며 머릿속이 무력감에 새하얘졌어
‘나 이렇게 쉬워졌구나..’
하지만 예전과도 같은 거부감은 이미 많이 사라져 있었지
그리고 그날 촬영한 영상은 덫의 개인 트위터에 그대로 박제됐고, 이 영상을 통해 또 다른 초대남 지원자들이 몰려오는 개미지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어 초대남은 보통 한 명, 많을 때는 두 명까지 데려왔지
처음엔 카메라 앞에서 몸을 떨며 울기만 했는데, 점점 익숙해지면서도 그 감각을 부정하려 애썼어…
초대남들 중에는 특이한 성벽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어떤 사람은 삽입후 본인의 욕구해소보다 내 얼굴과 귀, 목을 계속 핥아대는것에 집중하며
잡아먹을 듯 빨아대는것에 괴로워 하는 내 모습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나를 자기 위에 눕혀놓고 젖꼭지를 천천히 굴리면서, 재우듯 나긋나긋하게 “예쁘다, 착하지? 덕삼아~…” 하며 귀에 ASMR처럼 최면걸듯 속삭이는 사람도 있었어
공갈젖꼭지를 물리고 아기처럼 입힌 채 아메리카노1L를 마시게 한다음 아무리 애원해도 화장실을 보내주지 않아 기저귀에 오줌을 지리게하거나
우유먹을 시간이라며 공갈젖꼭지 대신 자기 것을 물리기도 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짓거리들을 계속 당했어
점점 이런 특이한 플레이에 흥분하게 되는 내가 부끄러우면서도 빠져드는 것 같아서 미칠 것 같았어
덫은 그 모습을 보면서 더 흥분했는지, 영상을 찍는 것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방송하기 시작했어
“오늘 덕삼 컨디션 좋아 보이니까 댓글로 원하는 플레이 적어 봐~”
나는 무릎 꿇은 채로 카메라를 보면서 싹싹 빌었지만 점점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게 됐어
눈물이 나왔지만 몸은 이미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었지
특히 뒤로하는 것에 저항이 너무 없었는데 뒤에서 위 아래로 강하게 치고 들어올 때면 마치 멀티오르가즘처럼 여러 감각이 한번에 몰아닥쳐오는 전율과 함께 목이 쉬도록 터져 나오는 신음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덫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서
“이제 완전 육변기 다 됐네?”
하며 머리를 쓰다듬었어
…그 말에, 가슴 한구석이 떨리는게 느껴졌지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감정이 점점 무뎌지며, 스스로가 변해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
덫은 나에게 수입을 공유해줬는데, 덫이 얼마나 가져가는지는 몰랐지만 나한테는 매회 5만 원이 떨어졌어 가끔 초대남들이 좀더 찔러주고 가긴 했지만
어느새 가슴은 여성의A컵 가까이 볼록해졌고, 몸의 라인은 여자로 봐도 무리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정리됐어
남자 옷을 입어도 여성스러운 태가 나기 시작했고, 목소리도 잦은 신음으로 인해 목에 힘주는 발성보다 편하게 내는 얇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완전히 익숙해졌지 머리도 보브로 기르고다니자
회사에서는 희롱당하는 일이 점점 잦아졌어
은근슬쩍 가슴을 터치하려 하거나, 잡아주는 척 어깨를 감싸 안으려는 틀딱들이 늘어났고, 그들에게조차 두근거리게 되는 나 자신이 너무 두려워졌지
결국 성정체성 문제와 주변 동료들과의 불편함을 팀장에게 토로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들의 멸시와 괴물 취급, 그리고 자기들끼리 들으라는 듯 던져대는 비꼬는 말들이었어 견디지 못하고 결국 퇴사를 결정하게 됐어
덫도 새로운 장난감을 찾았는지 점점 나를 찾지 않게 됐고, 나는 휴식기를 보내면서 트위터를 통해 이전 초대남들에게 연락을 돌려 손님을 받는 것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게 됐어
초대남들은 대부분 검사지를 떼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안전했고, 덫 때와 마찬가지로 5만 원 정도면 충분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없이 매주 버텨낼 수 있었지
그러던 중 한 초대남이 스폰 제안을 해왔어
그는 여의도에 거주하는 회계사였는데, 편의상 그를 ‘회’라고 부를게
회는 M&A 합병이 주 업무여서 해외 출장이 잦았어
특히 2018년은 중소형 회계법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지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들이 대거 개정됐지만,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엄격한 감리와 제재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기 전이었거든
가공인물 등록 후 비용 처리, 법인카드로 여행경비 대납 등 해외 출장은 로컬 법인 내부에서 ‘현지 기업 리서치 및 네트워크 발굴’이라고 보고서 한 장만 대충 쓰면 그 누구도 실제 동선을 추적하거나 검증하기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야
(나중에 23~24년에 금융감독원이 감사해서 점검 대상의 80% 이상이 적발됐으니, 사실상 그때 회계법인들은 다 해처먹었다고 보면 돼)
회는 자신뿐만 아니라 해외 출장이 잦은 전문직들 사이에서는 성병 위험도 있고 하니 현지에서 해소하기보다는, 출장 때 이성을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특별한 건 아니라고 했어
그리고 나에게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보지 않았으면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천천히 생각해봐”라고 제안했지
천천히?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천천히 고민하는 게 더 어리석은 짓이었어
그렇게 나는 ‘회’라는 새로운 배에 올라타기로 마음먹었어
회와의 첫 출장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어.
“다음 주 중국 상하이 9박 10일인데, 같이 갈래?”
전화로 갑자기 제안이 들어왔을 때, 나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지.
'네, 갈게요.'
그렇게 나는 인생 최초로 여권을 만들고 회와 함께 인천공항에 섰어.
겉으로는 비서또는 동행으로 등록됐지만 실제로는 그의 개인적인 스트레스 해소용이자 여행 동반자 역할에 가까웠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 앉아서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는데, 회가 내 손을 살짝 잡으며 낮게 웃었어
“긴장 풀어. 이번엔 일도 좀 있지만, 대부분은 너랑 즐기려고 가는 거니까.”
상하이 도착 후, 그는 낮에는 현지 기업 미팅과 계약 협상을 다니고 저녁이 되면 나를 데리고 고급 호텔 스위트룸으로 돌아왔어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 이미 준비된 새 드레스와 속옷, 화장품들이 놓여 있었고, 나는 매일 밤 그 앞에서 예쁘게 차려입고 그를 기다렸어
회는 덫이나 다른 초대남들과는 완전히 달랐어
거칠게 휘두르기보다는, 마치 고급 와인을 음미하듯 천천히 내 몸을 탐했어
특히 상하이의 야경이 보이는 통유리창 앞에서 뒤에서 박은 채로 오랫동안 천천히 움직이는 걸 좋아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구나’ 하는 행복감에 젖어 더 깊은 쾌감에 빠져들었지
출장 기간 동안 그는 거의 매일 밤 나를 안았고 가끔은 낮에 미팅이 일찍 끝나면 호텔에서 낮잠을 자는 척 돌아와 몇 시간씩 나를 가지고 놀았어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회는 말했어
“이번 달에 베트남도 갈 예정인데… 다음에도 같이 갈래?”
나는 창밖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빠♡”
그렇게 나의 호화스런 생활은 시작됐어
그는 5만 원짜리 초대남이 아니라 한 번 출장 갈 때마다 몇 십만 원에 달하는 선물과 용돈을 주었기에 내 몸과 시간은 갈수록 더 회에게 묶여갔지
처음엔 그저 돈과 안전한 스폰을 위해서였는데, 어느순간부터 회에게 더 사랑받기 위해 피부과를 다니며 필러도 맞고 시술에도 박차를 가하는 둥 마음까지 물들어가는 게 느껴졌어
상하이,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출장지마다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그의 손길에 녹아내리는 내가,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됐어
아침에 일어나서도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운 옷차림으로 화장하고 회가 원하는 대로 야한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어주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지
그러다 회는 어느 날 웃으며 말했어
“너도 사진 찍어서 인별 시작해볼래?
비공개로 해도 되고, 내가 팔로우만 할게
추억으로 남기기 좋잖아”
그때는 그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었지
처음엔 여행 사진 몇 장과 조심스러운 셀카만 올렸는데,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어
펜트하우스에서 창가에 서서 드레스 입고서 뒤태만 찍은 사진
리조트 풀빌라에서 비키니를 입고 물에 젖은 채로 올린 사진
호텔 침대에 누워 가슴골을 강조한 채로 카메라를 올려다보는 사진
회는 그런 사진들을 보며 매우 만족해했어
“덕삼이 점점 예뻐지네? 여성스러워”
인별을 시작하면서 내 한녀성은 더욱 가속됐어
사진 찍기 위해 옷도 더 신경 쓰게 되고, 메이크업도 연구하게 되고 몸매 관리에도 열을 올리게 됐어
해외에서 찍은 사진들을 올릴 때마다 오는 좋아요와 DM들 처음엔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그 관심조차 중독성 있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예쁘다”, “섹시하세요”, “더 보여줘” 같은 댓글들을 볼 때마다 여성성을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짜릿했어
회는 그런 나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나는 이제 단순한 스폰이 아니라
회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어
어느 날 싱가폴 호텔에서 회가 전화 통화를 하는 걸 우연히 들었는데 그는 다른 여성한테도 거의 같은 말투로
“이번 출장 때 같이 가자”
...고 말하고 있었어 일부러 들으라고 흘린 것이었지 내가 질린거였어
그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인별 DM을 통해 내가 알게 된 사실은 회가 로테이션처럼 출장마다 다른 사람을 데리고 다닌다는 거였어
실제 여성들도 있었고, 나처럼 CD나 여성스러운 남자애들도 몇 명 더 있었지
그들은 각자 스타일이 달랐고 회는 상황과 기분에 따라 누구를 데려갈지 골라서 출장을 다니는 거였어
처음엔 그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지만 배신감보다는 ‘나도 결국 그중 한 명일 뿐이구나 하는 씁쓸한 현실감이 더 크게 다가왔어
그래도 나는 여전히 회의 부름에 순순히 응했고 출장 때마다 예쁘게 차려입고 그를 기다렸지
그러던 어느 날, 내 인별에 DM이 하나 도착했어
“사진 너무 예쁘시네요 혼자 찍으신 사진이 많으신데 혹시 스폰 관심 있으신가요? 조건 좋게 말씀드릴게요”
처음엔 무시했는데, 비슷한 DM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
회와의 출장을 다니면서 내가 올린 사진들이 점점 대담해지자 다른 스폰들도 나를 주목하기 시작한 거였지
회는 그런 내 상황을 이미 알고있었어 그가 일부러 인별을 통해 나에게 다른 스폰이 생기도록 안배한 것이었거든 고지능 전문직 답게 떨어뜨리는 것도 전문가였어
“덕삼이 이제 인기 좀 생겼네? 다른 데서 연락 오는 거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 내가 막지는 않을게”
그 말에 나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한두 명씩 DM으로 연락이 온 스폰들과 연락하기 시작했어 대부분 회처럼 소프트하고 정상적 이었지만 특이한 사람도 있었어
그 중 한명은 40대 중반의 대기업 임원이었는데, 하렘을 좋아했어 국내 풀빌라 등을 예약하고
시디들을 초청해 하렘파티를 하거나 단체로 목줄 채우고 네발로 산책하게 하는등 마니악한 취미를 갖고 있었고
또 한명은 젊은 자산가였는데 사진촬영을 한다며 폐건물옥상에서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등 제정신이 아닌 사람도 당연 있었어
회와의 관계는 여전히 이어졌지만, 나는 점점 여러 남자들의 손길에 몸을 맡기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어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일반 여성들에 비해 시디나 쉬멜은 입을 쓰기가 편리해서 찾는경우가 많았어 아무래도 여성들은 수동적이고 잘 안해주는 반면 시디는 남성의 판타지를 잘 이해해주기도 하는데다 잘하기까지 했거든
여행갈 때 하나 데리고다니면 아랫도리가 심심할일이 없었지 업무를 보거나 다른일을 하면서도 성욕을 해소하기도 편리한 도구에 가까웠어
나의 용도를 이해하고 나니 인별에 올리는 사진역시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해갔어
그에 따라 DM으로 오는 제안들도 점점 더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갔지
회는 그런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어
“덕삼이 이제 슬슬 독립할 때가 됐나 보네 그래도 가끔은 나랑도 놀아주고”
나는 그 말에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어
그렇게 여행과 인별, 영혼없는 웃음과 그런 일상이 행복하다 위로하는 날들이 반복되던 와중
익숙한 사람에게서 인별 디엠이 왔어
덫 : "찾았다 이 씨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