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나는 아버지를 따라 종종 낚시를 다녔다.
요즘처럼 릴낚시는 아니었고, 늘 대낚시였다. 찌를 던져놓고 조용히 기다리는, 그런 낚시.
그날도 주말이었고, 토요일 오후 3시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버지와는 항상 함께 서해 쪽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서해는 다들 알다시피 밀물과 썰물이 뚜렷해서, 물이 들어오는 밀물 시간대에 낚시를 많이 한다.
그날도 마침 물이 차오르고 있는 상태라 낚시를 하는데, 멀리 해수면에서 무언가가 둥둥 떠 있는 게 보였다.
그게 점점 우리가 낚시하던 방파제 쪽으로 흘러오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쓰레기겠거니 했다. 바다엔 별게 다 떠다니니까...
그런데 주변에서 낚시하던 어른들이 하나둘 그쪽을 보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누군가 “구급차 불러야 한다!”라고 소리쳤고, 분위기가 급변했다.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잠깐 뒤로 가 있자”라며 방파제에서 물러나셨다.
나는 왜 저러나 싶어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채, 언덕 쪽에 주차해둔 우리 차 근처에서 계속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까 보이던 ‘그것’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이었다.
팔다리는 물을 잔뜩 먹어 퉁퉁 부어 있었고,
얼굴은 선풍기 아줌마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제야 왜 다들 그렇게 소란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구급차는 방파제 근처까지 와서야 그 시신을 건져 갔다.
나는 멀리서 바라본 탓에 크게 트라우마로 남지는 않았지만,
그날 처음으로 알게 됐다. 사람이 바다에 빠져 죽으면,
몸이 저렇게까지 부풀어 오른다는 사실을...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 성인이 된 후,
문득 그날이 떠올라 아버지께 “그때 기억나냐” 고 여쭤본 적이 있다.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그때 떠내려온 사람은 아줌마였고 썰물 때 갯벌에서 조개를 캐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밀물에 휩쓸렸다고 들었다고 말씀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그날 바다 위로 조용히 떠오던 시체가 누군가의 일상이 끝난 순간처럼 느껴졌다.
지금도 서해, 그리고 밀물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그날 오후의 바다와
아무 말 없이 떠밀려오던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시체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