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사용해서 언어에 대한 명확성이 더 높을 줄 알았던 일본인들 중에서 개념이 모호한 경우가 있어서 첨언한다.
종주국은 깊은 역사를 두고 민족이나 외교적 질서하에서 국가간 상호 협의하에 일어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요건은 종주국의 반대 역할로 속국, 번국, 제후국 등의 위치여도 주권상 독립된 형태의 국가체가 있어야 한다. 혹은 종주국이 직접 자국의 일부를 할애하여 번국을 만든다. 일종의 고대 개념의 느슨한 연맹체.
반면 일제는 조선(또는 대한제국)을 불법적으로 강제 병탄하였고 강점했다. 그 강점기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존재했고 일제의 강점을 용인하지 않았다. 침략한 일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조선을 완전히 없애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 역사를 보아도 수천 년간 단일 민족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여러 왕조를 거쳐 새롭게 창건하고 5백 년이라는 역사를 유지한 중앙집권적 문명국, 심지어 수천 년간 그런 역사를 확인하여 온 이웃국가를 강제로 병탄, 강점한 사례는 극히 드문 일이다. 나는 이토록 역사와 민족, 주권의식이 명확한 문명국을 단지 서양의 기술을 먼저 손에 쥐어서 힘이 생겼다고 함부로 병탄을 감행한 역사를 마주하면 할수록 과거 일본이 손에 총을 쥔 7세 어린이와 같은 철학적으로 빈곤한 국가였다는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절대 해서는 안되었던 엄청난 비극의 서막. 아무튼 종주국은 식민지 지배국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