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서열화는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는데 그 중 가장 최초의 서열화 작업은 1910년에 McKeen Cattell이 펴낸 대학 랭킹이라고 함
이건 캐텔이 미국 전역에서 저명한 1000명의 교수들을 선정하고 해당 교수들을 몇명이나 고용했는지를 바탕으로 매긴 서열이라 아주 엄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대학의 서열을 매기려고 하는 시도가 1910년 시점에도 있었을 만큼, "더 좋은 대학" 그리고 "더 나쁜 대학"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이를 서열화해서 비교할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었음을 의미함
그리고 캐텔의 이러한 서열화 시도 이후로 많은 연구자들이 캐텔의 방법론 또는 독자적인 방법론을 바탕으로 대학의 서열비교를 시도했었음
이는 이러한 서열에 대한 인식이 특정 인물 한명의 주장이 아니라 학계 전반적으로 (개별 대학이 정확히 서열 어디에 있는지는 의견이 갈리더라도) 있었음을 의미함
또 다른 증거는 1929년에 설립된 미국대학협회의 설립취지에서 찾아볼 수 있음
이 협회의 설립취지는 크게 3가지인데 그 중 세 번째 취지가 아주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두 번째 취지도 관련이 있음
좀 거칠게 번역하면 "몇몇 똥통대학들 때문에 미국 대학 전체가 유럽만 못하다고 욕먹고 있으니 우리가 관리 좀 해야겠다" 그리고 "똥통대학은 학계에서 퇴출시키자"가 그 설립목적인 수준이라는거임
그 당시 대학들의 실태를 언급한 것만 봐도 몇몇 학교들은 아예 학교에 출석하지도 않고도 학위를 줄 정도로 품질관리가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었음
물론 그 당시에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률만 해도 상당히 낮았고 대학진학률은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았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임
하지만 그 사실과 학위공장형 대학들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지 않음
중학교만 졸업해도 취직 되는 사회에서 1년에 (현재가치기준) 몇만달러씩 쳐박으면서 대학에 갈 이유가 뭐가 있겠음?
하지만 "학위" 그 자체가 주는 명예욕은 그 당시에도 있었기 때문에 그만한 돈을 그냥 의미없이 쳐박고서라도 학위를 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 당시에도 있었고 이런 사람들을 노린 저품질 대학들이 있었다는거임
그리고 여담이지만 미국은 21세기 현대에 와서도 기존 인생경로에서의 네트워킹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취직하는데 대놓고 추천서를 요구하거나, 이력서를 보고 경력 중 하나에 ref check call을 진짜로 걸어보고, 그거도 이메일이 아니라 직접 통화한다던지)
20세기 초반으로 가면 그 경향이 지금보다 더 강하면 강했지 약하진 않았음
그런 관점에서 봤을때 굳이 왕족씩이나 되는 (그러니 "어지간히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좋은 학교를 골라서 갈 수 있을) 사람이 굳이 '뒤떨어지는' 학교에 가는게 어떤 식으로 보여졌을지 나는 대충 짐작해볼 수 있다고 생각함
+추가)
글 쓰고 나서 그게 고종이 의도한거다 라는 글이 올라온걸 봤는데 만약 진짜 그런 의미에서 대학을 고른거면 고종은 진짜 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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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아 200개 대학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데 똥통대학이라는건 얼마나 똥을 고급지게 쌌단거야
루왁커피급 대학
근데 뭐 대학랭킹이라는게 백년천년 고정되있는건 아니라서 지금의 랭킹이 그 당시 랭킹은 아니기도 하고... 일단 내가 그 당시 로어노크 대학 인식까지 조사해본건 아니라가지고;
일단 그 당시에 리버럴아츠 칼리지 인식이 어땠는지부터가 조금 확인이 필요한 부분
@ㅇㅇ(218.54) 그럼 고급브랜드 대학인거네
찾아보니 그 당시 인식은 모르겠고 현 시점 기준에서 미국 전역에 lac가 대충 수백개 정도가 있고 그 중 US News에서 랭킹을 매기는건 207개인데 그 중에서 126위, 합격률 83%, 버지니아주 안에서도 중위권 정도? 대충 prestigious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recognized 정도는 되는? 그런 느낌인듯
좋은 글인데 이 종친(왕족) 출신 대학을 언급한 원글쓴이 댓글 따라가 보니까 그냥 의친왕에 꽂혀서 머리도 나쁘고 고종한테 개기지도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라고 말하려고 갖고온게 보여서...
오히려 소위 요즘 지잡대가 오히려 저 시절 명문대 보다 학업의지만 있다면 더 학문적 성취도 괜찮지 않을까 싶던.
지금까지 쌓아온 교육제도나 기반이 그냥 생긴게 아니니까
https://m.dcinside.com/board/alternative_history/1248294
걍 자기가 모르는 주제면 일단 반발하고 보는 사람들이 있음 - dc App
내 기억으로 19세기에 전문적인 역사학 교수를 미국인이 하려면
독일 유학이 거의 필수였던 걸로 기억함
프랑스 유학은 구교 때문에 거시기하고 영국은 음습하게 신대륙 촌놈을 괴롭히고 뭐 국왕한테 충성맹세를 요구했나 그래서
결국 독일사학계가 랑케에서 독립할 때도 미국 사학계는 랑케를 계속 추앙하면서
랑케 책상하고 서재 유물이 미국 대학교에 있던가 그럼
다시 한 줄로 요약하면 19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대학은 전문적인 역사학 박사를 자체적으로 기를 능력이 안 되었다.
대붕이는 갤러리에서 권장하는 비회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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