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운동가 "이란 정권이 평화적인 시위대 수천 명을 살해하고 고문했다고 언급하거나 비난한 적 있나?"
장동혁 "이재명 대통령, 가짜뉴스로 외교 리스크 자초...'외교천재' 아닌 '악재'"
이준석 "북한·중국·러시아·이란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 답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무장 군인들이 한 사람을 건물에서 떨어뜨리는 영상이 담긴 글을 공유하면서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우리가 문제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2년 전 외신에 보도됐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공유한 글에는 해당 영상과 관련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한 뒤 옥상에서 밀어서 떨어뜨리는 장면이라는 주장의 설명이 달려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 게시글에는 곧바로 중국의 유명 인권운동가이자 천안문 사태 당시 생존자로 알려진 탕바이차오(唐柏橋)가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탕바이차오는 "이란의 악랄한 정권이 평화적인 시위대 수천 명을 살해하고 고문했다고 언급하거나 비난한 적이 있나? 참고로 이건 가짜 뉴스다. 삭제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추가 게시글에서 "영상은 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으로 미국 백악관이 매우 충격적(deeply disturbing)이라고 평가했고 존 커비 등 미당국자가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까지 언급했던 일이다. 이에 이스라엘의 관련 조사와 조치도 이루어졌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다행이라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지만, 시신이라도 이와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 연합군과 이란이 전쟁 중인 상황에서 이날 이 대통령이 게시한 영상은 최근의 중동 전쟁 상황이 아니라, 약 2년 전인 2024년 9월경에 이미 외신을 통해 보도됐던 과거 영상이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무장 대원들과 교전을 벌인 뒤 사살된 시신을 건물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당시에도 '시신 훼손' 논란으로 이스라엘군(IDF) 내에서 징계 절차가 논의됐던 사안이다.
■ 장동혁 "가짜뉴스로 외교 리스크 자초...가짜뉴스 퍼 나를 시간 있으면 민생 챙겨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 날라 외교 리스크를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의 처신이 가볍다고 지적하며, 외교적 실책보다는 민생 현안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논란 이후 '2년 전 영상'임을 밝히며 '시신이라면 조금 다행'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가짜뉴스 퍼 날라서 외교 리스크를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조금 다행’이라고 하면 해결되는 건가?"라며 "대통령의 처신이 이렇게 깃털처럼 가벼워도 되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캄보디아어로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공식 항의를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자칭 ‘외교천재’가 아니라, 국민들 보기에는 ‘외교악재’"라고 맹폭했다.
이어 "국민들은 당장 음식 포장할 비닐도 없다고 아우성이다. 기름값은 2천원을 넘었다. 가짜뉴스 뒤져서 올릴 시간에 민생부터 챙기시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타국의 영상을 공유하며 해당 국가를 공개 비난하는 선례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은 유엔이 반인도범죄로 규정했다. 중국의 위구르족 대규모 수용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의 부차 민간인 학살은 이스라엘 사안보다 훨씬 명확하게 검증된 사건이다. 이 영상들도 대통령 SNS에 올리시고, 해당 국가들을 같은 강도로 비난하시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영상 공유가 인권 중심 외교 원칙의 "재명 독트린" 선언이었다면 그 적용 범위를 밝혀달라.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외교가에서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근거로 이스라엘을 비난한 모양새가 되면서, 향후 중동 외교 정책 및 현지 교민 안전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