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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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양.' 열아홉 때였나 '너 나 좋아하냐?' 누가 내게 물어온 적이 있다. '어.' 우리 집 걔 방에 있었고 나는 양말을 신고 있었다. 서랍 열어 아무거나 꺼내 신는 거였다.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양말 신는 데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맞아 이건 개소리고 솔직히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싶었다. 좀 간절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척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즉시 증발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시선이 내 뺨 언저릴 서성임을 느끼며 나머지 한 짝을 마저 신었다. 왜 하필 양말 신고 있을 때 물었을까 저걸. 이렇게 쉽고 간단해서 오래 끌지도 못하는 일을 하던 중에. 오히려 다행인 걸까. '관둬.' '뭘?' 빨리도 꺼내놓네. 본론 말이다. 나는 고개를 든다. 곤색 니트조끼에 적색 넥타이. 나랑 같은 교복. 깃 위로 하얀 목과 작은 얼굴. 씹어무는 얇은 입술 그리고 날카로운 눈. 손님인 것처럼 어색하게 선 자세. 단호한 말 내놓는 것 치고 미세

웅양

조회 4.5천


안녕하세요? 크크크입니다 한동안 소식이 없었죠 좀 어색하지만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을거같아서 커뮤니티에라도 갑자기 글을 남깁니다 내려둔 글들도 미완결된 글들도 어쩌면 새로운 글도 기다리고 계실텐데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해요 자세히 약속하기는 어렵지만 (또 어길까봐ㅜㅜ) 언젠가는 모두 채워서 어디엔가 백업해둘게요 (이렇게하면 지킬수 있을거같아요) 얼마전에 기억력이좋다를 읽어봤어요 이 글은 유난히 기억이 잘 안나서 거의 다른사람이 쓴거같던데요 외전까지 다읽고나서야 이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났어요 글에 비해서는 너무 과분한 사랑과 관심이라고 여전히 생각하지만 많은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시는것 같기도하고 그래서 하루정도 외전을 공개하려고 해요 소장본을 판매했고 유료로 발행했던적이 있는 글이라 2주소장 한정으로 소정의 금액이 걸려있어요 영구소장용 합본 포스트는 더이상 발행하지 않아요 https://posty.pe/m56enw (두 본편에서 나아가 무언가 크게 변화되는 내용을 기대하신다면 추천드리지 않고, 본편을 읽고 이어서 읽는걸 추천합니다) 제가 쓴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자꾸 집요하게 굴게되는 구석들이 보여서 부끄러운데요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분들은 저의 그런 집요함을 이해해주실거라고 믿어요 이미 몇번 말했지만 저의 글들이 오로지 제것이기만 한것도 아니라고 느끼구요.. 읽어주시고 감상 남겨주시고 여기 찾아주시는 분들께 정말로 정말정말로 늘 감사합니다 뜬금없고 좀 정신없어도 진심이에요 댓글과 디엠과 에스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요 천천히 확인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올릴수있게되면 다시오도록 할게요! 그리고 태양이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상편 posty.pe/7vcegk * 주의를 요합니다!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폭력 유혈 살인 자살 마약 범죄 소재 및 묘사, 불쾌하고 노골적인 표현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상인물의 비중이 높습니다. (BGM은 필수가 아니지만 맨하단에 있는 건 들어주시면 좋아요) 익숙해진 맥주 뻥튀기 냄새를 뒤로하고 나왔다. 날것 비린내에 숨 막히는 일은 솔직히 다시 하기 싫었는데. 생선 회치는 게

탁테

조회 3.5천


* 소재 주의 입니다 요즘이 이상하다. 사람이 너무 죽어. 이건 어느 저녁 택시 앞을 막아서며 했던 생각이고 장례식장에서 일을 할까. 한 주 간격으로 새 영정을 보다가. 상주 완장을 찬 월말에 드디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약되었던 것만 같은 조모상. 이 조문객들 대다수는 나이가 지긋해서 살벌한 농담 던지고도 서로 기함하는 법이 없었다. 너나 나나 오늘내일하는 처지 뭐 그런. 그들 사이 유머

탁테

조회 7.8천


쇼타는 잠도 조용히 자네. 잠든 모습을 지켜보는 게 처음은 아닌데 새삼스레. 오지 않는 잠 정신 맑은 밤 나를 아쉽게 만드는 것 중 제일은 반대 방향으로 떨어진 남자친구의 고개였다. 나는 미세하게 들리는 (아마 느껴지는) 하쿠 쇼타의 숨소리에 맞춰 발목을 까딱 움직여 보기도 하고 눈을 감았다 떠 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보기보다 무뚝뚝한 구석이 있는 하쿠 씨는 그런 대로 무심하게 잠들어

즁쏠

조회 3.6천


* 실종 소재 및 납치, 사망 사건 등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묘사를 포함하고 있어요 <최투> 의 내용 일부가 스핀오프 형식으로 쓰였어요 해가 하나라 하면 일 년. 열두 달. 자세히는 삼백육십오 일. 숫자랑은 친하지가 않아서 더 촘촘해지긴 싫고. 달리 말해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 여느 내레이터의 목소리처럼 흐르는 문구도 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예체능 과목을 제외한 수업시간에는 성실히 숙면하는 중학생이었지만 웃긴 잔소리와 잡담으로 유명했던 과학선생님은 틈만 나면 칠판에 '최' 자를 적어넣으셨다. '태양'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단순히 그려진 해 모양 앞에도 '최'가 붙으면 명랑한 웃음소리는 약속된 듯 쏟아지고 맨 뒷자리 최태양이 느릿느릿 기상한다. 학기 말에 가까워지며 그 시간만큼은 눈 또렷이 뜨고 앉아 있었으나 진도는 이미 다 나간 뒤였다. 중이병 탓이었는지 공부 머리가 아니었던 건지 성적 꼬라지는 말할 것도 없었고 벼락치기 암기한 것들도 금세 까먹던 당시였

웅양

조회 5.4천



지원하기. 지원동기. 입사지원. 물품지원. 전액지원. 작은아씨들 엄지원. 날 추앙해요 김지원. 작년부터 예뻤던 하지원? 몇 주 동안은 형광펜 칠해둔 것마냥 눈에 걸려들긴 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사진첩 돋보기 누르고 토도독 검색하면 나온다는데. 혼글과콤푸타 컨트롤 에프 같은 거지. 전봇대에 이마 처박고 선 채로 숙면하던 최태양은 기상하자마자 그 연주황빛 '지원'들부터 글자로 인식되지 않는 눈코입의 '지원'까지 빠짐없이 긁어모아 휴지통에 처

웅양

조회 7.2천


너무 오래 잤나. 수면으로부터 내쫓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앉았다. 얼굴을 한참 파묻고 있었다. 짐작하듯 더듬어 가져온 폰에 간신히 뜬 눈 처박고 시간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밤 사이 정말 이상한 일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말해야만 옳은 설명이라는 게 스스로도 믿기지 않고 당혹스럽지만) 시간이 거꾸로 흐른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종섭은 그 사실 같지 않은 사실을 느지막이 일어나 비몽사몽 덜 뜬 눈으로 비척이며 향한

종쏠

조회 4.3천


취침을 관 속에 누워 하는 건 나름의 노력이다. 관을 침대처럼 여기는 건 절대 아니고 나는 매일 최선을 다해 시체의 기분으로 눕는다. 자기 전에 유서도 쓴다 매일매일 꼬박꼬박. 그 노력의 결과는? 여태 효과는? 당연 없었지. 시체가 되어본 적 없는데 시체의 기분을 알 수 있을 리가.. 죽을 것처럼 고통스러운 것과 진짜 죽은 것은 완전 다르니까. 인터뷰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체와 소통하는 초능력 따위는 갖지 못했다. 나는 잘 아는 시체도 없

탁쏠

조회 2.9천


기호는 요새 태양에게 부쩍 자주 보여지곤 했던 표정을 거울 앞에 서서 지었다. 감각을 모아 지난 기분을 잠시 재현해내는 일은 어렵고 겨우 연기에 불과할 뿐이었다만 기껏해야 실제의 70% 조금 덜 미쳤을 그 표정은 이미 충분히도 난처해 보였다. 얼마나 그래 보였냐면 눈알을 굴려 떨어뜨리듯 시선을 세면대로 처박기가 무섭게 약간의 참담함을 느낄 정도였다. 표정을 감추고 싶다거나 크게 그런 마음이 들던 것은 또 아니었지만 기호는 자신의 감정이 타인에 의해, 한국어로, 정확한 한 단어로, 꿰뚫리듯, 간파당하듯, 어떻게 보면 들키거나 발각당하듯, 표현된 경험이 처음이라 그랬다. 태양은 새카만 눈동자를 하고 기호에게 말했다. 난처해 보인다. 아주 모르는 단어도 아니었는데 순간 왜 그렇게까지 어렵게 느껴졌는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그때 걔는 무미건조한 말투로 덧붙이기까지 했다. 나레이션 마냥, 이거는 완전 '대략 난감'.... 최태양의 탈색모가 정전기를 일으키며 나풀나풀 떠다니는 모양을 볼 때

키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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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에 담요를 껴안은 우비가 걸어 들어오는 모습으로 기호를 알았다. 빗물로 질척해진 부츠에서 삐끗대는 소리가 났다. 한글을 처음 배울 때처럼 이미지로 인식하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예약 목록 끝자리 윤스테픈기호의 이름은 남다르게 길쭉한 칸이었다. 그동안 흔히 접해온 세 글자 혹은 두 글자 (두어 번쯤 네 글자도 있었지만) 이름들과는 분명 달랐다. 기호가 품에 안은 고양이의 이름은 한 글자였다

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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