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인한 폐쇄병동 후기

상태가 안 좋았어서 응급실갔다가 폐쇄벙동을 가게 됨.
폰도 없고 아무겄고 없으니까 책 잔뜩 읽고 스스로를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나한테는 유익했음...
의사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자신에게도 솔직하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짜기도 해서 좋았음.

입원 전에 남자 5인실이래서 약간 긴장했는데 전혀. 괜찮았음. 씻는건 따로 한명씩 가니까.
내가 가장 먼저 가는게 국룰이 되었음...

대충 정리한 시간.

5시 반 전체 불 켜지면서 난 예민해서 이떄 기상함.
7시 아침시간. 이 사이 130동안 명상하거나, 책읽고 글쓰기를 주로 함.
8시 아침약시간. 폐쇄병동은 약먹고 확인하는게 필수임.
10시 프로그램 시간. 수요일 금요일은 실습생들의 레크리에이션. 나머지는 수면,사회 등등 교육.
12시 점심시간. 병원밥이 다 그렇듯 맛은 없었음.
2시 프로그램 시간. 그림치료나 칭찬하기, 산책등이 있었는데 난 산책이 제일 좋았음.
5시 40분 저녁시간. 이떄까지 시간이 정말안감. 주로 책읽음.
6시 반 씻는시간. 가장 먼저 가서 바구니 받아와서 물품넣고 씻으러 가기. 레이저제모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을 함.
9시 저녀약시간. 이때 약이 쎄서 이제부터 몽롱하게 걷거나 얘기하거나.
10시 취침시간. 불이 한번에 전부 꺼짐. 이 때 잠들지 못하면 밤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받아서 11시부터 추가약을 신청할 수 있음.

초반엔 뭔가 초 정밀 신체 심리검사를 하는 기분이었음...
mmpi로 시작해서 풀배터리 돌리고 뇌 mri 뇌파검사 스트레스검사.
난 부정맥이랑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심장내과가서 심장초음파도 찍음.

매일 담당 전문의랑 면담하고, 주말엔 당직 전문의랑 면담함. 교수님은 주에 2번정도?
내 문제의 원인들과 혐오감에 대해서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웅....

아, 여기가 대학병원이라 그런가 실습생들 필수코스인가봄.
주중엔 간호사 실습생들과 의사 실습생들이 옴. 같이 보드게임하고 놀거나 수다떠는데
나중가면 다 지겨워지긴 해.

사람들은 몇명빼곤 괜찮았음. 조현증상 심각한거 보고 곱게미쳐야겠다는 생각을 함.
난 거의 체질이 맞는듯한 느낌으로 완전 집순이라 책읽고 글쓰고 일기쓰고 아주 좋았음.
템플스테이 하는 기분.

전반적으로 얻어간 것들이 많고, 28일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음. 폰이 손에 들어오니 매우 어색해.
부모님에게 할 얘기도 정리해서 아주 좋아.
정체성은 오히려 확고해져서 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