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 소련 치하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카란스키 채석장에서 사소한 사건이 발생함
채석장에서 생산한 골재의 방사선 동위원소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세슘-137 캡슐이 분실된것임
공장측은 자재를 납품한 공장들에게 골재를 사용하지 말라고 알렸고, 방사능 캡슐의 행방을 일주일동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음
아직까지는 방사능 사고중 최하 단계, 사고라 부르기도 뭣한 사소한 찐빠였음
하지만 당시 모스크바 올림픽 준비에 바빴던 소련 당국과 책임자들이 최악의 오판을 벌이면서 찐빠는 사고가 되버림
소련은 일주일만에 사건을 미해결 상태로 종결 시키고 채석장을 재가동시킴. 채석장에서 자제를 납품받은 공장들에게도 평소처럼 생산을 이어가라는 명령이 내려짐
불행히도 세슘 캡슐은 골재들과 섞여서 외부로 유출된게 맞았고, 캡슐이 들어간 골재가 건설자재로 소련 어딘가로 납품되버림
1980년 크라마토르스의 주거 단지에 90형 아파트들이 지어짐
아파트 공장에서 콘크리트를 압축해 조립식 패널을 만들었고, 현장에서 정해진 방식으로 조립해 아파트가 만들어졌음
새로운 90형 아파트는 70년대의 것보다 더 개선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 기대되었고, 소련 당국은 신축 아파트에 살 젊은 주민들을 배정하는 경향이 있었음
7번 아파트도 그중 하나였고, 젊은 부부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들이 4층 52호 85호에 거주지를 배정받았음
1981년, 새로 입주한 16세와 18세 자녀 둘이 갑자기 백혈병으로 사망함. 자식을 잃은 어머니도 같은 사인으로 뒤를 따라감
방의 주인이 바뀌어도 가족 구성원중 어린 자녀부터 차례로 죽는 비극이 무려 1989년까지 반복됨
앞서 말했듯 신축 아파트는 젊은 주민들에개 배급되는데, 갑자기 일가족이 연속으로 때죽음 당하는건 매우 드문 일이었음
인근 주민들에게 이 방은 저주받은 동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소련 당국은 백혈병의 발병 원인을 가족력으로 치부했고, 기존 가족이 죽어서 방이 비면 새 주민으로 채워넣는 짓을 무려 8년동안 반복했음
사건의 전말은 백혈병으로 죽은 딸의 진짜 사인을 밝혀내려고 2년동안 매달린 한 아버지의 노력으로 밝혀졌음. 그제서야 당국이 처음으로 방사선 검사를 했음
문제의 집 어린이방에 들어가자 방사능 검사기의 측정 범위를 초과하는 고방사능이 검출됐고, 소스라치게 놀란 공무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오는 소동이 벌어짐
7번 아파트의 모든 주민들이 대피했고, 비상사태부가 방호복을 입은 검시관들을 투입해 4층 82호와 52호 사이 비내력벽에서 엄청난 방사선이 방출되는걸 확인함
납판과 납 앞치마로 보강된 인부들이 문제의 벽을 뜯어내 키이우 방사선 연구소로 보냈음. 벽 속에는 바로 세슘 캡슐이 있었고, 일련번호 덕분에 그 출처가 상술한 카란스키 채석장의 실종된 캡슐이라는걸 확인함
사건의 전말이 확인됐으나 소련 당국에서는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음. 아파트 거주민들은 이주를 요구했지만 벽이 제거된 뒤로 방사능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이유로 거절당함
그렇게 방사능 유출 사고는 잊혀짐. 문제의 아파트는 지금도 있고 방사선은 나오지 않지만 낮은 가격에 거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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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무위키를 비롯해 국내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사고 대처가 80년대 소련보다 허술하다" 식의 서술도 있었지만
이 사건이 보여주듯 실제 소련에서 일어난 방사능 유출 사고들의 원인과 대처는 현대 선진국에서 감히 상상할수 없는 무언가임
그중에서도 80년대 소련은 과거 우리나라의 "사고 공화국"울 뛰어넘는 대참사들이 연이어 터진 시기임. 우크라이나에서만 여객열차가 정면충돌하는 사고, 소련판 타이타닉, 그리고 체르노빌 참사가 터짐. 잘 알려지지 않은 사고들에 대해서도 나중에 글을 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