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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 ::2014/05/26(月) 23:35:28.30 ID:tAsufvA80
대학생 때 묘한 꿈을 계속 꿨어.
대학 연구동 복도에 처음 보는 머리가 긴 여자가 서 있어.
그 여자는 다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미끄러지듯 천천히 내쪽으로 다가와.
나는 가만히 여자를 바라본 채로 서있어.
그리고 그 여자가 어느 정도 다가오면
꿈속의 나는 소리를 지르고 잠에서 꺠.
그런 꿈이었어.
무섭긴 했지만 대학생이나 되어서
필요 이상으로 악몽에 쪼는 게 부끄러워서
나는 그저 묵묵히 그 악몽을 참고 견뎠어.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깨달았어.
꿈을 꿀 때마다,
눈을 뜨기 전까지 그 여자와 나 사이의 거리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거야.
그 여자가 거리를 좁혀오는 것에 새삼 공포를 느꼈지만
그렇다고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나는 그 꿈을 계속 꿨어.
그리고 꿈을 꾸기 시작한 지 10일쯤 지났을 무렵,
마침내 꿈 속 여자는 내 눈앞까지 왔어.
눈앞까지 온 그 여자는 갑자기 입을 크게 벌렸어.
여자의 입 안에는 치아가 하나도 없었고 동굴처럼 어두컴컴했어.
그리고 그 동굴 같은 입속에서 뭔가가 천천히 기어 나오는 게 보였어.
그건 누군가의 손이었어.
여자의 입에서 기어나온 손이 내 얼굴을 잡더니
서서히 힘을 주면서 내 얼굴을 조이기 시작했어.
꿈속이라고 우숩게 여겼던 나는
서서히 강해지는 아픔에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어.
꿈속에서는 아픈 게 안 느껴진다는 건 거짓말이었던 거야?
내가 그런 생각을 있는 동안 통증은 점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어.
그리고 그 격통이 극에 달했을 때,
나는 드디어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어.
눈을 떠보니 내 오른손이 실제로 내 얼굴을 움켜쥐고 있었어.
격통에 현기증을 느끼면서 어떻게든 내 오른손을 떼어냈지만
오른손은 그래도 손을 쥐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고
아슬아슬하게 피부를 쥐어짜는 그런 소리를 내면서 주먹을 쥐고 있었어.
나는 너무 무서워서 주방에 있던 와인병 바닥으로
내 오른손을 몇 번씩, 몇 번씩 때렸어.
손뼈가 부서지는 격통 때문에 내가 지른 비명을 들은
아파트 이웃 주민이 신고를 해줘서
경찰과 구급차가 왔고 나는 병원에 실려갔어.
내 오른손은 지금도 마비가 남아 있을 정도로 뼈가 부서졌지만
그보다 의사가 놀란 건 내 미간 뼈에 금이 간 거였어.
나는 자는 동안 내 얼굴을 세게 움켜쥐고 있었다고 설명했는데
의사가 말하길 보통 사람의 악력으로는
두개골에 금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어.
결국 그 꿈이 뭐였는지는 모르겠어.
노이로제 아니냐고 경찰이랑 병원에서는 그랬는데 그건 말이 안 돼.
대학에서는 성적도 순조롭게 받았고
적긴 해도 허물없는 친구들도 있어.
그리고 지금도 사귀고 있는,
수수하지만 취미가 잘 맞는 여친이 생긴 지도 얼마 안 됐을 때였어.
나는 아무런 불안도, 불만도 없는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었어.
그러니 노이로제라는 건 아무래도 납득이 안 갔어.
게다가 나는 저주를 받을 만한 기억도 없고
뭔가에 씌일 법한 곳이나
천벌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기억도 나지 않았어.
이런 불합리한 일을 당해야 하는 이유가
정말로 그 당시 나한테 있었던 걸까?
-
뭘까요
근데 아무런 잘못을 안 해도 그런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죠
그냥 운이 없었던 걸까요
대체 손은 왜 그랬던 걸까요 글쓴이 말을 보면 스스로 손을 컨트롤 못했던 거 같은데
그 꿈의 정체도 그렇고 입 안에서 나온 손의 정체도 궁금하네요
뭔가 얘기 전체가 다 기묘해서 꺼림칙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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