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와의 연과 내 제 2의 인생이 고작 일주일 밖에 안됐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ㅋㅋㅋ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말이야.

그 잠시동안에 친구들에게 연쇄 커밍아웃도 하고, 건강해지고, 면허도 다시 따고,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고, 또 긍정적인 에너지도 끼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고...

그리고 오늘 성 주체성 검사하는 김에 오랜만에 여폼으로 나갔어.

익숙함에 속아 관성적으로 트랜지션을 할까봐 반년전에 등 한가운데까지 오는 장발을 자르고, 반년동안 남폼으로 살아왔는데 머리 자른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어버린거더라...

그다지 꾸미지도 않았는데, 그다지 여자같지도 않은데, 거울을 보는데 유쾌했어. 너무 유쾌해서 웃어버렸어. 이게 유포리아라는걸 나는 바로 알아버렸어. 내가 차은우여도 이렇게 행복하진 않을 것 같았거든.

내 고민들이 전부 바보같았어 ㅋㅋㅋㅋㅋ 내가 거울을 보고 행복했던 기억이 없는데 ㅋㅋㅋㅋ 그래서 확신했어. 이 길을 가야겠다고.

그리고 검사는 뭐 항상 그렇지만 피곤한거 빼고는 괜찮았어. 끝나니까 에너지가 쭉 빨려서 30분 정도 그냥 거리 배회하다가 아이스크림 먹고 힘내서 집 돌아왔어.

검사하면서 느낀건 내가 많이 단단한 사람이 되었더라고. 괜히 의사가 트랜지션 허가도 해주고 운전면허 허가도 해주고 한 게 이해가 됐어.

그리고 너희한테 미안하지만 잠시 현생을 살아야 할 것 같아.

나는 정서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연약한 사람이야. 그래서 잠시라도 현실에서 벗어나면 안되는 것 같아. 최대한 현실에 딱 붙어서 운동하고 일하고 그래야 우울감이 사라지고 잡생각도 사라지는 것 같아.

물론 여기서 있는게 너무너무 행복했어. 문제는 너무너무 행복해서 현실보다 인터넷을 더 열심히 했다는거... 그래서 나는 앱 지우고 더 고통스럽고 덜 행복한 현실을 살아가려고.

정말 고마웠고 사랑해. 뭐 그래도 2주 쯤 뒤면 검사지 들고 자랑하러 돌아올테지만 ㅋㅋㅋ

오늘 밤 12시에 앱 삭제할거니까 그때까진 최대한 모든 댓글에 답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