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0월 말쯤에 햇빛 알러지 관련으로 글 여러개 쓴 놈임.
그때 군인권센터에 문의넣고 펨코에도 글 쓰고 그랬었는데 그걸로 방송사쪽에서 연락오고 해서 지금은 글 내림.
일단 4급 받는데 성공해서 후기 올릴게.
상황부터 설명하자면.
본인은 중학생때부터 일광 두드러기라는 병이 있어서 야외 활동을 못했음(여름이면 밖에 5분만 서 있어도 온몸이 탱탱 부어오름).
(23년 말 쯤 경희대에서 받은 광검사 결과. Solar urticaria 양성)
이게 신검 규정집에도 4급으로 명시되어 있는 병이라 나는 당연히 쉽게 빠질 줄 알았음.
근데 병무청 쪽에서 수제 "임상사진"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시작됨.
병무청에서 요구한 임상사진은 말 그대로 두드러기가 올라온 신체의 임상사진을 직접 찍어서 제출하라는것.
내가 서울대병원이랑 경희의료원에서 받은 광검사 결과에 중학생때부터의 의무기록까지 싹 다 긁어서 가져갔는데도 거기서는 내가 직접 임상사진을 찍어야만 믿어주겠다더라.
(문제의 서류, 사진 찍어다 CD-R로 구워와라, 안 찍어오면 그건 증명 못한 니 책임)
참고로 나는 현재 휴학중이라 밖에 나갈일이 병원 가는 것 빼면 없고, 그나마 나갈때도 전신을 검은옷으로 둘둘 말고 다녀서 어지간히 응달에 오래 있는게 아니면(1시간 이상) 여름에도 크게 알러지 올라올 일이 없음.
그리고 병무청에서 요구한 임상사진이 정확히 뭘 뜻하는 건지도 그때 물어봤는데, 병무청에서는 그냥 두드러기가 올라올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제출하라고만 설명했고, 나는 대충 상식선에서 납득했음.
환자가 직접 밖에 나가서 태양에 몸 지지고 그걸 찍어오라는거지.
이 일만 쳐도 상당히 어이가 털리기는 하지만(서울대, 경희대에서 받은 검사 무시, 기록 무시, 서울대 경희대 의학과 박사는 안믿는데 지잡 문과인 내가 찍은 임상사진은 믿음)
그래도 나는 4급을 받고 싶었으니까 일단 하라는대로 찍으며 재검을 준비함.
대충 이런 느낌으로 전신을 지진 후, 전신사진 + 부위별 사지를 찍었음.
이런 방식으로 3개월동안 총 18일 어치의 사진을 찍었고, 나는 전술한 모든 서류들까지 다시 떼어서 재검일에 재출함. 그때가 11월 4일이었음.
이때는 진짜로 4급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사가 이러더라.
"우선 제출한 18일 분량의 사진 중 3일치는 인정 못하겠다. 신체의 50퍼센트 이상에 홍반이 일어나야 한다(사전에 설명 안해줌, 규정집에도 그런거 안 써있음)."
"그리고 사진 상에서의 중증도는 충족하지만, 18일로 치더라도 발생 '빈도'가 부족하다. 이걸로는 2급밖에 못 준다(사전에 설명 안해줌, 규정집에도 그런거 안 써있음)."
나는 여기서 멘탈이 나가버림...
3달동안 18일이면 5일에 한 번씩, 15일이면 6일에 한 번씩 몸을 박살내가면서 임상사진을 찍어갔는데
그게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증명하기에 '부족한' 빈도라는건 둘째치고(애초에 일광에 노출될 때마다 홍반이랑 부종이 나타나는 병이고 치료법도 없는 병임)
내가 진짜 궁금했던건 그걸 왜 안 말해줬냐였음.
미리 말해줬으면 그 규정집에도 안 나와있는 요구사항에 맞춰서 몸을 여러번 지지기라도 했을거아님?
근데 병무청 의사랑 직원들 대답은.
"그건 신검 내부 규정인데, 말해주면 병역 면탈이라 정확한 빈도에 대해서는 절대 말해줄 수 없다." 이거였다.
"병이 있는지 니가 증명해라. 근데 그 기준은 절대 안말해줄거임. 내부 규정이라 보여줄수도 없고 보여주면 병역 면탈이야."
상식적으로 이게 이해가 됨?
이거 때문에 아빠가 병무청 직원들이랑 거의 한시간을 싸웠음.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거냐고. 그 빈도라는게 정확히 얼마인지 알려주기라도 하라고. 앞으로 재검 신청 할 때마다 3일에 한번을 찍어오든 하루에 세번을 찍어오든 그쪽에서 빈도가 모자르다고 하면 방법이 없는 거 아니냐고.
의사는 "그렇게 될 수도 있죠." 라고 하더라.
결국 방법 없다는 거 알고 대구 중심검에 이의 제기해서 한달 뒤로 정밀검사 의뢰함.
그 기준은 끝까지 안 말해줬고, 이후로 민원이랑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그 내부 규정은 언급도 안 하고 규정집에 나와있는 사항들만 복사해 보내줬고.
진짜 얼탱이가 없었음.
물론 그때 재검해서 나온 등급은 2급이었고.
그래서 오늘 결국 난생 처음 KTX 타고 대구에 중신검 까지 다녀왔음.
한달동안 6번을 더 몸 지지고 임상사진 만들어서 추가로 들고간건 덤이고(11월이라 갈수록 날도 춥고 눈까지 내려서 진짜 추워 죽을뻔함).
근데 정말로 어이 없었던건
중신검에서는 의사가 10초정도 사진 보더니 4급을 줬다는거임
"지방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본데..."
"일단 이건 4급이 맞고요. 햇빛에 의한게 너무 명확해서."
"또 대학병원에서 받은 검사지도 있고."
"훈련소도 못갈테니 기초군사훈련 면제도 나가요."
이게 딱 내가 중신검 피부과 전문의 얼굴 본 지 30초 만에 일어난 일이다.
난 아무말도 안했는데 그냥 알아서 진행됨.
난 4급이고 훈련소도 못가는 몸인게 맞았던거임.
심지어 그 내부 규정에 있다는 "빈도"에 대해서는 중신검 의사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음.
30일에 6일을 추가로 찍어간거니까, 5일에 1번씩 두드러기가 올라온건 지난번 제출한 빈도와 똑같은데, 중신검에서는 그걸 단 한 단어로도 꼬뚜리를 잡지 않았다고.
대체 난 왜 그 자해하기 챌린지 뺑뺑이를 돌았던 거임? 그것도 추가로 한달이나 더?
아무튼 나는 그렇게 4급이 되었다.
훈련소도 안간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지방 병무청 쪽에서는 자기들이 이런 요상한 병에 4급을 주는 부담을 지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아.
과거에 피부쪽으로 많이들 병역 면탈을 했다고 하니까 그쪽으로 규정도 엄청나게 강화되고, 내부적으로 징계도 있었겠지.
그래서 나한테 그냥 현역으로 꺼지라는 심산으로 지랄을 한 거고.
근데 내가 진짜 사진까지 다 찍어가니까 이걸 진짜 하네? 하면서 그 존재하는지도 모를 내부 규정 들먹이며 빈도가 부족하니 좆같으면 현역으로 꺼지라고~ 를 시전한 거지.
근데 그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중신검으로가서 재검이나 받으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줬으면 됐던게 아닐까.
아무튼 4급을 받은 난 병무청과 싸워서 승리했다.
오늘의 교훈은
니가 이상한 병이 있으면 지방 병무청이랑 씨름하지 말고 그냥 대구로 튀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