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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재미로 만들어본 도스토옙스키 인물 계보

OYST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08 00:55:17
조회 517 추천 13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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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미나이하고 문학 토론하는게 너무 재밌어서 책은 안 읽고 폰만 붙들고 있는데,

항상 머릿속에 흐릿하게 그려만 두고 있던 도스토옙스키 소설들의 캐릭터 계보와, 분신 관계를 정리해보고 싶어서

표로 한 번 만들어봤어.

도스토옙스키의 캐릭터들이 워낙 매력적이고 반복적이기도 해서 꼭 한 번은 정리하고 가고  싶었어.

미성년 등 빠진 작품은 내가 아직 안 읽어서 없는 거.

분신관계는 아직 더 정리할 게 많아보이는데... 오늘은 이정도만 하려고


A는 전형적인 '초월성에 연결되지 않은' 그러나 비범한 인물들이야.

라스콜니코프-스비드리가일로프에서 출발하여 대심문관-이반까지 이어지는 계보.

도끼선생 본인의 이성적 부분, 믿음에 대한 흔들림, 괴로움 등이 보여.

스스로 거쳐온 변증법적 사고가 녹아있는 것 같지.

믿음, 신, 죄와 벌 등의 종교적, 철학적 문제들을 제시하고 고뇌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B는 그냥 도끼선생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의 상이야.

연민, 사랑, 수난이 다 들어간, 말 그대로 인간이 된 그리스도라고 생각하면 돼.

<가난한 사람들>의 마까르에서는 인간적인 연민과 사랑에서 어설프게 출발했다면,

조시마-알료샤에서 완결되는 인물 타입이야.

마까르의 연민에 넬리,리자의 수난과 비극을 더하면 죄와벌의 소냐가 되는 느낌.

드미트리가 찢어진 인간의 마음에 대해 말했듯이 도끼의 마음 속에도 이반과 알료샤가 전쟁을 벌였겠지. 


C는 지하생활자. 이 또한 도끼의 페르소나라고 생각되는데, 도끼 소설의 악역 대부분이 이 포지션에 있어.

무신론자이지만, A같은 지성이 넘치는 타입이 아닌, 비열하고, 이반이 말했듯 '신이 없다면 모든것이 허용'되는듯이 행동해.

가냐,루진처럼 찌질하고 졸렬한 타입이 있는가 하면, 표트르 베르호벤스키나 스비드리가일로프처럼 행동력 강한 인물도 있지.

레뱟킨은 C의 정신과 D의 행동을 결합한 타입이라 좀 애매했는데, 결국 C로 넣어봤어.


D는 드미트리 카라마조프나 로고진으로 대표되는 육체적이고, 열정적이며, 정욕적인 인물들이야.

'카라마조프적인 것' 이라고 불리는 힘이 가장 강한 타입이고, 그 에너지로부터 사랑도 하고 죄도 짓는 타입이지.

좀 웃기지만 <도박사>의 할머니도 이 타입에 해당된다고 생각해.

카라마조프 후반부의 그루셴카도 어쩌면 이 타입에 넣을 수도 있겠고.


E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마 도끼선생도 가장 좋아할 것 것 같은, '히스테릭하고 오만하고 아름다운 여자'.

보다시피 모든 작품에 한 명 이상은 꼭 나와.

도스토옙스키가 결혼했던 폴리나 수슬로바가 이 타입의 원형이라고 해.

항상 난장판을 만들면서 소설들의 재미를 책임지고, 남자들을 다 망가뜨려놓는 미친 여자들이지.

난 개인적으로 이 타입에선 <백치>의 나스타시야 필리포브나가 정점이라고 생각해.

악령과 카라마조프에서는 여성 주인공들의 영향력이 확 줄어서 강하게 치고나오지 못하는 느낌.



정리하면서 재밌고 골치아팠던 점을 좀 꼽자면,

일단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너무 입체적인 인물이라 A+C+D 타입을 전부 가지고 있다는 점이야.

라스콜니코프의 분신으로 등장하지만, 정작 캐릭터의 개성과 힘이 너무 강해서 라스콜니코프에게 종속되지도 않고.

도끼의 가장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 중 하나라고 생각함.

또 하나는 <악령>이었음.

원체 등장인물들도 많고, 스타브로긴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원형-분신 관계로 조형된 캐릭터들,

그리고 그 캐릭터들간의 분신-분신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표로 정리하기 쉽지 않았음.

예를 들어 키릴로프-샤토프는 스타브로긴의 사상적 분신으로 무신론-슬라브주의의 양극단으로 펼쳐지는데,

샤토프의 성격과 행동양식은 오히려 D타입으로 보인다거나,

표트르는 스타브로긴의 악,허무,파괴본능의 분신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스테판과의 부자관계도 고려해야하는...

암튼 악령이 재밌는 이유기도 한데 너무 복잡함;;

  

내가 뭐 문학 전공자도 아니고, 심도깊은 해석도 못 하지만, 도스토옙스키 팬으로서 정리한 거니까 재밌게 봐주면 좋겠구..

반박, 수정 제안 등등 맘대로 해 줘. 오히려 좋아. 

반응 좋으면 다음엔 포크너 - 오에 - 마르케스 - 미시마 - 하루키로 이어지는 20세기 문학 인물 계보도 한 번 만들어보려구.


추천 비추천

13

고정닉 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16
댓글 등록본문 보기
  • 책은도끼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58
    01.08 00:56:01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Ichi01
      01.08 01:11:39
  • ㅇㅇ(110.70)

    혹시 국문과임? 언제 이걸 다했음?

    01.08 00:56:35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오늘 카페에서 제미나이 붙잡고 만듦

      01.08 00:57:15
    • ㅇㅇ(110.70)

      와 ㅋㅋㅋ

      01.08 00:58:39
  • 이용용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개추

    01.08 01:03:08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보수
      01.08 01:11:56
  • 무르망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5
    01.08 01:10:21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8 01:12:04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캬 너무 좋아여

    01.08 01:12:33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폴짝
      01.08 01:35:45
  • 퀸리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도끼도 진짜 올해는 좀 많이 그리고 깊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고맙슴 - dc App

    01.08 01:17:11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악령과 백치는 꼭 꼭 읽어주새요 - dc App

      01.08 01:31:34
  • ㅇㅇ(118.235)

    5대 장편말고 다른 작품도 있네 굿

    01.08 01:18:52
    • OYST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미성년을 아직 안읽은게 좀 걸려.. - dc App

      01.08 01:35:10
  • 스타브로긴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캬 이게 독갤이지... - dc App

    01.08 06:52: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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