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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조 1호
563번째 이야기
~불 당번~
29 :뇌조1호 ◆zE.wmw4nYQ :2009/04/30(木) 18:57:34 ID:u3KG1eMV0
친구 얘기야.
걔가 다른 친구 몇 명이랑 캠핑을 갔을 때 일이야.
늦은 밤, 다른 애들은 잠이 들었고 모닥불 옆에는 친구 혼자만 남았어.
그 친구도 하품을 하면서 슬슬 불을 끄고 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말을 걸었어.
[뭐해?]
고개를 들어보니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누가 앉아있었어.
희미하게밖에 보이지 않는, 검고 커다란 그림자.
시야가 안개라도 낀 것처럼 보였어.
친구는 왜인지 그때는 이상하다고도, 무섭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평범하게 대답했어.
[음~ 불을 보고 있어.]
상대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이런 시간에 이런 곳에 있는 건지.
그런 의문은 전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어.
방금까지는 정신이 말짱했었는데 꼭 자다 깬 것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대.
멍하니 헛것은 보는 건가 생각하고 있으니 또 상대가 말을 걸었어.
[그 불이 꺼지면 그쪽은 어쩔 거야?]
[음~ 안 꺼질 걸.]
[이런 산속이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겠지.]
[음~ 이 불이 꺼지면 그렇게 되겠지.]
[어둠은 깊어. 안에 뭐가 숨어있을지 몰라.]
[음~ 어두운 건 무서워. 그러니 불을 잘 보고 있어야 돼.]
30 :뇌조1호 ◆zE.wmw4nYQ :2009/04/30(木) 18:59:00 ID:u3KG1eMV0
그 목소리는 끈질기게 불을 끄도록 권했어.
[불은 이제 그만 봐. 이제 졸리잖아. 푹 자버려.]
[음~ 그러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
[내가 꺼줄까?]
[음~ 사양할게.]
[끈다.]
[음~ 근데 바로 또 피울 거야. 어두운 건 싫으니까.]
[한 번 꺼진 불은 좀처럼 다시 안 붙어. 소용없으니 그냥 자버려.]
[음~ 라이터도 있고 불씨가 있으면 바로 붙어.]
[라이터라. 그게 있으면 바로 불이 붙는 건가.]
[음~ 붙을 거야. 쉽게 산불이 날 정도로.]
그러자 그 목소리가 라이터를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어.
[불이 꺼지지 않는다면 라이터 같은 건 이제 필요 없잖아. 나 줘.]
[음~ 이건 소중한 거라서 안 돼.]
[내가 대신 불을 봐줄게. 그러니 라이터를 줘.]
[음~ 내 거가 아니라서, 역시 안 돼.]
이런 입씨름을 몇 번 반복했을까.
이윽고 그림자가 천천히 일어나는 기척이 느껴졌어.
[불이 꺼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네. 이만 돌아갈까. 또 놀자.]
그 말을 끝으로 무언가는 산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
31 :뇌조1호 ◆zE.wmw4nYQ :2009/04/30(木) 19:00:43 ID:u3KG1eMV0
[잘 가.]
점점 작아지는 기척을 향해 그리 인사를 건네자, 갑자기 몸이 크게 흔들렸어.
깜짝 놀라서 긴장했는데 친구 몸을 흔든 건 먼저 잔 다른 친구였어.
걔는 친구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엄청난 기세로 질문을 퍼부었어.
[너! 도대체 방금 누구랑 얘기한 거야!?]
[뭐냐니…저거?]
거기서 친구는 드디어 정신이 또렷해졌고 명료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
[어, 지금 나, 뭐랑 얘기한 거지!? 꿈꾸던 게 아니라!?]
깨닫고 보니 다들 텐트에서 얼굴을 내밀고
그 친구를 두려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어.
친구를 흔든 애가 말하길,
텐트 밖에서 얘기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고
한밤중에 민폐 끼치는 놈들이 다 있네, 하고
텐트 안에 자는 애들을 확인했다가 파랗게 질렸대.
인원수로 보면 지금 밖에는 한 명밖에 없단 말이야.
그래서 덜덜 떨며 밖을 내다보니
모닥불을 끼고 두 그림자가 앉아있는 게 보였어.
한쪽은 분명 친구였는데, 다른 한쪽은 뭔지 모르겠어.
사람 형태를 한 검은 덩어리처럼 보였대.
친구와 그림자는 몇 번이나 끈질기게 말을 주고받았어.
아무래도 불을 꺼라, 끄지 않는다, 이걸로 싸우고 있는 것 같았어.
절대 끄면 안 된다!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바람을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자
곧 그 그림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산속으로 사라졌어.
32 :뇌조1호 ◆zE.wmw4nYQ :2009/04/30(木) 19:01:33 ID:u3KG1eMV0
어느새 다른 애들도 일어나 등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어.
그림자가 사라졌을 때 텐트 안은 안도의 한숨이 가득 찼다고 해.
그 직후 허둥지둥 밖으로 뛰쳐나와
뭐에 씌인 것처럼 불을 쳐다보고 있는 친구를 붙잡고
세게 흔들어서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고 해.
친구는 자기도 모르게 그림자가 사라진 쪽의 어둠을 지그시 바라봤어.
움직이는 기척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
그저 발 옆에서 장작이 터지는 소리가 들릴 뿐이었어.
그 후 걔네는 그 산을 내려갈 때까지 절대 불을 끄지 않도록 결심했어.
불 당번을 두 명씩 세우고, 교대로 불을 보고 있었다고 해.
그 덕분인지 그 후에는 그 그림자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
[그때 나는 무엇과 얘기를 나눴던 걸까?]
친구는 그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대.
-
그때 불을 껐으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네요
잡아먹혔을까요 아니면 끌려갔을까요
친구만 실종됐을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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