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아아주 약 ㄴㅅ 열아홉, 고등학교 3학년. 10대의 마지막 페이지이자, 수능이라는 거대한 관문이 가로놓인 시기. 누군가는 확고한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갈피를 못 잡고 위태롭게 방황하며, 또 누군가는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기를 택하는, 인생의 가장 불안하고 찬란한 전환점. 고삼 양정원은 이 셋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여느 고삼과는 조금 다른 고민이 있다. 이를테면, 지금 제 앞에서 서 있는 웬 아저씨라던가 … " 학생, 나 나쁜 사람 아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고. 그렇게 깔끔하게 끝내자니까? " 사건의 전말은 지극히 진부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고, 어머니는 그 빚을 감당하다 결국 집을 떠났다. 아버지는 중학생 무렵부터 발길을 끊었다. 그리고 얼마 전, 아버지의 부고 소식과 함께 저 남자가 찾아왔다. 유일한 혈육이니 남은 빚을 갚아야 한다는, 황당하리만치 무책임한 말을 전하면서. 솔직히 말해 아버지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