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25 전승행사에 北 장갑차·헬기가…홍보 포스터 ‘논란’

배상철 기자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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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8.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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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행사 포스터 ‘北 장갑차·헬기’ 그래픽 삽입 논란

군과 지자체의 어처구니없는 떠넘기기
軍 전문가 “검수 과정서 문제 발견 못해
우리 군에 전문성이 없다고 볼 수밖에”


6·25전쟁 3대 대첩 중 하나로 꼽히는 춘천지구전투 승리를 기리는 전승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홍보 포스터에 국군이 아닌 북한군 장갑차와 헬기 이미지가 삽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터 제작에 관여한 육군 2군단과 춘천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시 누리집 등에 게시된 ‘제75주년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 포스터에는 북한군이 운용하는 6·8륜 장갑차 ‘M2010’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사용됐다. 그 위로는 러시아에서 만든 북한군 주력 헬기인 ‘Mi-8’ 실루엣이 보인다.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 포스터. 북한군 헬기 ‘Mi-8’과 장갑차 ‘M2010’. 춘천시·조선중앙통신 캡처
전문가들은 포스터에 쓰인 이미지처럼 차체가 낮고 앞부분이 정삼각형인 장갑차는 우리나라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포탑 형태도 국군 장갑차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헬기의 경우 동체 길이가 길고 앞뒤가 둥근 점을 봤을 때 전형적인 북한군 무기라고 분석한다.
 
전 육군 장성 A씨는 “군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나라 장갑차·헬기보다는 북한군 무기에 가깝다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전투를 기념하는 행사 포스터에 북한군 무기가 등장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육군 소령 출신인 문형철 특수지상작전연구회 연구원은 “북한군 무기를 국군 무기로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접경지역인 강원 춘천시에서 열리는 군 행사라는 점에서 치명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터 제작 후 검수에서도 이 문제가 걸러지지 않았다면 우리 군에 전문성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포스터 제작에 관여한 2군단과 춘천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2군단 관계자는 “시에서 외주업체에 포스터 제작을 맡긴 것”이라며 “우리나라 K-2 전차와 수리온 헬기 이미지를 기반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렇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포스터는 2군단에서 제작한 것으로 안다”며 “전달받아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군 출신은 알아볼 수 있다고 해도 장난감 장갑차·헬기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민 중에서는 별일 아닌데 괜히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25전쟁 판도를 바꾼 춘천지구전투 의미와 승리를 기억하고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전승지구 행사는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춘천 수변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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