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he)제 자신이 너무 혼란스러운데, 이야기할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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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제 자신이 너무 혼란스러운데, 이야기할곳이 없어요..

멍멍

Like 6 Dislike 0 Comment 18 Views 198 Uploaded date 2025-09-16 19:12:18 Updated date 2025-09-16 19:12:48

https://arca.live/b/transgender/148061671

안녕하세요. 더이상은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부터 또래 남자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초중고 시절엔 잘 어울리지 못해 왕따를 당하거나 맞은 적도 있었고, 부모님은 “남자답게 맞서라” 하셨지만 저는 너무 무서워 그러지 못했어요. 또 부모님이 기독교 신앙이 깊으셔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엄격히 구분해 교육하신 것도 제 마음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남들과 다른 제 자신의 모습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이를 부정하기 위해 누구보다 남성적으로 살려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카페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저는 건설현장, 물류창고 같은 힘든 일을 선택했고, 군대도 일반 보병보다 조금 더 빡세 보이는 헌병으로 지원해서 갔습니다. 전역 후에는 몰래 화장이나 여성복을 시도했는데, 체형이나 얼굴이 화장이나 옷을 입기전보다 남성적인 부분이 더욱 부각되보여 오히려 더 큰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연애도 몇 번 있었는데, 여성분과의 감정적으로 교류하는것만은 괜찮았지만 성관계로 이어질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감이 들었고,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결국 연애도 길게 이어지지 못했고, 그럴 때마다 제 성별에 대한 혼란과 자존감이 더 무너졌습니다.

또, 때로는 수염을 면도하거나 다리털을 제모할 때 끝에 남는 검은 심지 같은 것들이 너무 거슬려 몇 번이고 다시 밀다 보면, 턱에 길게 상처가 나거나 다리 살이 벗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런 일이 종종 있어서, 그때마다 이런 자신이 너무 밉고 괴롭습니다.

이제 서른이 되고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집안의 장손으로서 결혼과 아이에 대해서 뵐 때마다 이야기하시지만, 앞으로는 남성으로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 자신이 지워져가는 것 같아 너무 슬픕니다.

제가 겪는 게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정체성에 혼란스러운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성도착증 같은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긴시간동안 이야기할 곳도 없고 사람도 없다가 이야기를 꺼내보려고하니 쓸데 없이 긴 글이 된점 죄송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18]

2프로부족할때

2025-09-16 19:25:57

안녕하세요. 제가 보기엔 선생님이 호소하시는 이야기들은 주변에서 전형적으로 많이 보이는 패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성 정체성이 다른 성별이라서 그 성별에 도달하고 싶은 것인지, 그냥 취미로 두실 것인지, 아니면 잊고 살아가실 것인지는 선생님이 선택하시는 겁니다. 그누구도, 병원에가서도, 어떤 검사를 해도, 선생님이 트랜스젠더 인지 아닌지 분별해주지 못합니다. 선생님이 스스로 생각해서 정하는 겁니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남자에게 지워지는 전통적 남성성이 힘겨워 단순히 도피하려는 마음이었기에 그 무게에서만 벗어나면 되는건지, 여성복만 입어도 괜찮은 건지, 여성적 신체를 획득하고 싶은 것인지, 그리고 그런 선택을 했을 때 따라올 책임과 결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보세요. 제일 중요한 것은, 그래서 지금 선생님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입니다. 여성복만 입고 싶으신건 아닌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여성복이 어울리는 정도의 여성 신체 획득이면 되는 건지, 성기도 새로 만들고 싶으신건지, 이런 단계들이 있을텐데... 어떤 단계까지 하면 좋을 것 같은지 생각해보세요. 결론이 났다면 그렇게 살았을 때의 가족/사회/직장적으로 충돌이 있을텐데 그것을 해결하는데 드는 코스트와 본인이 얻을 행복을 저울질해보세요. 그러면 답이 나오실 겁니다. 선생님의 행복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