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사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이제는 어느정도 구색을 잡은것이 있어요

아직 불안함이 남아있기에,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감을 호소하는 측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각오를 했고, 어느정도 결정한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독립을 결심하기도 했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그런데 제일로 상상하기 싫고, 상상만 해도 정말 불안한 점이 딱 하나 있어요

내가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각오하고 진행하는 VFS나 FFS를 마치고 나서도

여전히 내 얼굴에 남자의 모습이 남아있다면...

여전히 내 목소리가 남자의 목소리가 남아있다면...

그래서 결과적으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무언가, 그냥 something으로 남아버린다면

나는 그저 무언가가 되고싶었던... 그 수술 시점 이후부터는 무언가도 아닌

그런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최대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이에요

다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렇게 되려면 여성성이 최대한 드러나야 하기에

자칫 위험성을 필요 이상으로 감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런 점 때문에 지선생한테 시뮬레이션 상담을 종종 받아보곤 했어요

하지만 사진에 기반해서 새롭게 생성된 이미지를 보면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의 성형 시뮬레이션이 아닌 경우가 많아요.


사실 ChatGPT로 생성한 시뮬레이션 이미지는 그냥 단순히 참고용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도.. 자주 보지는 않지만 트젠 관련 유튜브 채널이라던가

이렇게 AI를 통해서 생성하는 내 사진이라던가...를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한 생각을 지울수가 없게 되는거에요


항상 각오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마음을 먹기 위해서 몇번이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곤 해요

특히나 호주에서 보내는 시간 중에서는 내가 알고있는 나는 누구인지,

정말로 내가 앞으로 살고 싶은 방식이 이게 맞는 것인지 등등

저와 관련된 생각들을 마음껏 정리하는 시간들이 거의 대부분이에요

그 와중에 저의 새로운 취향도 알아가게 되는 것도 있고

의외로 이런건 해도 괜찮구나 하고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도 생기곤 해요


하지만 결국 마주하고 싶지 않고, 가장 외면하고 있으면서도 떠올릴 때마다 불안한 점은 이거에요.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그래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면 그때는?'



이런 고민들은 실제로 제가 트랜지션을 마치신 분들을 만나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그런 불안함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아마도 이런 불안감이 많이 해소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은 일들을 겪고나서 잘 살고 계신 분들에게 피해를 주고싶지는 않아요.

특히나 온라인 상에서 개인의 신상이 순식간에 퍼질 수도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말이에요.


뭘 어떻게 해결하면 되겠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렇게 가장 외면하고 싶은 불안이 있다는 사실을 그냥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저는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구요


뭐... 그래서 '만약에 상담 받으러가서 남성상으로 시뮬레이션 보여주면 안할거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 같아요... 그건 제가 각오한 일이 아니니까요.


이 문제만큼은 정말 외면해왔고, 지금도 외면하고 싶은 문제기에

정리가 안되고 엉망진창으로 글이 써지는 것 같아요.

아마.. 표현의 일부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어떻게 문제가 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 문제만큼은 정말 마음이 복잡해져요.

확실한건, 못생긴것이 싫다, 여자여자스럽고 이뻐야한다 이런 이야기는 아닌 것이에요.


그냥... 고민 카테고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것 같아서 한번쯤은 솔직해지고 싶었어요.

만약 문제가 되는 글이라면... 잘 조치해 주시리라 믿을게요!


언제나 그렇듯 마무리는 흐지부지해요

그럼 자기전에 좀 씻고와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