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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수술 없이 진행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현장의 활동가들은 성기 수술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현재 세계적인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 트랜스젠더에게 수술을 통한 생식능력 및 재생산권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의 영역이어야 하는만큼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반인권적이라는 인식이 점차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10여년간 일부 수술 없이 법적 성별 변경이 허가된 사례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판결문)는 이곳을 참고하세요.

성기성형/형성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나요?

성기 수술 등 외과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꼭 별도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행 사무처리지침에서 ‘자격 있는 의사의 판단과 책임 아래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와 ‘성전환수술의 결과 신청인이 생식능력을 상실하였고, 향후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한지’를 참고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한 만큼,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보정 권고나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를 적은 사유서 등을 추가로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신청할 때부터 같이 제출할 수도 있고, 신청 후 추가로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유서의 양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므로, 미수술사유서라고 제목을 적고, 해당 수술을 받지 않은 이유들을 적어서 제출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금전적인 문제일 수도, 건강상의 문제일 수도, 혹은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자신에게 해당하는 내용들로 진솔하게 작성하시면 됩니다. 또한, 자신과 같은 조건에서 허가받은 이전 사례(사건번호나 관련 기사 등을 활용)를 소개하거나 참고자료로 같이 첨부하는 것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판결문은 이곳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인 경우들을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난소/자궁적출술은 받았으나, 음경형성술은 받지 않았습니다.

성기 수술 관련된 사무처리지침 상 언급되는 내용은 1) 외부성기 포함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2) 생식능력을 상실하였는지 입니다. 이 경우에는 1)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로 보고, 보정권고나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2013년 지방법원에서 결정이유를 명확히 하여 허가결정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허가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환적출술은 받았으나, 음경절제술과 질재건술은 받지 않았습니다.

성기 수술 관련된 사무처리지침 상 언급되는 내용은 1) 외부성기 포함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2) 생식능력을 상실하였는지 입니다. 이 경우에는 1)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로 보고, 보정권고나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질재건술은 받지 않았지만, 음경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법적 성별 변경 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음경절제술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위에 설명한 미수술 사유서를 제출하는 것 이외에도, 트랜스젠더 의료의 전문성이 있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함께 제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환적출술 혹은 난소/자궁적출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성기 수술 관련된 사무처리지침 상 언급되는 내용은 1) 외부성기 포함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2) 생식능력을 상실하였는지 입니다. 이 경우에는 2)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로 보고, 보정권고나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FTM 트랜스남성의 경우 2021년, MTF 트랜스여성의 경우 2023년에 의료조치로서는 호르몬 치료를 지속하고 있지만 외부성기수술과 생식기관제거술을 하지 않은 당사자들의 성별이 변경된 허가사례가 지방법원에서 있었습니다. (해당 사례 판결문은 이곳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FTM트랜스남성의 경우는 이후 수 건의 허가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MTF트랜스여성의 경우는 법원에 신청을 넣고 장기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는 보고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역시 미수술사유서 제출하면서, 호르몬 치료 등으로 인해 현시점 생식능력이 희박하거나 사실상 불임상태임을 설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호르몬 치료의 기간을 비롯하여 개인차가 있으므로, 트랜스젠더의료의 전문성이 있는 의사에게 소견서를 받아 제출하면 좋습니다.
한편, 인권과 권리의 측면이나 보건의료의 측면에서 모든 트랜스젠더에게 같은 수술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것의 부당함을 서술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몸에 관해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 권리를 행사할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져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트랜스젠더 또한 이 ‘누구나’에 들어가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등의 내용을 서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식기와 같이 일상 사회생활에서 공공연히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이유만으로 법적 성별 변경을 받지 못하는 것의 부당함을 서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난소/자궁적출술을 받지 않았지만, 이미 완경기가 지났습니다.

난소/자궁적출 여부를 보는 이유는 생식능력이 없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완경(폐경)된 경우, 생식능력이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자궁적출술 없이 허가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트랜스젠더 의료를 이해하고 있는 의사나 젠더 클리닉에 방문하여 진단서나 소견서 등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