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TF 트젠이야.

고등학교에서 내 정체성 때문에 안 좋은 일 겪고 (나는 숨기려고 했는데 내가 워낙 어리숙해서 다른 애들이 보기에는 다 티났었나 봐) 자퇴한 뒤, 다른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서 나이 25살이 되도록 아무것도 못하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었어. 대학은 지잡대 컴공 2학년까지 대충 다니다 휴학 중, 자격증 하나, 친구 또는 지인 한명 없어. 

최근에 진짜 용기내서 정신과에서 f64 받고, 3개월 전에 hrt 시작했어. 디포랑 대인 공포증, 내가 지금까지 낭비한 인생 때문에 죽고 싶은데, 그래도 포기 안하고 살아보려고 해. 근데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막막하다.

첫번째 문제는 군문제

신검 받은지 마침 딱 5년되어서 이번에 재검 받아야 하는데 만약 민방위로 빠지면 공익도 안가는 거 가족들한테 뭐리고 해야 할까..

두번째는 돈 문제

집에 처박혀 있는 동안 머리는 허리까지 길러버렸어. 알바라도 하려면 잘라야 할텐데, 머리 자르는 거부터 너무 속상하고, 아무런 경력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어디서 돈을 벌어야 할지도 답이 없네.

마지막은 대인관계

그냥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대화할 상대라도 있었으면 좋겠어. 대학 복학해도 너무 늙은이고, 믿을 만한 사람 좀 있으면 좋겠다.

그냥 인생 망한 루저 푸념글인데 여기서 이런 거 쓰면 욕먹을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