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등학교 6학년,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봤다. 어떤 남자가 스타킹을 몇 개까지 겹쳐입을 수 있을까? 실험하는 영상이었다.
단순히 스타킹 몇백 개를 사와 실험하는 영상이었지만, 어린 나는 그 영상을 보고 발기하고 말았다.
마침 나한테는 누나가 있어 누나 방에 수많은 여자 옷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처음으로 스타킹을 신을 생각에 흥분하며 엄마 몰래 누나 방으로 갔다.
누나 방의 방문을 걸어잠그고 침대 밑 서랍에서 검은 스타킹을 꺼내 신어보았다. 마침 초등학생 때라 스타킹 신은 다리는 여자 다리와 다를 게 없었고, 그 모습을 보며 자기애에 빠졌다.
그 이후 나는 수시로 누나 방에 찾아가 누나 옷을 입으며 여장을 했다. 처음에는 스타킹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내가 입는 옷은 브래지어와 팬티부터 시작해 스키니진, 드레스부터 드레스까지, 점점 다양해져 갔다.
너무 어린 나이에 보추가 되길 자처한 탓일까?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에 맞아들자 내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새 나는 남자 몸을 보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야동을 알게 되고 여자 야동을 보는 건 너무나 어려웠지만, 처음으로 남자 야동을 봤을 때 미친 듯 흥분해 영상 하나만으로 몇 번씩 자위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등학생이 되자 나의 정체성은 확실해졌다. 내가 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년 뒤에는 애니메이션까지 보게 되자 남자에 대한 나의 집착은 2D, 3D를 가리지 않게 되었다. 욕구를 충족할 수 없어 아카라이브에 남캐 사진을 올리며 미친 듯 성희롱을 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제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되어 내가 먼저 한 일은 이태원 게이바에 가는 것이었다.
이태원 게이바, 종로 술집을 몇 번 찾아가니 갓 스무 살이 된 나는 아저씨들의 사랑을 받았다. 2월 1일 밤, 서울 한 아파트에서 남자한테 실컷 박히고 미친 듯 신음을 낸 게 첫 경험이었다.
남자로 야한 짓을 하는 망상이 실제로 이루어지자 너무나 즐거웠다. 게이 어플을 하지 않는 나는 이태원을 몇 번씩이고 찾아가 남자와 실컷 섹스하는 삶을 즐겼다.
그러나, 한 편으로 나는 남자가 질리기 시작했다. 술집에서 만난 그들 말고도 대학교, 직장, 사회에서 만난 남자한테도 질려갔다.
남자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데다 수많은 예체능 학원을 거쳐온 나는 남자와 대화하는 게 힘들었다.
어릴 때 친누나부터, 평소 여자에 둘러싸인 삶을 살다 보니 남자와 대화하는 법조차 몰랐다. 내가 할 줄 아는 남자와의 소통은 몸으로 대화하는 게 전부였다.
20대가 되니, 이태원을 벗어나면 남자로 욕구를 충족하는 게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에서의 겉모습과 남자를 밝히는 게이의 모습이 충돌하자 매일 혼란에 시달렸다.
남자들이 여자 이야기를 할 때, 남자를 좋아하는 나는 남자들 사이에 끼기 힘들었다. 게이라고 공격받은 일이 있기에 더더욱.
여자들이 남자 이야기를 할 때, 혹시나 게이라는 소문이 날까,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내 모습이 너무나도 슬펐다.
동시에 여자 옷의 갯수는 점점 많아져갔다. 지금도 내 방 옷장에는 대부분 검은색인 오프숄더, 스키니진, 시스루, 스타킹, 드레스, 스포츠 브라, 레깅스들이 나열돼 있다.
어릴 때는 여자 옷을 입으며 쾌락을 느끼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남자 옷을 입고 외출해야 할 때 불편함과 역겨움을 느낄 정도에 이르렀다.
어느새 나는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상상을 하는 것을 넘어 여자로서의 삶을 동경하고 있었다.
지금도 내 정체성은 뚜렷하지 않다. 어릴 때부터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내가 트젠은 맞는지, 아니면 그냥 게이의 삶에 질린 게이인 건지.
처음부터 여자를 좋아했다면 해소되지 않는 성욕에 시달릴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게이라고, 게이 같다고 연을 끊고 눈치를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많은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도 고민에 시달리며, 내 고민을 평가받고자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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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al playground for transgender
💭고민
(글) 10년동안 게이, 보추, 트젠으로 살아온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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