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다른 곳에도 유동으로 올려본 이야기지만 여기에도 한 번 수정해서 올려볼게!


나는 요즘 내가 성소수자, 그중에서 트랜스젠더가 확실한지 여부가 궁금해졌어.

우선 내 소개를 할게. 나는 몇 년 전부터 성 정체성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대충 정체화를 했고, 성 지향성은 양성애, 로맨틱 지향성은 (아마) 남성애인 사람이야.

또한 어떻게 해서 내가 성소수자라고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되었나도 밝힐게.


1. 일단 내가 성소수자라는 자각을 맨 처음 시작하게 된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야. 먼저 성 지향성을 자각한 때인데, 잘 때 꾸던 꿈 속에서 나는 정복당한 왕족 출신 노예였거든. 그런데 정복한 나라의 왕자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줘서 그를 꿈 속에서라도 사랑하게 되었어. 꿈에서 깨서도 그 달콤함을 잠시 느꼈지.


2. 성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때는 세는 나이로 스무 살 때였어. 그때도 꿈을 통해 계기가 생겼었어. 꿈 속에서 어느 지적 장애인을 봤는데, 그 아이는 특수학교에 다니더라고. 그리고 그 학교에서는 자체적인 수영장도 있었지.

그런데 특수학교라 그런지 성별에 제약 없이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종류의 수영복을 입을 수 있었어! 나도 그때 여성 수영복을 입었는데 꿈속에서 해방감이 들더라!


암튼 성소수자라는 걸 깨달은 시기는 여기까지인데, 최근에는 성 정체성 관련 고민을 주로 하구 있어.

그것도 몇 가지 계기가 있었는데 함 써볼게.


1. 나는 아주 어릴 적, 아마 초등학생이던 시절부터 여성스러운 기질이 있었던 것 같아. 예를 들어 초등학생 고학년 때 어쩌다 본 어느 영화에서 여자들이 티팬티만 입은 걸 보구 나도 그런 걸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초등학교 교실에 나 혼자 남았을 때 일부러 내 남성용 팬티를 접으며 약간의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

또한 초6 쯤에는 친언니/친누나에게 누나가 차는 브라를 차보고 싶다는 말도 했던 것 같구.


2. 중학생 때는 카트라이더 게임에서 내 명의로 계정을(오타 수정) 만들고자 했어. 그때는 에리니(외계소녀), 마리드(분홍 머리 소녀) 같은 캐릭터를 고르고 싶었는데 여성스럽다, 남자가 그게 뭐냐는 비난을 받기가 두렵구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남자 캐릭터(다오)와 남성적인 색상(초록색)을 골랐었어. 일부러 닉네임도 그리 지었구...


3. 고등학생 때는 스스로 여성스러운 면이 있다고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됐어. 당시 우리 학교 여자교복도 꽤 이뻤구 그러다 보니 호기심의 눈길도 보냈던 거 같아. 입어보구 싶다는 생각도 했나? 잘 기억은 안 나네.

또한 이때 내가 양성애자인 걸 알게 됐어. 앞서 언급했던 일도 있었구 그 이후로 남자 과외쌤을 진심을 담아 짝사랑했던 적 있거든.


4. 스무 살 무렵 재수삼수 했을 땐 집안 사정이 나빠져서 외가댁으로 엄마와 가게 됐어. 그때부터 트랜스젠더, 트랜지션에 대해 알아봤는데 어쩌다 엄마, 외할머니와 큰이모께서 아시게 되셨어. 외할머니는 동성연애 하면 안 된다고, 에이즈를 언급하시며 뭐라 다그치셨는데...죄송스럽지만 상처받기도 했지.


5. 그러다가 대학도 들어가구, 나의 커밍아웃을 받고 좋게 봐준 친구, 지인분들 덕분에 어느 정도 기를 펴게 됐어. 최근 몇 년 동안 성소수자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 여성스러운 의상이랑 여성용 브래지어, t팬티도 사고, 입기도 하구...그렇게 지냈어.


암튼 이 정도야. 현재도 외할머니댁에 거주 중이지만 속옷 부분은 보통 할머니께서 뭐라 안 하시더라고. 글구 엄마의 경우도 아직 날 받아주시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에는 여성속옷 사러 같이 갔기도 했어. 내 것만 샀는데 적극적으로 반대하시지는 않았지.


참고로 우리 친언니랑 아빠는 그닥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 듯해서 말을 잘 안 했어. 전자는 예전부터 내가 양성애자란 걸 알고 있지만 나보고 성불구자래. 그때 내가 빡쳐서 "왜 내가 성불구자냐?" 따지니 "니 성적 취향 특이한 거 맞잖아?" ㅇㅈㄹ하구 내 정신과 진료 기록 다 봤다며 안 도울 테니 니 인생 알아서 살라고 했음.

후자인 아빠의 경우 그 이슈를 그닥 좋지 않게 생각하는 듯해. 커밍아웃을 한 적은 없지만 내가 카톡으로 "아빠, 내가 여자라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으니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자. 남자답게 살아라~"라고 답장 옴. 그 이후로도 "내 지인 일부가 게이,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했는데 어떻게 대해야 해?"라고 시험 삼아 물어보니, "관계를 끊어라. 전혀 도움이 안 되니까."라고 답하더라고.

애초에 그들은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아프게 한다는 걸 깨달아서 이제는 굳이 설득, 회유 안 하려고 해. 내가 제대로 성공하거나 외가댁에서 독립하면 손절 각 재는 중임. 그 외로도 또 뭘 할 수도 있고.


트랜지션 부문이라면 일단 진단서 나오기 전까지는 보류 중이야. 호르몬 치료는 어느 정도 마음이 있어.

하지만 고환적출, 성기수술을 원치 않는데 가슴성형, 엉덩이성형 등등은 호기심 생겨서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했어. 만일 성형수술을 받는다면 가슴은 보형물로 성형한 느낌이 나는 걸루, 엉덩이는 중남미 등지에서 브라질리언 벗 리프트 같은 거 여러 번 받아볼 것 같아. 니키 미나즈, 카디비, 라틴 언니들처럼 큰 엉덩이 갖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들지.


그래서 고민을 구체화하자면...


1. 트랜스젠더 성향의 경우 심리 검사로 존재 여부를 알 수 있어? 조만간 돈을 모은다면 성소수자 전문 정신과에서 종합심리검사 같은 걸 받아보려고 고민 중이거든. 사실 내가 트젠인지조차 확실히는 모르지만 병원에서 검사받으면 더 잘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검사 후 진단 나오면 보다 명확히 깨달을 수도 있어?


2. 디스포리아 여부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이쁜 언니/누나들 사진, 영상과 같은 걸 접하면 왠지 모를 기분 가라앉음을 느껴. 우울감, 거리감, 거부감...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데 이것도 디스포리아인지 궁금해.


3. 성적 욕구의 경우...난 내가 여자라고 생각할 때 살짝 성적으로 흥분하는 것 같아. 또한 성욕구 해결 후에는 내가 여성이라는 생각, 느낌이 조금 떨어지는 거 같구. 물론 요새는 우울증약 먹어도 왠지 모를 우울감이 찾아오는 빈도가 늘었구, 성욕 해결 후에도 내가 여성적이거나 여성이라는 직감이 별로 떨치지 않을 때가 있어.

이건 자기여성애 성향이라고 들었는데 너희가 봤을 때 나도 그런 경향이 있다고 생각해?


4. 물론 나 스스로 탐구해서 알아내야 하겠지만 너희가 볼 때는 내가 트랜스젠더일 확률이 있다구 생각해? 물론 병원에서 검사도 받구 시간도 더 소요될 것 같지만 말이야.


5. 그 외로 나에게 조언이나 충고할 사항이 있을까? 트랜스젠더 건이든, 다른 건이든 상관없이!


이상 마칠게.

끝까지 긴 글 읽어주어서 고맙구 너희들도 행복하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