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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환청] 4. (완) 그냥 일반적인 벽입니다.

히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31 20:00:06
조회 791 추천 15 댓글 4
														







“창문은 잠겨 있었죠?”


“네. 방충망도 그대로였고요.”


“도구 같은 건?”


“침입 흔적 없습니다. 망치 하나. 벽 옆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여기요.”


현장 감식반원이 툭— 하고 플라스틱 장갑 낀 손끝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김도윤 형사는 대답을 들으며 거실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사건은 단순했다.


맞은편에는 사람이 누워 있었다. 아니, ‘누워 있었다’기보다는… ‘반쯤 박혀 있었다’는 말이 정확했다.


사체는, 벽에 반쯤… 끼어 있었다.


바닥에 펼쳐진 붉은 얼룩은 말라붙어 있었고,


시체는 콘크리트 벽의 구조물 안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반신은 벽 속에, 하반신은 방 안에 튀어나온 채로.


도윤은 무심한 얼굴로 메모를 들춰봤다.


3층, 302호. 거주자 남성. 나이 27세. 1인 거주.


“발견자는 윗집이죠?”


도윤이 무전기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예. 정확히는 윗집 아주머니. 방에서 썩는 냄새 난다고 민원 넣었다네요.”


후배 형사인 박재형이 대답했다.


“일주일 전에 마지막 연락. 친구랑 톡이 끊겼다고 해서 실종 접수도 올라가 있었고요.”




302호 남자. 미귀가 1주일, 시체 발견.


윗집에서 썩은 냄새 난다고 신고.


그리고 발견된 사체의 상태는…


‘벽 안에 반쯤 들어가 있음.’




“이거, 그냥 혼자 죽은 거 아니야?”


 옆에 선 후임 박재형이 중얼거렸다.


 도윤은 말없이 담배를 꺼내려다 말고 손을 내렸다.


“정확히는, 몸을 구겨 넣은 것처럼 들어가 있었다는 게 문제지.”


“스스로 들어간 건가요?”


“누가 도와줬다 해도 저렇게 만들진 못해. 게다가 벽 안에 사람이 들어갈 공간이 있다는 것도 이상하고.”


도윤은 조용히 손전등을 꺼내 들어


그 벽 안— 즉, 남자의 시체가 반쯤 박혀 있는 콘크리트 벽 속을 다시 비췄다.


도윤은 시체를 다시 바라봤다.


확실히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벽 안에 파묻힌 채 죽는 경우라니.


처음엔 공포영화 컨셉 살인인 줄 알았지만…


부검 예비소견은 심정지였다.


자해, 타살, 모두 가능성 낮음. 외상 없음.


몸은 굳었고, 눈은 반쯤 감긴 채 벽 안쪽을 바라보는 자세였다.


“…벽 안엔 뭐 있었대?”


“없었습니다.”


재형이 뭐라 말하기 전 감식반이 잘라 말했다.


“특이한 건 하나도 없고 그냥 일반적인 벽입니다. 공구리 쳐놓은 걸 어떻게 뚫고 들어갔는지…” 


그래 그 부분이 문제다. 


왜 벽이 사람 모양으로 파여 있는지. 아니 어떻게 사람 모양으로 팔 수 있던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감식반은 방 전체를 열화상 카메라로 다시 조사했다. 도윤은 보고서를 넘겨받아 스캔하듯 읽어 내려갔다. 벽체 온도는 일정했고, 습도나 응결 현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냥 일반적인 벽’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시신이 들어가 있던 벽 내부— 그 정확한 위치만 유독 약간의 공극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벽 속에 ‘공간이 생겨 있었다.’


“그 부분만 비어 있었단 말입니까?” 도윤이 되물었다.


“네. 이상하죠? 보통은 철근 배치나 단열재가 걸리기 마련인데, 하필 거기만.”


도윤은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벽면을 다시 바라봤다.


직사각형으로 벌어진 틈.


그 안에, 사람이 ‘자리를 맞추듯이’ 들어가 있었던 모양새.


“그 남자… 무슨 직업이었지?”


“기록상, 작가. 프리랜서라고 합니다.”


“무슨 글 썼는지 알아봤어?”


박재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에서 나온 노트북 열어봤는데, 괴담… 비슷한 걸 쓰고 있었습니다. 환청을 들었다고도 적혀 있고요.”


“…환청?”


“네. 그게 이상해서 저도 잠깐 읽어봤는데, 말하자면… ‘벽 안에서 들리는 소리’, ‘아무도 없는 집에서의 인기척’, 뭐 그런 걸 자꾸 썼더라고요.”


“그럼 이건…”


“정신질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환청이 너무 심해서 스스로 벽을 깼고, 그 안에 들어가서…”


“죽었다?”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이해가 되지 않아.”


“왜요?”


“…벽이 너무 깔끔해.”


“…?”


“벽을 사람이 깼으면, 흔적이 남아야지. 부서진 조각, 망치질의 흔적, 부서진 벽지. 그런데 이건… 안쪽은 말끔하게 파여 있어.”


박재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윤은 벽을 손끝으로 짚었다.


벽면에 손을 대는 순간, 섬뜩한 기운이 올라왔다.


무언가 ‘사라진 자국’ 같았다.


“그거 아세요?” 


박재형이 입을 열었다.


“윗집 아주머니 말로는… 원래 이 옆집, 아이들 뛰는 소리 심하다고 민원도 많이 들어왔었다고 하더라고요. 주인이 이사 가고 나서야 조용했다는 거죠.”


“근데?”


“이사 간 후에도 아이들 소리를 찾는 입주민들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302호 거주자를 포함해서.”


“그럼, 최근에 애들 소리가 났다는 얘긴가?”


“예. 근데 그게 더 이상한 게… 해당 거주는 한 달 이상 비어 있었다고 해요.”


“비어 있었다고?”


“네. 계약 해지 후 공실.”


도윤은 그 말을 곱씹으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잠시 후, 감식반이 벽 쪽에서 도윤을 불렀다.


“아무리 찾아도 뭐가 있어야 말이죠. 이제 시신 수습하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네요.”


방 안은 조용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용해졌다.


그러나 도윤은 어쩐지 그 ‘침묵’이 더 불편했다.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벽 안엔 뭐가 있었을까.”


박재형이 옆에서 따라 중얼거렸다.


“그냥… 일반적인 벽이었대요.”


도윤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추천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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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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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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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119)

    오오 잘 읽었음...

    05.31 20:56:28
    • 히힛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하트
      05.31 21:05:41
    • 히힛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쓴 시리즈를 마무리를 못해서 이렇게 마무리지었어

      05.31 21:06:48
  • ㅇㅇ(121.144)

    나폴리탄스럽다 괴기하고 찝찝한 뒷맛.. - dc App

    06.20 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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