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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1.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둘러보다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 음...상담은 처음이라 어색하네요. 일단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여자가 머리를 쓸어넘긴다.)
- 감사해요. 어...제가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고 싶은데 막막해서요. 특히 남편하고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사이가 무척 좋았거든요.
- 아, 저희가 만났을 때부터 말할까요?
(여자가 미소짓는다.)
- 처음 본 건 대학 입학하고 나서에요. 그이는 정말 멋지고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어요.
저도 얼굴 한번 더 보겠다고 막 쫓아다니고 그랬었어요. 후후, 정말 야단법석을 다 떨었는데. 그러다가 사귀게 되었을 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여기저기 자랑도 했고...지금 생각해 보면 철이 덜 들었었네요.
- 그러다 아이가 의도치 않게 일찍 생겼어요. 알고 나서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우기는 싫더라구요.
오히려 좀 기뻤었고. 음...또 무슨 생각을 했더라...그냥 이 사람과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살면서 제 결단력이 제일 좋았던 순간이었어요.
(화면 아래쪽에서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
(여자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 결국 졸업도 하기 전에 딸아이를 낳았죠. 둘다 집안 형편이 별로고, 양가에서 탐탁치 않아하셔서 도움은 거의 못 받았고요. 당연히 결혼식 없이 살림부터 차렸어요. 남편은 가족을 건사하겠다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구요.
- 아이 키우는 건 참...쉽지 않았어요. 여러번 힘들었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안해요. 부모가 된다는 게 원래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아이가 점점 커가는 걸 보는 게 사는 즐거움이었어요. 그 때는 오히려 사이가 좋았던거 같아요.
- 항상...
(여자가 표정을 찡그린다.)
- 항상 남편한테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을 못 했네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어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에요."
"늦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게 어떨까요?"
(여자가 한숨을 쉰다.)
- 그게 어려운 거 같아요, 정말. 쉽지 않아요.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
(화면이 오른쪽 위로 움직이면서 천장 모서리를 비춘다.)
2.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여자가 미소짓는다.)
- 선생님과 상담하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 예전 이야기를 하니까 뭔가 잡힐듯 말듯 하거든요.
(여자가 망설이다가 천천히 말한다.)
- 사실...제 기억이 지금 완전하지 않아서요. 어떤 부분은 도저히 안 떠올라요. 이게 그 기억 상실증이라는 걸까요?
"기억이 나지 않는 증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요.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우울증, 약물 부작용, 뇌 손상..."
"만일 증상이 심각하다면 전문 의료인의 상담을 받는 게 좋아요."
- 음...심각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
(여자가 이쪽을 빤히 바라본다.)
(여자가 이쪽을 빤히 바라본다.)
(여자가 고개를 잠시 흔든다.)
- 아, 죄송해요. 제가 잠깐 넋이 나갔나 봐요.
- 그럼...저번처럼 편하게 말씀드릴게요. 지난번에 딸아이 자랑을 너무 많이 한 거 같아서 조금 민망하더라구요. 그 땐 뭘 해도 다 귀여울 시기였거든요. 어릴 때, 부모한테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는 게 그런 건가 봐요.
그러다보니 정작 그이 얘기는 별로 못했네요.
- 아이가 자라고 나서 저도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집 안에만 있기도 좀 그러니까요. 초등학교 때는 파트 타임, 그리고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서부터는 풀타임으로 일하는 정규직 일자리를 구했어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해도 뭐랄까, 사회에 복귀한 기분?같은 게 들어서 좋았어요.
- 남편도 제가 일하는 걸 반대 안 했죠. 가계에도 보탬이 되고, 제가 하고 싶다고 하니까 응원해준 거 같아요. 딸은 말 잘 듣는 애라 손이 많이 가지도 않았구요.
(여자가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 결론적으로 저희는 딸이 크고 나서 오히려 대화가 줄어든 거에요. 가족끼리.
그이는 좀 무뚝뚝한 편인데, 하필 딸도 아빠를 닮았는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았거든요...
- 그...가족간에 말을 별로 안하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겠죠?
"가족 간의 대화 부족은 정신적, 정서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를 돌아본다.)
(여자가 다시 이쪽을 바라본다.)
- 선생님, 저...
(여자가 망설이다가 고개를 젓는다.)
- 아무것도 아니에요.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여자가 화면에서 벗어난다.)
(화면이 계속 중앙으로 고정되어 있다.)
(멀리서 들리는 개 짖는 소리.)
3.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온다.)
(여자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좋은 아침이에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아래쪽으로 고정된다.)
- 선생님, 오늘 날씨가 어떻길래 이렇게 더울까요?
"오늘 최고 온도는 28도에요."
- 와, 높네요. 가을인데 정말 이상 기온인가 봐요. 여기 있으니까 좀 시원한데 아까는 엄청 덥더라구요.
(여자가 미소짓는다.)
- 이러다가 정말 일 년 내내 한여름 같아질 수 있겠어요. 아니면 반대로 엄청 추워지거나.
- 예전에 딸이 말해준 적 있었거든요. 기후 재난 상황이 펼쳐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봤다면서요.
('띠링띠링' 울리는 경고음 소리.)
- 아, 말씀 안 드렸었나요? 딸아이 꿈이 작가였거든요.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했어요. 어릴 때는 공룡이니, 무슨 공주님 이야기를 하다가 크니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고 그러는 거 있죠.
(여자가 크게 웃는다.)
- 솔직히 어른인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과연 작가로 먹고살만큼 돈 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잖아요.
- 그래서 네 꿈을 응원한다, 그렇게 딱 말은 못하고 일단 열심히 공부하라 그랬어요. 요즘 세상에 대학을 안 갈 수도 없잖아요. 전업 작가가 아니어도 책은 낼 수 있고.
('띠링띠링' 울리는 경고음 소리.)
- 아이도 알고 있는지 순순히 그러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전 은근히 좋아했어요.
- 평소에는 말없던 딸아이도 자기가 생각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눈이 막 반짝반짝했거든요. 학교에서 얼마나 딴생각을 많이 한건지 장르도 다양했어요. 로맨스, 우정, 공포, 스릴러...남편도 재미가 있었는지 아예 몇몇 개는 거의 외우고 다녔구요.
(여자가 고개를 돌리며 두리번거린다.)
- 근데 선생님, 어디서 무슨 소리가 계속 나지 않나요?
('띠링띠링' 울리는 경고음 소리.)
- 어...
(여자가 불안한 표정으로 속삭인다.)
- 안 들리세요?
- 이상한데...
(화면이 여자의 얼굴을 확대한다.)
('띠링띠링' 울리는 경고음 소리.)
('띠링띠링' 울리는 경고음 소리.)
(화면 아래쪽에서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와 겹쳐서 들린다.)
4.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여자가 멋쩍게 웃는다.)
- 벌써 여러번 뵙네요. 그 동안 제가 주구장창 딸아이 얘기만 한다 생각하셨죠?
- 이게 이유가 있어요. 음…그 이후에 딸한테 생긴 일 때문이거든요. 이제 이 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여자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아이가 잘 지낼 줄 알았어요. 딱히 모난 구석도 없고, 친구가 적긴 했지만 아이가 얌전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죠. 학기 초에 어떤지 물어봤을 때도 항상 괜찮다고 했어요. 별 일 없다고 하니까…남편이나 저나 크게 신경쓰지 않았구요.
-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딸아이가 더 조용해졌어요. 도통 무슨 말을 안 하려고 하고…방에 혼자 있으려고 해서 전 사춘기가 늦게 오기라도 했나?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등신 같았네요. 아, 거친 말을 써서 죄송해요.
-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때 알았어야 했는데.
(여자가 표정을 찡그린다.)
- 어느 날인가 학교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이들끼리 갈등이 좀 있어서 와 주셨으면 한다고. 전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에 갔죠.
- 가 보니까 담임선생님이 애들끼리 작은 다툼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무슨 오해라던가. 근데, 전 듣자마자 바로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애가 그럴 애가 아닌데요? 라고. 무슨 진상 부모 대사 같지만 그게 딱 제 심정이었어요. 진짜 그럴 애가 아닌데 그럼 무슨 말을 하겠어요.
- 바로 딸아이를 집에 데리고 와서 계속 캐물었는데 아무 소득이 없었어요. 저는 가슴이 답답했죠. 얘가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못하게 됐지 싶고…
- 그래서 미안한 일이지만 그 날 딸 몰래 가방을 뒤졌어요.
- 선생님, 딸이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는 거 기억하시죠? 아이는 본인 글을 쓰는 노트를 따로 가지고 다녔어요.
(여자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 그 노트를 찾았는데.
- 찾았는데…노트가, 완전히 걸레짝 같았어요.
(화면 아래쪽에서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
- 전 너무 충격을 받아서 아직도 그 안에 적혀 있던 내용 일부를 기억해요. 무슨무슨 선생님과 B모양의 비밀스러운 어쩌고저쩌고, B모양은 알고보니 교내 무슨 사건의 범인이니 뭐니…나머지는 차마 입에도 못 담겠네요. 선생님은 이게 다 뭔지 아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 당연히 이해가 안 되시겠죠. 딸애를 괴롭힌 그 여자애가 제멋대로 써 놓은 부분이니까. 저는 바들바들 떨면서 그걸 남편한테 가지고 갔어요. 남편은, 말도 못하고 동상처럼 노트만 뚫어져라 보더군요.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커진다.)
(여자가 무표정하게 이쪽을 바라본다.)
- 그 때 그이와 저 둘 다 크게 잘못된 걸 느꼈어요.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작아진다.)
(영상이 아래로 움직여 바닥을 비춘다.)
5.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여자가 한숨을 쉰다.)
- 아, 안 좋은 이야기를 계속 하려니까 계속 기분이 가라앉네요.
- 어쩔 수 없죠. 이어서 말하자면, 그래서 그 뒤로 얼이 빠져있던 저희가 뭘 처음 했을까요?
(여자가 쓴웃음을 짓는다.)
- 맞아요, 비난했죠.
- 서로 딸아이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없었냐고, 전혀 몰랐냐고요.
- 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고 했을까요?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화면 아래쪽에서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
(여자가 고개를 숙인다.)
- 둘 다 인정하기 싫어서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했으니까요. 사실, 그 전부터도 서로 감정이 상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사소하게 쌓이던 게 커져간 거죠.
- 그 날은 그냥, 서로에게 상처만 줬던 거 같아요.
- 어쨌든…저희 부부 사이가 삐걱이기 시작했어도 그건 그거고. 일단 휴전했어요. 바로 봉합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으니까요.
- 딸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는데 아이가 정말 몰랐을지 모르겠네요.
(여자가 이쪽을 빤히 바라본다.)
-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남편과 제 의견이 같았죠.
- 딸을 지키는 것. 그리고 가해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
(여자가 고개를 기울인다.)
- 저, 선생님…
- 죄송하지만 전부터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는데요.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커진다.)
- 왜 하필 저랑 상담할 때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시는 거에요? 솔직히 기분이 조금...
- 혹시 제가 지저분해 보이시나요?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작아진다.)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작아진다.)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작아진다.)
('위이이이잉'하는 모터 소리가 멈춘다.)
('장애물 감지 센서창을 닦아 주세요.' 안내 음성.)
(침묵.)
6.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여자가 고개를 숙인다.)
- 선생님, 저번에는 죄송했어요. 제가 예의없이 말했던 것 같아요.
- 어린애도 아닌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네요…절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죠."
(여자가 옅은 미소를 짓는다.)
- 감사합니다. 저번에 어디까지 말했었죠? 아, 맞아요. 서로 화낸 거.
- 저희는 학교에서 제대로 공론화를 시키던가 아니면 수사기관에 바로 고소하려고 했어요. 시원찮다 싶으면 경찰한테 빨리 가는 게 낫죠.
- 이상한 건, 딸아이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지만요.
(여자가 한숨을 쉰다.)
- 물론 딸이 용서한 건 아니었을 거라 믿어요. 그저 겁이 났거나…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겠죠.
- 저도 남편도 애를 적극적으로 설득했어요. 가기 싫으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어쨌든 너를 괴롭힌 벌은 꼭 받게 해야 한다구요.
- 그래도 딸아이 마음이 점점 기우는 거 같아서, 시간문제일 거라 생각했어요.
('청소를 완료하였습니다. 충전하러 돌아갑니다.' 안내 음성.)
(여자가 주위를 둘러본다.)
- 그나저나…선생님은 주변 환경이 참 청결한 것을 좋아하시네요. 이런 점은 제 남편과 비슷한 거 같아요.
(여자가 어색하게 웃는다.)
- 아...그렇게 안 보셔도 알아요. 휴전만 하고 진전 안 된 거. 선생님한테 상담하는 것처럼 저도 남편과 터놓고 말해봐야 한다는 거겠죠.
- 무작정 미루는 건 아니에요.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 그이를 못 만났거든요.
- 집에도 못 올 정도로 바쁜 건지…
(‘청소를 계속할 수 없습니다. 주변환경을 확인해주세요.’ 안내 음성.)
(여자가 고개를 돌려 화면 밖을 바라본다.)
- 오늘은 이만 가야할 거 같아요. 다음에 와서 마저 얘기하고 싶어요.
"다음 일정을 만들까요?"
- 네, 제 말이 좀 두서가 없죠? 끈기있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천만에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여자가 화면에서 벗어난다.)
('청소를 완료하였습니다. 충전하러 돌아갑니다.' 안내 음성.)
(영상이 아래로 움직여 바닥을 비춘다.)
7.
(화면 안으로 천천히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여자가 밝은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인사한다.)
- 안녕하세요.
(화면이 잠시 깜박인다.)
(여자의 맞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좋은 아침이에요."
(화면이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 상쾌하네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화면이 아래로 움직여 여자의 하반신을 비춘다.)
"저도 아주 좋아요."
(화면이 다시 위로 움직여 중앙으로 고정된다.)
- 아마 이게 마지막 상담이 될 거 같아요. 제가 안 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음…생각을 좀 해볼게요…
- 아, 딸에 대해서 마무리가 아직 안되었었나요?
(여자가 인상을 찡그린다.)
- 그렇네요…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던 부분이 여기에요.
- 딸이 학교를 가고 싶다고 한 날이었던가?
- 저는 말렸던 거 같은데 하도 가고 싶다고 해서 일단 보냈던 거 같아요.
-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연락을 받았는데…
(여자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 학교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 이게…맞는지 모르겠네요.
- 내가 진짜 그런 말을 들었나? 민하가 그런, 일을…
(여자가 고개를 흔든다.)
- 저는 바로 뛰쳐나갔어요. 어, 그랬던 거 같아요.
- 급히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학교로 달려갔는데...
- 음?
(여자가 고개를 기울이고 중얼거린다.)
- 떠올라요. 맞아요, 그러니까…차를 몰고 가다가...
- 차가, 차...어?
(여자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 선생님, 얼굴이...
- 어디선가 본 것처럼...낯이 익은데.
(여자가 이쪽을 빤히 바라본다.)
(여자가 이쪽을 빤히 바라본다.)
- 혹시 예전에 우리 만난 적이 있었나요?
(화면이 여자의 얼굴을 확대한다.)
(화면이 30초간 정지했다가 다시 축소된다.)
(작은 발걸음 소리.)
(여자가 몸을 휙 돌린다.)
(삑,삑,삑 하는 키패드 소리.)
(여자가 흥분한 얼굴로 벌떡 일어선다.)
- 아, 선생님. 드디어 그이가 저를 보러 왔나 봐요!
-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여자가 빠르게 오른쪽으로 움직여 화면을 벗어난다.)
(화면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무거운 금속 문이 열리는 소리.)
(웃음 소리.)
(희미한 울음 소리.)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굉음.)
(찢어질듯 큰 웃음 소리.)
(침묵.)
(바람 소리.)
(작은 웃음 소리.)
(키가 큰 40대 남자가 화면에 나타난다.)
(화면이 상하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시 중앙으로 고정된다.)
(남자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통화 대기음이 멈춘다.)
"현장2팀장 배중현이다. 집에 오니 와이프가 있었어."
(상대방의 짧은 응답)
"그래, 예전에 교통사고로."
(남자가 주변을 둘러본다.)
"부엌에 냉장고 다 열린 거 말고 특별한 건 없는데."
(상대방의 짧은 응답)
(남자가 고개를 돌려 화면 밖을 바라본다.)
"...사방에서 이 지랄이라고?"
(상대방의 말이 길어지면서 빨라진다.)
(남자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고개를 젓는다.)
"그건 몰라."
(남자가 무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필요하면 거실에 있는 홈캠이랑 스마트 스피커 가져가. 난 나간다."
(남자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오른쪽으로 걸어가 화면을 벗어난다.)
(무거운 금속 문이 닫히는 소리.)
(침묵.)
(침묵.)
(침묵.)
(작은 웃음 소리.)
(화면이 흔들린다.)
(침묵.)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
(화면이 급격히 왼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영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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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형식은 또 어렵네...갤 리젠이 적어서 이거라도 가져옴
이번 글은 좀 난해한데 재미있네
일단 확실한 건 현장2팀장 떡밥이 계속 풀릴거라는 거 정도네
배중현 팀장의 딸 배민하 설희고 다녔음 현재는 죽은듯
난해하다고 해서 해석을 약간 추가함ㅎㅎ
스토리가 주목적이 아니라서 향후 재등장 가능성은 낮음
여자: 병풍이 되돌린 壽 중 하나
여자가 '선생님'으로 호칭하는 대상: 홈캠
'선생님'의 음성이 나오는 곳: 인공지능 스피커
셋째 날 경고음이 나는 곳: 냉장고
아 경고음이 냉장고구나. 인공지능 스피커라서 대화가 좀 부자연스러웠고. 팀장 불쌍하다 가족들 다 죽었는데 이게 그냥 죽은 것도 아니라서 묻어두고 새 삶을 시작할 수도 없네 - dc App
어우 사진 개무섭네..
어쩐지 상담사 말투가 꼭 챗GPT가 할 법한 말들 같네 하고 생각했더니 진짜 인공지능 스피커였네
헐.. 딸도 죽고 와이프도 죽었는데 돌아왔다고 ㄷㄷ
근데 배중현 팀장이 들어오고 나서 사건이 정리는 된 것같은데 무슨일이 있는지 설명이 없어서 상상하는 맛이 있다 - dc App
연재 끝나면 나중에 해설 올려줄 거지? 진심 너무 재밌는데 어려워서 궁금해죽겠어 떡밥회수 못하면 잠 못잘듯ㅜㅜ
신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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