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는 입맛이 없을 때, 비 오는 날, 느끼한 고기반찬이 물릴 때 등 생각보다 자주 떠오른다. 그만큼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익숙한 음식이다.
된장찌개의 재료나 끓이는 방식은 집집마다 다르다. 감자, 호박, 두부, 버섯,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그런데 여기에 '들깨가루'를 넣으면 어떨까.
된장의 짭조름함이 들깨의 고소함과 더해지면서 묵직하고 차분한 맛으로 바뀐다. 입에 감기듯 떨어지면서도 깊이는 살아 있다.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되는 조합이다.
들깨 된장찌개의 조리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평소 끓이던 찌개와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재료 손질도 어렵지 않아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다.
된장찌개에 들깨가루를 넣어야 하는 이유
들깨는 한식에서 오래 쓰인 재료다. 보통 들기름이나 들깨가루로 활용되며, 국물 요리에 들어가면 고소한 맛을 진하게 남긴다. 된장찌개에 넣을 땐 가루 형태가 좋다. 기름보다 입자가 살아 있어 국물에 자연스럽게 퍼지고, 재료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한다.
들깨가루는 국물에 풀렸을 때, 고운 입자가 퍼지면서 점도를 살짝 더한다. 질감이 무거워지진 않지만, 묽지 않게 잡아줘서 찌개에 넣기 좋다. 특히 마늘, 고추처럼 자극적인 재료와 잘 어울린다.
된장찌개에 들깨가루를 넣는 시점은 '가장 마지막'이다. 모든 재료가 익고 국물 맛이 충분히 우러났을 때, 들깨가루를 넣고 살짝만 더 끓이면 된다. 너무 오래 끓이면 들깨 향이 날아가고, 덩어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들깨 된장찌개 레시피 끓이는 법
먼저, 육수를 내야 한다. 물 4컵에 마른 멸치 20마리, 다시마 한 장(10×10cm)을 넣고 찬물 상태에서 끓이기 시작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지고, 멸치는 남긴 채 15분 더 끓인다. 이후 멸치도 건진다.
된장 2~3큰술을 넣고, 국물에 잘 풀어준다. 집된장을 쓸 경우 염도가 강할 수 있으니 간을 봐가며 조절한다. 감자 1개, 애호박 1/2개, 양파 1/4개, 표고버섯 1개, 두부 1/2모, 대파 1/2뿌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감자를 제일 먼저 넣고, 감자가 반쯤 익으면 나머지 채소를 넣는다. 이때 다진 마늘 1큰술, 맛술 1큰술도 함께 넣는다.
모든 재료가 익었다면, 마지막 단계다. 들깨가루 3큰술을 넣고, 중불에서 2~3분 정도만 더 끓인다. 고소한 향이 퍼지기 시작하면 불을 끈다. 그릇에 옮겨 담고, 홍고추 반 개를 썰어 고명으로 올리면 '들깨 된장찌개' 완성이다.
재료, 이렇게 바꿔도 좋다
재료가 없으면, 냉장고 속 남은 채소로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무, 느타리버섯, 콩나물, 단호박 등 어떤 채소든 잘 어울린다. 해산물을 넣고 싶다면 바지락이나 새우가 좋다. 국물이 시원해지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소고기를 넣을 경우, 감자와 함께 먼저 넣고 오래 끓여야 맛이 우러난다.
간이 부족하면 소금이나 국간장을 소량 넣는다. 된장을 적게 넣었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들깨가루도 어느 정도 간을 해주기 때문에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들깨 된장찌개는 취향에 따라 자작하게 졸여 먹어도 좋고, 밥에 말아도 잘 어울린다. 평소 된장찌개가 심심하게 느껴졌다면, 지금 당장 냉장고로 가서 들깨가루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