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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필요한가?

법적 성별 변경이 내 상황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변경 전 알아야할 점들을 모아봤습니다.
아마 법적 성별 변경을 고민하고 계시기에 이 사이트에 들어왔으리라 짐작합니다. 법적 성별 변경은 트랜지션의 '마지막 관문'이나 '종착역'이 아닌, 앞으로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이벤트일 뿐입니다. 성별을 변경한 이후에도 삶은 지속되니까요. 그렇다면 성별 변경이 '지금'의 '나'에게 적절한 선택일지를 고민해봐야겠죠.
자신에게 성별 변경이 필요할지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 법적 성별 변경은 트랜지션의 일부로서, 성별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수단과 방법 중 하나입니다. 어떤 정체성이든, 스스로 생각하기에 성별 변경을 통해 이 불편감이 해소될 수 있다고 느낀다면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성별 변경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계시다면, 그렇다면 '지금' 혹은 언제가 적절할 시기일지도 고민이 되실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적절한 때가 언제인지입니다. 만약 사회적 관계나 직업적 커리어 등 많은 게 축적되고 얽혀 있는 상황이시라면, 혹은 그럴 예정이시라면, 변경하기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은 일찍이 성별을 변경하여 (원치 않을 때 트랜스젠더임이 알려지진 않더라도) 평소에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감추고 사는 생활을 오래 지속하다보면 답답함을 느끼기 쉬워질 것 같기도 하고요. 흔히 '군대'와 '임신'으로 대표되는 성별에 대한 이야기부터, 친밀한 관계에서 어떻게 오픈해야할지까지 많은 고민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한 주제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야 할 테고요.
이곳에서 살펴보게될 기존 사무처리지침에서 언급되는 서류들을 만약 갖추지 못한 경우라면, 사무처리지침의 개정이나 다른 판례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지 지금이라도 넣는 게 나을지도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지금 넣었다가 괜히 '희망 고문'을 당하는 게 아닐까도 걱정도 될 테고요.
아래에서는 법적 성별 변경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해결되는 문제, 여전히 남아있을 문제, 그리고 상황에 따라 고려해야할 부분들까지 정리해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해 볼까요?

성별 변경으로 해결되는 것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과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하여 모든 공문서상 성별 표기가 변경됩니다. 주민등록등초본이나 부동산등기부등본과 같은 공문서, 연말정산 등 세무 관련이나 4대보험( 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변경된 성별과 주민등록번호가 반영됩니다. 또한 은행, 보험, 주식과 같은 금융기관이나 사립학교나 사설자격증 등 민간영역에서도 성별표기와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법적 권리나 의무 역시 바뀌는 부분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트랜스여성은 병역 의무 대상이 되지 않는 반면, 트랜스남성은 전시근로역으로서 민방위에 편입됩니다.

성별 변경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

여학교/남학교 등의 학력 사항 기재

취업 등을 위해 이력서에 출신 학교를 기재할 때, 여학교/남학교 출신인 경우 곤란할 수 있습니다.

법적 동성인 사람과 혼인 불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여전히 혼인을 '남녀의 결합'으로만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동성 부부는 사실혼 관계로도 인정되지 않는 현실입니다. 만약 현재는 이성이지만 성별 변경을 통해 동성이 되는 경우라면, 혼인과 성별 변경 중 어느것이 더 중요할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편 2024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동성인 배우자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였으며, 현재 이성 부부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는 더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별 변경 시 고려점

변경 기록이 남는 문서

공문서 중 기본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병적증명서에는 법적 성별이 변경된 내역이 기재됩니다. 이를 원치 않는다면 주민등록초본의 경우, 발급 시 '전체 발급'을 선택해서는 안 되며, '선택 발급'에서도 '개인 인적사항 변경 내용'에 체크를 해제해야 합니다. 또한 복무 내역이 있는 경우, 법적 여성일지라도 주민등록초본의 '병역 사항'에 해당 내역이 나오게 되니 이 또한 체크를 해제해야 합니다.

직업 경력

경력을 쌓아가던 중 법적 성별이 변경되어 주민등록번호도 변경된 경우, 경력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발급처에 주민등록번호 변경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이를 원치 않는 경우, 기존의 경력은 단절될 수 있습니다.

성별 이분 공간 이용 문제

화장실, 목욕탕, 탈의실과 같은 일상의 성별이분공간을 이용하는 경우 보통 보여지는 외형에 따라 이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성별이분공간은 공간 이용 자격을 확인할 때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우에 따라 성별 변경 시 기존의 성별로 이용하던 곳에서 제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험

의료 보험은 성별에 따라 보장항목이 달라지는데, 성별 변경 후 가입한 사보험에 내 신체(예를 들어, 트랜스남성의 자궁암 치료 보장 등)와 관련된 항목이 없어 곤란할 수 있습니다. 보험 가입 시 보장 내역 및 약관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에도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사보험뿐만 아니라 국민의료보험도 성별에 따라 질병 코드를 입력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적 남성인 트랜스 남성의 자궁 질환 등) 이러한 경우 질병 코드 입력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병원비가 비보험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출생신고 시 부모 기재

이미 자식이 있는 경우와, 새로 낳는 경우로 나눠 설명합니다.
자신의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에는 그가 미성년자인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2011년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 변경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으나, 2023년 이 판단을 변경하여 ‘미성년자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별 변경을 허가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보았을 때 지방법원에서는 미성년자 자식이 있는 경우 그와의 관계 등 여러 상황을 살펴본 후 허가 시 그에게 불이익이 크다고 보면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법적 남성이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아동 인권의 측면에서 출생 신고 자체가 불가하지는 않을 것이나, '모'의 기재는 담당 공무원 등에 따라 어떻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실정입니다.

성별 재변경 가능성

현재까지 법원은 이분법적 성별을 전제로 법적 성별이 유동적으로 바뀌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판사들이 성별 변경을 허가할 것인지 판단할 때, 당사자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미래에 뒤바꿀 가능성은 없는지를 염려하여 보수적으로 판단합니다. 아직 성별 변경 후에 다시 변경 신청을 하여 태어날 당시의 지정 성별로 재변경을 하거나 기각당한 사례가 확인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