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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인어가 살던 강가, 여름 햇빛의 빛나는 나날 속.
어렸던 우리는 아름다웠다.
개구쟁이 우리는 여름만 되면 강으로 달려갔다.
다슬기를 따고 가재에게 꼬집혔다.
묵직한 소쿠리를 들고 발에 눌리는 물의 감촉이 마냥 즐거워서.
친구야, 너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니.
텀벙이며 뛰었다.
매끈매끈한 조약돌이 발바닥을 푹 쑤셔도 아프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뛰어갔다.
어라, 불현듯 네가 멈췄다.
나는 따라 멈춰 너의 시선을 따라갔다.
아주 아주 큼직한 통발.
사람 둘은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넓고 깊은 통발이 급류가 흐르는 턱에 놓여있었다.
철조망으로 엮은 엉성한 통발은 작은 고기들이 쉬이 지나갈 수 있었다.
저건 무얼 잡기 위해 있는 걸까.
애초에 저렇게 물살이 빠른 목에는 통발을 놓지 않는다고.
우리는 그날 노을이 뉘엿뉘엿 내려앉을 때까지 자리에 쪼그려 앉아 통발을 지켜보았다.
축축한 샌들을 처벅이며 돌아가던 길.
너는 그렇게 말했다.
인어잡이 통발 아니냐?
그거 일리가 있는 말이구나.
그렇게 틈이 큰 통발은 사람 정도 되어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본 적 없는 인어를 상상하며 여름 공기의 따스함을 즐겼다.
그 여름. 우리는 매일같이 통발을 보러 갔다.
당연하게도 인어는 본 적 없었지.
그런데 참 이상하지, 그날의 비릿한 향취 남은 기억은.
여느때와 같은 날. 다를 것 없는 걸음.
우리의 사그라지던 기대에 새로이 불을 지핀 것은 어떤 흔적이었다.
철사에 걸려있던 반짝이는 비늘, 채 쓸려가지 않은 혈의 물거품과 그 자국들이었다.
철 없고 용감했던 우리는 돌들을 밟고 통발로 향했지.
마침내 네가 틈에 손을 넣고 비늘 조각 두 개를 끄집어낸다.
예뻤다.
빛을 받으니 오색을 띠던, 두께감 있는 엄지만 한 비늘.
매료되어 이리저리 돌리며 멍하게 보고 있자니.
햇살이 눈 부시기도 하여 주머니에 담아놓았다.
우리는 진짜 인어를 보고 싶어 용을 썼으나 그 통발에 다시 비늘이 걸리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강물처럼 속절없이 흘렀고 백 하고도 스무 장의 달력 페이지를 떼어낼 즈음 우리는 어릴 적의 친구로 남았다.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영롱한 색깔을 자랑하고 있는 비늘이었다.
손에 꼭 쥐면 따스하고 맥동하는 것 같은 비늘은 여름의 기억을 상기시켜주었다.
여름의 냄새가 났다.
해가 뜨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친구야, 정말 오랜만이다.
무슨 일로 날 불렀니.
우리 인어를 다시 기다리지 않으련.
터무니없고 바보와 같다.
하지만 나는, 우리는 그 말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책에 처박고 탁한 방에 고여가던 우리는 여름날 햇빛의 기억이.
금빛 물거품의 모험담이 절실했을지도 모르겠다.
매끈매끈한 조약돌들이 샌들 너머 발바닥을 쑤셔대는 통에 퍽 아팠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갔다.
불현듯 네가 멈췄다.
나는 따라 멈춰 너의 시선을 따라갔다.
다시 찾은 강에는 여전히 철조망 통발이 있었다.
이제는 녹이 슬어 푸르고 붉게 얼룩진 통발.
어쩌면 좋겠냐.
기다리자.
하루종일. 이제 밤 정도는 샐 수 있으니까.
우리는 비늘을 만지작거리며 멍하니 강을 바라보았다.
고기들이 비웃듯 통발을 지나쳐 헤엄한다.
우중충한 하늘에도. 무성한 이파리에 에워싸인 칠흑에도.
마치 태양이라도 쥔 양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눈두덩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꿈결로 떠났던가.
인어를 본 것만 같았다.
노을색 비늘이 참 예쁘구나.
너는… 그래, 정말로 상상한 그대로구나.
아득하게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여기 있어라, 나 찾지 말고.
나 인어 보러 간다.
행복감에 겨워 눈을 뜨니 너는 없었다.
친구야, 어디를 간 거니.
대답은 없고 통발은 달각거린다.
철사에 걸려있던 반짝이는 비늘, 채 쓸려가지 않은 혈의 물거품과 그 자국은.
네가 앞장서 밟아갔던 돌들을 밟고 통발로 향했다.
마침내 네가 손을 넣었던 틈에서 비늘 조각 한 개를 끄집어낸다.
차갑구나.
세월은 싸늘하게 흘러가 또다시 달력 한 더미를 썰어낸다.
기억은 흐려져도 비늘 하나의 만들어진 전설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너를 잊지 못한다.
부품처럼 돌아가는 나. 부품의 나날.
썩은 녹빛처럼 단칸방에 고여간다.
쓰레기 같은 음식과 퀘퀘한 거적을 두르며 또 살아간다.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삶의 수순이 아닌가.
무료함에 안주하는 것이 삶의 보람 아닌가.
그리 생각하던 나의 츄리닝 주머니에 무언가 서늘한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빛과 온기를 잃은 은색의 비늘 두 개.
모험의 다음 장을 부추기듯, 비늘들은 내 시선에 들어가려 애를 쓴다.
거무튀튀한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
오늘은 기록적인 폭우가 될 거란다.
매끈매끈한 조약돌들을 맨발로 부득부득 걸어갔다.
나는 멈춘다.
고개를 돌리면 그 풍경일 터이다.
다시 찾은 강에 통발은 없었다.
결국 쓸려간 걸까. 아니면 누군가 거둬간 걸까.
정말 바보와 같은 모험담이 아닐 수가 없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는 아직도 노을 금색의 그 강에서 살고 있구나.
손 안에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곧 울어버렸겠지.
비늘의 박동이 다시금 느껴진다.
내 심장도, 함께 뛰기 시작한다.
우레와 빗줄기도 그것을 방해하지 못해
인어다.
인어를 잡아야 한다.
친구야, 이제야 이해했다.
너는 그걸 나보다 일찍이 깨달았구나.
우산을 팽개치고 뛰었다.
텀벙이며 뛰었다.
매끈매끈한 조약돌이 발바닥을 푹 쑤셔도 아프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뛰어갔다.
허물어진 철사 울타리를 한 다발 쥐어 뜯어가자.
이미 손에서 울컥 솟는 붉음은 나의 상관이 아니었다.
너덜거리는 발은 중요하지 않았다.
인어다.
인어를 잡으면 된다.
우리의 황금색 강을 통째로 삼킨
인어를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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