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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ㅇㅇ지역 괴담 사례 - 낙하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12 15:46:17
조회 898 추천 3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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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다...

떨어진다...

끝도 없이 떨어진다...

...


"헉!!!"


놀라는 소리와 함께 갑작스럽게 잠에서 깼다. 다급히 시계를 보니 세시 반. 아직 일어날 시간이 아니다.

요 며칠 새 계속 이런 식으로 잠을 설쳤다.


"아 미치겠네."


아직도 몸에 떨어지던 감각이 남아있다. 여름 방학 때 번지점프를 했던 것이 후회된다.

그때의 감각이 몸에 남아서 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으니까.

다시 눈을 감았으나, 한참이 지나도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오히려 눈을 감은 덕분에 아파트 단지의 아주 작은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다.


아기가 칭얼대는 소리, 익숙한 멜로디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노래, 누군가가 싸우는 소리.

평소였다면 들리기는 커녕 이런 소리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아주아주 작은 소리들이 지금은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심지어 새벽에 공사라도 하는지 '퉁'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느껴졌다.


사실 실제로 들리는 소리인지도 분간이 안갔다. 그저 잠에 들지 못해 환청이 들리는 것은 아닌지.

사람은 모든 소음이 차단된 곳에서는 임의적으로 환청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혹시 자신도 그런 상태인 것이 아닌가, 하는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일 학교 어떻게 가냐."


하필 일어나도 애매한 시간에 일어나는 바람에 잠에 들어도 걱정, 못들어도 걱정이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있으니 갈증만 느껴지고 잠은 더더욱 오지 않는다.

결국 포기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혹시라도 자신이 내는 소음에 부모님이 일어날까봐 조심하며 냉장고를 열고는 작은 생수병을 꺼냈다.


-딸깍


생수병을 여는 소리조차 크게 느껴진다.

갈증을 채우고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리니, 안방의 문이 열렸다.


"화성이니?"


그의 엄마가 깬 모양이었다.


"아. 자다가 목말라서요."


별다른 답이 없는 엄마를 뒤로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어차피 잠을 자기는 그른 것 같으니 유튜브나 보자는 심정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한참동안 쇼츠를 보다보니 어느새 여섯시.

차라리 지금 씻고 학교 갈 준비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일어나서 불을 켜고 나갔다.

안방 문이 닫혀있는 것을 보니, 다시 주무시는 모양이었지만. 어차피 부모님도 조금 있으면 일어날 시간이니까.

자신이 씻는 소리에 깬다고 해서 나무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화장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시작했다.

한참을 멍하니 칫솔질을 하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뭘까? 과연 그가 뭘 놓친 것일까?

양치질을 끝내고 세수를 하는 도중 기억났다.


집에 왜 누가 있지?

아빠는 출장을 갔고, 엄마는 외할머니 댁에 간다고 했다.

안방에 누가 있는거지?


---


"그게 지각한 이유야?"


"아뇨 선생님. 진짜 새벽에 누가 집에 있었다니깐요."


"그게 지각이랑 무슨 상관이야. 새벽부터 일어나 있었으면 오히려 더 빨리 학교에 왔어야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에서 도저히 씻을 수가 없었는걸요."


"그럼 주방에서 씻으면 되잖아. 거긴 물 안나와?"


"...아."


생각해보니 그렇다.


"너 벌점."


"아아!!"


역시 통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정말 무서웠는 걸. 억울한 마음에 교실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투덜대니, 돌아오는 반응이 이상했다.


"새벽에 쿵소리 들었다고?"


"그냥 별 소리가 다 들렸어."


"너네 아파트 단지에서 누가 떨어졌다던데. 새벽에 그것 때문에 구급차 오고 경찰 오고 막 장난 아니었어."


"어?"


"여섯시에 씻으러 간거면 그 소리들이 안 들렸을리가 없는데? 뭐 꿈이라도 꾼 것 아니야?"


친구의 진지한 말에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어서 옆을 돌아보니, 주변의 모두가 비슷한 반응이었다.


"뭐야, 몰카야? 너희들 모두 짰어?"


"뭘 짜, 병신아. 너 하나 속이려고 구급차를 부르냐?"


"진짜 구급차랑 경찰이 왔다고?"


"아, 진짜라니깐. 너 이따가 집에 갈 때 304동 근처에 가봐. 사고 표시 없으면 만원 준다."


"하, 씨. 진짜인 것 같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친구가 이야기에 끼어든다.


"그러고 보면 너네 아파트 이상해. 얼마 전에는 1단지에서 페인트 칠하던 아저씨가 떨어져서 죽었다며.

그리고 얼마 있다가 2단지에서 누가 투신했었고. 이번엔 3단지에서 사람이 또 떨어졌다고?"


"어? 그러네. 무슨 단지마다 사람이 죽냐. 야, 다음은 4단지인가?"


"에이 설마. 근데 진짜 이정도면 4단지는 되게 조심하겠는데. 혹시 모르니까."


다들 흥미진진한 이야기인 듯 말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ㅁㅁ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웃어넘길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야, 그만해. 무서워."


"그래. 그만하자. 무서워서 학교도 지각한 애 앞에서."


"그만해라 진짜."


---


그러나 그 무서움도 오래가지 않았다.

친구들과의 내기 농구 한번이면 집에서 헛것을 본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된다. 심지어 부모님도 집에 모두 돌아오신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게 헛것이 아니라 귀신이라도 뭐가 대수인가. 어차피 귀신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는데.


"그 이야기 있잖아. 귀신이 날 죽여서 내가 귀신이 되면 결국 서로 귀신인 상태로 만나는건데 얼마나 뻘쭘하겠냐고."


친구가 내기로 얻어낸 햄버거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래.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데. 괜히 집에 너 혼자 있으니까 불안해서 무서웠던거지."


"엄마 아빠 없다고 바로 무서워하는거 웃기네."


그 말에 모두 낄낄거린다. 화성이 본인이 생각해도 어이없긴 했다.


"아, 맞다. 그 이야기 들었어? 저기 주택가에 있던 무당집. 거기 누가 이사왔다는데?"


"어떤 미친 사람이 거길 들어가?"


"외지 사람이래. 동현이네 엄마가 공인중개사잖아. 그쪽 부동산 사장님한테 들었대."


"와. 귀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무당이 죽은 집을 어떻게 들어가지? 모르니까 들어갔겠지?"


"그런거 말을 해 주겠냐. 일본은 사건사고 매물이면 다 고지해야한다더만. 우리는 그런 거 없잖아."


무당이 목매단 집에 들어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아니, 무당을 떠나서 사람이 그렇게 죽은 집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집에 들어간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너네는 집으로 가는 길에 거기 지나가지 않아? 누가 들어왔는지 슬쩍 보고 가."


"아냐, 얘네 거기 돌아서 간지 좀 되었어."


"이젠 사람도 이사왔는데 뭐 어때. 이젠 안돌아가도 되겠네."


원래 화성이 같은 ㅁㅁ아파트 단지에 사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앞 주택가를 지나서 다녔었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었으니까.

거기가 무당집이었다는 것도 그래서 잘 알았다. 모를 수가 있겠는가. 깃발도 걸고 간판도 걸고 아주 요란하게 '여기가 무당집입니다' 하고 있는데.

심지어 그 집은 지역에서도 꽤나 용하다는 곳이어서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 무당이 집에서 안좋은 선택을 한 후, 집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누가 우는 소리라던가, 꽹과리 소리라던가, 방울 소리라던가. 혹은 누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알고보니 집이 빈 것을 알고 무단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낸 소리이기는 했지만. 물론 몇몇 소리는 누가 낸 것인지 불분명 하기도 했다.

그러니 돌아서 다녔던 것이다. 귀신이 아니더라도 괜히 노숙자나 가출한 애들과 마주쳐서 문제가 생길까봐.


"그럼 오늘 시험삼아서 가 봐. 잘됐네. 마침 쪽수도 많고."


누군가가 이사를 왔다면 더이상 돌아갈 필요가 없긴 했다.


"그럴까?"


---


"그게 여자 혼자 사는 집을 기웃댄 이유라고?"


집주인이라 밝힌 여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학생들에게 되물었다.


"죄송합니다. 누가 이사왔는지 궁금했어서..."


"요즘같은 세상에 그러다 신고당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죄송합니다..."


덩치에 맞지않게 어깨가 늘어져서는 온몸으로 죄송하다고 표현하는 학생들을 보니 더이상 화낼 마음이 들지가 않았다.

사실 이 아이들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오랫동안 모를 이야기이기도 했으니,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다.


"무당집이었단 말이지?"


"네..."


"어쩐지 도배랑 장판을 너무 깔끔하게 새로 했더라니."


자세히 둘러보니 보이긴 했다. 어떤 간판 같은 것이 오랫동안 붙어있었던 것 같은 흔적이라던가, 마당 창살에 미처 다 제거되지 못한 색깔천의 일부라던지.

지나치게 싼 집값도 그래서였으리라. 이런 곳에 들어올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 자신같은 외지인이 아니라면.


"뭐 상관 없긴 한데. 어쨌든 알았으니까 가 봐."


"네. 죄송합니다."


"오냐."


자신에게 끝까지 꾸벅거리며 사죄하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냥 귀여워보였다.

그 모습에 잘가라고 손을 한번 흔들어주고는 핸드폰을 꺼냈다.


"네, 법사님. 혹시 언제쯤 오실 계획이세요? 저 방금 재밌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네? 무슨 이야기 말입니까? 내가 뭐 잘못한게 있었나...?


"아뇨, 법사님 말고. 아니 왜 알아서 제 발을 저리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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