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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ㅇㅇ부대 괴담사례 - 허주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02 05:33:44
조회 1569 추천 4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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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관은 군복무 2년, 병사 휴대폰이 허용 안 된 세계관입니다)


엄마. 집에 별일 없지?


우리 부대는 갈수록 이상해지는 것 같아.

선임들이 귀신을 봤다고 하질 않나, 이상한 현상을 겪었다고 하지를 않나.

얼마 전에는 선임 하나가 귀신 봤다고 총을 쏘는 바람에 난리가 났었어.

실탄은 아니고 공포탄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진짜 장난 아니었어.


심지어 옆 부대에서는 실연 당해서 죽으려고 했었데.

거기도 공포탄이 발포된 덕분에 생명은 건졌다고 하는데,

공포탄도 가까이에서 맞으면 진짜 위험하거든.


간부들도 예전하고는 다르게 우리를 조심스럽게 대하는게 느껴져.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옆 부대에서 우리 부대로 전입을 왔거든?

근데 얘가 뭐 귀신본다 어쩐다 그러면서 왔다는거야.

지금 보직도 애매하고 근무도 안서고 맨날 취사 지원만 나가.

행보관님도 어떻게 처리할지 골치가 아픈가봐.


나랑 2주 차이나는데, 하필 내가 딱 달로 끊어져서 나랑 동기더라고. 걔가 말 군번이라서.

근데 내가 얼마 전에 불침번 서는데, 얘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안나오는거야.

그래서 살짝 들어가봤거든.

근데 변기칸 안에서 혼자 뭐라뭐라 중얼거리고 있더라고.

너무 무서웠어. 귀신까지 보는 애라니까 더 무서운거 있지.


이야기 듣기로는 나 다음 불침번들이 걔가 자리로 돌아가는걸 확인했다는데,

그럼 한시간 넘게 화장실에서 그러고 있었다는 이야기잖아.


요즘 밤마다 하나님께 기도올리고 주기도문 외우는게 생활이 되었어.

밖에 있을 때는 교회 안가겠다고 그렇게 생떼를 썼는데, 이제는 십자가 없으면 잠이 안 와.

진작에 엄마 말 듣고 교회 좀 나갈걸.


어쨌든 혹시라도 면회 올 수 있으면 꼭 미리 연락해줘. 미리 말해서 외박이라도 나가게.


진짜 아들이 간절하게 기다릴게, 엄마.


---


분명 정재훈 이병의 면회를 온 사람들이건만, 정작 정재훈 이병과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행보관님과 부대를 한번 둘러보고, 포대장님과 면담하고, BOQ에 내려간 이후에 아주 잠깐 얼굴 보고 헤어졌으니.


"정말 일만 하러 오신 분들이셨나 보네."


김재훈 병장이 담배를 태우며 말했다. 그러자 옆에서 같이 과자를 먹고 있던 이성주 병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확실히 진짜 무당들 같긴 하더라. 분위기가 남달라."


"근데 가기 전에 할머니가 뭐라고 하고 가신 겁니까?"


"아아. 그거?"


노파와 사내가 부대를 떠나기 전, 다시 마주친 이성주 병장에게 뭘 쥐어주면서 말했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말여, 피해갈 수 없는 데서 원수 같은 놈이랑 딱 마주칠 때도 있는 거여.

근디 그런 상황에 부딪히면, 꼭 세 번은 생각해야 혀.

어무이 생각하고, 아부지 생각하고, 그리고 너 자신도 생각해 봐야지.


그래도 화를 안 낼 수 없으면, 그땐 냉정하게 내야 되는 거여.

걔가 뱀이라면, 너는 고양이여.

니가 침착하게 움직이면, 괜히 일이 커질 일은 없을겨"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은 작은 염주였다.


"너 지금까지 귀신이든 뭐든 간에 별일 없었지?

그건 좋은 일이여.


그래도 혹시 모르니깐, 이거 꼭 몸에 품고 다녀.

그러면 더 좋을 거야."


이병장은 자신의 손목에 찬 염주를 보며 대답했다.


"그냥 뭐... 덕담 같은 거였지. 말년에 성질머리 조심해라~ 뭐 그런 이야기."


"용한 무당이시네. 우리 이성주 병장님 성격 안 좋은건 어떻게 아시고."


"응. 내가 언젠가 널 저기 계양대에 매달고 말거야."


"그나저나 BOQ에는 왜 가신 거지? 재훈아, 뭐 아는 거 없냐?"


옆에서 같이 담배를 피고 있던 신병도 자세히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굳이 거기까지 가신 거면 BOQ에 있던 괴담을 해결하러 가신 것 아닙니까?"


"아 그거?"


가능한 이야기였다.


"근데 거기만 나오는 거 아니잖아. 근데 BOQ만 보고 가도 되는 건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상태만 확인하러 오셨을 수도 있습니다.

굿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준비할 것도 많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아 그래? 하긴 굿 할 때 올라가는 음식들도 구해야 할 거고."


---


대대장과의 통화를 마친 포대장이 자리에 앉았다.


"그 부분은 잘 처리하겠다고 하십니다. 다만 부대가 이전하는 경우를 걱정하시더군요."


"부대 이전이요?"


"네. 아무래도 군복무 인원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부대들이 통폐합 되거나 재배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노파가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넓은 땅에 그런 데가 한두 군데였겄어? 그런 때가 오면야, 순리대로 흘러가게 돼 있지.

자네덜은 괜히 먼 일 걱정 말고, 지금 여기 있는 동안 뭘 어찌할지만 생각혀.."


"부대가 이곳에 존재하는 동안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이걸로 결정 난 거지. 오늘은 아랫채에 붙은 여자 하나만 처리허고, 담에 다시 오지 뭐."


노파의 말이 끝나자 이번엔 사내가 말을 이었다.


"근무를 교대하면, 행정반에 들르죠? 복귀 신고도 할거고."


"그렇습니다."


"좋네요. 제가 여기에 살짝만 비방을 치고 가겠습니다."


"음. 어떤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병사들에게 장난질 치지 못하게 임시방편을 하는 겁니다. 다음에 올 때까지는 큰 사고가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문제인데..."


"말씀하시죠."


사내가 조금 난처한 듯이 말했다.


"장사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이 들어갑니다. 심지어 터주신을 모시는 굿을 하려면 금액이 좀 들어갑니다."


"비쌉니까?"


"인건비와 음식값과 출장비를 생각하면, 적은 금액은 아니죠."


그 말과 함께 주머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 포대장에게 건낸다. 종이를 확인한 포대장의 얼굴은 의외로 담담했다.


"괜찮습니다. 상정한 금액 안쪽입니다."


"이게 안쪽이라고요?"


그러자 노파가 피식 웃는다.


"어디다 잘못 물어봤다가 바가지 단단히 썼나 보구만."


"대대장님이 알아보신 모양입니다. 뭐, 어쨌든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


어느새 해가 저물 시간이 되었을 때, 온 몸이 땀으로 젖은 노파가 사내의 부축을 받고 부대를 나서고 있었다.


"아이고, 힘들다야. 생각보다 질긴 여자였구만. 자네 없었으면 나 혼자선 힘들 뻔했네."


"그러게요. 저도 저렇게 끈질긴 영가는 오랜만입니다. 무슨 사연이 그렇게 많았을까요."


"강원도 산골에 사연 없는 귀신이 어딨겄어? 다 지 욕심이랑 한이 남아서 그런 거지. 그래도 사람한텐 해꼬지는 안 했더만."


"맞는 말씀입니다."


사내는 낄낄 대며 담배에 불을 붙인다. 노파도 자연스럽게 담배를 물고는 사내에게 불을 받았다.


"터주신이 쉽게 오시겠습니까?"


"요즘 시대에 터 잃고 떠도는 터주신이 얼마나 많겄어.

지 대접해준다 기다리는 분들, 생각보다 훨씬 많을 테니께 그런 걱정은 말아."


시대가 변하고 현대화가 되면서 점차 토속 신앙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갔다.

신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자신들을 기억하고 믿는 사람에 비례한다. 특히 마을신이나 가택신은 더더욱 그러했고.

아파트를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변했듯, 신도 변하고 변화를 받아들였다.


"청주에 사는 동생이 그러더군요. 시대가 변하면서 가장 신난건 구천에 떠도는 영가들 밖에 없다고."


담배를 한모금 빨면서 노파도 그 말에 동의했다. 어쩌면 자신들도 이미 지나간 시대의 잔재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병을 앓는 사람은 항상 나오고, 신내림을 받는 사람도 항상 나온다.


"신난 귀신들이 신 행세를 하려 드니께, 허주 받는 무당들이 자꾸 늘어나는 거지."


시대는 변화하는데, 신을 받는다는 사람은 더 많아졌다.

오히려 진짜 신을 모셔야하는 제자들은 더 깊이 숨고, 얼굴만 믿으며 연기하는 엉터리들이 더 판을 치는 세상이다.


"허주를 받은 무당을 만나 보셨습니까?"


"만나봤지. 아주 골치 아프더라고. 옳고 그른 걸 몰르니께, 그냥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악부터 써.

게다가 터도 없이 떠도는 것들이라, 성질 한번 뒤틀리면 금방 도망가 뿌니까 따라붙기도 힘들어."


사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저도 그랬습니다. 살을 날리는데 주저함이 없더군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니, 쉽게 그런 짓을 하는 거겠죠."


"어린 것들 손에다 칼 쥐여준 거랑 다를 게 없지."


"휘두르는데 주저함이 없죠."


무당은 살을 날리지 않는다. 저주를 내리지 않는다. 애초에 순리에 역행하는 짓을 허락하는 신이 있을 리 없다.

그것을 허락한다면 그것은 이미 신이 아니고, 그것을 모시는 것은 이미 무당이 아니다.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다면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에게 왜 살을 날리지 않겠는가. 왜 그들을 그냥 방치하겠는가.


모든 것은 주고 받음이다. 절대적으로 나만 얻는 이득이란 없다. 상대만 받는 손해란 없다.

살을 날렸으면 그만한 업을 자신이 져야 한다. 저주를 건다면 그 한을 모두 받아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이치임에도 허주 잡신을 받아들인 무당들은 이것을 모른다. 그들에겐 허주가 신이고 돈이 권력이다.


사내 또한 무력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어째서 우리는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고 항상 일을 당한 이들이 찾아오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매번 한발 늦어서 사람들의 고통을 방치하는가.

그러나 알고 보면 신들은 자신들에게 은근히 알려주고는 했다. 그저 삶 속에서 제자들이 지나쳤을 뿐.

그래서 기도하고, 공부한다. 더 빨리 알아치리길 기대하며.

지금도 그러하다. 왜 갑자기 대화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가? 어쩌면 신들은 우리가 알아차리길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부대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서며 군인 두 명이 내린다. 그 중 한 명을 보며 사내가 말했다. 그러자 노파도 고개를 끄덕인다.


"보살님. 저 놈 같습니다."


"허주 잡신 부리는 놈이었구만, 그려."


느껴지는 기운이 만만치 않다. 얼마나 많은 귀신들을 먹고, 부렸을까. 얼마나 많은 장난질을 치며 사람들을 괴롭혔을까.


"받드는 놈은 애송이인데, 붙어 있는 놈이 만만찮네 그려."


"그래도 저 안에서 도망갈 일은 없으니 다행입니다."


"담에 올 땐, 저놈은 꼭 목을 쳐놔야 쓰겄어."

추천 비추천

42

고정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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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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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ren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오늘, 내일은 춘천에 다녀와야하는 관계로 업로드가 없습니다.
    더 좋은 방향을 생각하며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

    06.02 05:34:42
    • ㅇㅇ(123.215)

      조심히 갔다와ㅋㅋ 다녀와서 쉬고 더 맛있는거 부탁해!

      06.02 13:27:51
  • ㅇㅇ(220.89)

    잘 보고 있습니다

    06.02 13:03:26
  • ㅇㅇ(202.8)

    주말동안 모인것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06.02 14:11:12
  • ㅇㅇ(211.234)

    잘 다녀오고 다음편 기다릴게

    06.02 17:04:49
  • ㅇㅇ(175.120)

    제자들이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부분에서 크리스트교랑 불교 떠오르네
    신앙이란 게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어

    06.02 18:01:41
  • 피카츄도알지못하는사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삼포에서 본부포대로 옮겨갔다던 신병이 범인인가봐요

    06.02 18:25:2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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