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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ㅇㅇ부대 괴담사례 - 신병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29 14:40:10
조회 1525 추천 38 댓글 9
														



---

(이 세계관은 군복무 2년, 병사 휴대폰이 허용 안 된 세계관입니다)


큰누나 나야.


다음달이 예정일이라면서? 벌써 그렇게 되었네.

애가 안생긴다고 그렇게 걱정하더니

어떻게 나 입대하자마자 바로 성공했어?


혹시 내가 문제였던건가?

농담이고.

매형은 요즘 별일없어?

이제 아빠가 되니까 많이 좋아하지?


안그래도 어제 엄마랑 전화했는데 누나 걱정 많이 하더라.

그래도 누나가 워낙 튼튼하니까 순산할거라고 말하긴 했는데

사실 나도 걱정되긴 해.

너무 고생하지말고 순산했으면 좋겠다.


참. 작은 누나 소식은 들었어?

아직도 연락 없어?

나 입대할 때 한번보고 여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더라.


어쨌든 다들 많이 보고 싶다.

누나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면 보려고 일부러 휴가도 미뤘어.

그때 얼굴보고 많이 이야기하자!


---


며칠이 흘렀다.

여전히 헛것을 보는 병사들도 있었고, 귀신을 보는 병사들도 있었고, 아무 일 없는 병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경계 근무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최대한 무시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무시한다고 무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병사들의 사기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던 어느 날.


-행정반에서 전달합니다. 하나포, 둘포, 삼포 분대장. 행정반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하나포. 둘포. 삼포. 분대장은 지금 즉시 행정반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전달 끝.


행정반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왔다.


"단결 병장 이상재 행정반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단결 병장 김재훈 행정반에 용무있어서 왔습니다.", "단결 상병 송지섭 행정반에 용무있어..."


"야, 야. 한번만 해."


분대장들이 연달아 들어오자, 행보관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자. 신병이다. 하나포, 둘포에 한 명씩. 삼포에 두 명 데리고 가라."


분대장들의 눈치싸움이 시작 되었다. 하나포와 둘포 분대장이 재빠르게 각각 점찍은 신병의 손을 잡았다.

삼포의 분대장은 아무래도 짬이 밀리다보니 자연스레 남는 두 명을 데리고 나간다.

인원이 충원된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특히 남는 인원이 많을수록 포를 방열할 때 고생을 덜하게 된다.


"참, 재훈아."


"병장 김재훈."


"걔는 군대 좀 늦게 왔으니까 잘 챙겨줘라."


그 말에 김병장이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신병을 바라본다.


"얘 말입니까?"


"이병, 정! 재! 훈!"


"뭐야. 너도 이름이 재훈이야? 너 나이가 몇이냐?"


"스물 넷입니다!"


"..."


그 대답에 잠시 말을 잃었던 김병장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어... 여기선 나이대우 없는거 알지?"


"네, 그렇습니다!"


"...일단 가자."


---


이성주 병장이 멍한 표정으로 휴게실에 앉아 있다.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데도 신경쓰이지도 않는 것 같았다.


"이성주 병장님? 왜 여기서 이러고 계십니까? 담배도 안피우시면서?"


삼포의 윤도영 상병이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그를 발견한다.


"졌어..."


"잘 못 들었습니다."


"시발 냉동빵 졌어... 내기를 하는게 아닌데..."


"아."


그제서야 왜 멍하니 앉아있는지 알 수 있었다. 멍하니 있는게 아니라 허망하게 있는 거였다.


"근데 왜 PX에 안가고 여기 계십니까?"


"차마 애들이 내 카드로 계산하는 장면을 볼 수가 없어서."


"아이고. 가만보면 이성주 병장님도 참 많이 사주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주는 걸로 보이냐?"


"하하. 뭐 결과는 같지 않습니까?"


"나 저번에 행보관님이랑 내기하다가 털렸단말이야."


"와. 복지관이 따로 없네. 이성주 병장님이 복지관입니다."


어느새 얼굴을 감싸쥐고는 알수없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상병이 문득 깨닫는다.

지금이다. 지금 PX를 간다면 냉동을 얻어 먹을 수 있다. 지금 가야한다!


"그러고보니 너네 신병 들어왔다며."


조금 더 전에 갔어야한다. 지금은 늦었다.


"그렇습니다. 본부로 넘어간 애 보충이랑 임하준 병장 보충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직 남아있는데 벌써 떠난 사람 취급 하는거냐?"


"근무도 안들어가는데 없는거나 다름 없는 것 아닙니까?"


"말출이 언제였지?"


"이틀 뒤입니다."


"진짜 곧 가네."


윤상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히 맞장구치고 PX로 도망갈 생각이었다.


"자꾸 PX가려고 엉덩이 들썩거리지마. 어차피 애들이 부르러 올텐데, 같이 가."


"아. 들켰습니까?"


"너네들 생각이야 뻔하지."


그제서야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편하게 앉는다.


"참. 재밌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둘포에 들어온 신병 있지 않습니까. 나이 개많은."


"많아봐야 두세살 차이지."


"스물 넷이랍니다."


"오우. 그게 재밌는 소식이야?"


"걔 신병 앓느라고 군대 늦게 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예민한 정보다.


"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아까 행정반에서 총기반납하는데 포대장님하고 행보관님이 이야기하시는거 살짝 들었습니다."


"다른 애들도 들었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귀가 좀 좋지 않습니까."


확실히 귀가 좋은 편이긴 했다.


"그래. 너만 들었다고 치고, 또 누구한테 말했어?"


"지금 바로 내려온거라 아직 이야기한 사람 없습니다."


"그럼 입 다물고 있어. 이유는 알지?"


"...아. 알겠습니다.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 멀리서 '이성주 병장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너도 먹으러 가자."


"어, 그래도 됩니까?"


"어차피 먹으려고 했잖아. 그리고 내가 사는건데 뭐 어때."


---


신병의 대답을 들으며 김재훈 병장의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럼 신내림을 받아야한다고?"


"지금은 아닙니다. 누름굿으로 눌러놓아서 괜찮습니다."


"그럼 너도 막 귀신보고 그러냐?"


"가끔 보이기는 하는데 예전처럼 그렇지는 않습니다."


"...허어. 혹시 야간 근무 서는데 지장 없겠어?"


"괜찮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그런건 밤낮을 가리지 않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다니, 무슨 말이야?"


그 말에 신병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한다.


"그런게 보이는 사람은 밤에만 보인다던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잠깐잠깐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은 밤에 보이지만, 이미 영안이 트인 사람은 시간대와 상관없이 보게 됩니다."


하긴 공포 영화에서도 낮에 귀신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어쨌든, 야간 근무를 서는데는 상관 없다는거지?"


"그렇습니다."


"어휴. 다행이다. 요즘 안그래도 부대가 흉흉해서. 그래. 그럼 군생활에 지장 없는 걸로 알게."


"감사합니다."


김병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병과 같이 상담실 밖으로 나온다. 나이가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마인드가 괜찮은 형(?)이다.

사실 나이보다도 귀신을 본다는 것에 더 부담이 되었지만, 면담을 해보니 오히려 덤덤한 듯 했다.

얼마전에 본부로 넘어갔던 그녀석과는 다르게.


"아, 그러면 너도 잘 아는 무당이 있고 그래?"


"네. 몇 분 알고 있습니다."


"어... 그럼 혹시 귀신 안보이게하는 부적 좀 얻을 수 있냐? 친구한테 부탁했는데 본인이 직접 와야한다더라고."


"혹시 죄송하지만 귀신 보십니까?"


신병의 질문에 고개를 젓는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본 적은 없다.


"아니. 근데 혹시라도 볼까봐."


"그렇게 쉽게 보이는게 아니니까 괜찮을겁니다."


"요즘 부대가 좀 흉흉한게... 어차피 나보다 형이고 그쪽은 더 잘 아는 것 같아서 말할게.

최근 들어서 자꾸 여기저기서 귀신을 봤다던가 헛것을 봤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좀 무서워서 그래."


"아. 알겠습니다.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응. 내가 꼭 가야할 필요는 없는거지?"


"그렇습니다. 부적 대신 받아가는 일은 흔하게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신병이라면 귀신을 봐도 상관없을 것 같다. 오히려 궁금한걸 더 많이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귀신이 왜 무서운가. 몰라서 무서운거 아닌가. 알면 좀 덜 무섭겠지.

원래 사람이나 귀신이나 모를 때나 무서운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신병이 먼저 입을 뗐다.


"제 생각에는 여기보다는 저 윗쪽이 더 험해보입니다."


"어디? 윗쪽?"


순간 북한을 말하는건가 하며 의아해했지만, 신병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본부포대 쪽이었다.


"아. 하긴 저기도 뭔가 괴담이 많더라. 요즘 우리처럼 뭔가 시달리는 모양이고. 근데 저기가 왜?"


"어...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뭔가 애매한 대답이지만 원래 신내림 받아야하는 사람들은 이런건가 싶어서 그냥 넘기기로 했다.

안넘겨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


다음날.

아침부터 부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잠을 깨느라 멍하니 있던 이성주 병장이 마침 지나가던 당직병을 불러세웠다.


"뭐냐. 무슨 일이야? 아침 점호 안해?"


"당직사관님이 인원파악만 하고 보고하랍니다. 지금 본부 쪽에 일이 터져서 정신없습니다."


"뭔 일이 터졌길래?"


"어? 모르셨습니까?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나 어제 간만에 근무 없어서 귀마개하고 잤어. 뭔데."


"어제 본부 탄약고 쪽에서 왠 미친 놈이 공포탄 쐈답니다. 그것 때문에 어제 오대기 출동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본부 탄약고 쪽에서 공포탄 쏘고 오대기 출동한걸 여기서 어떻게 들어? 내가 귀마개 안했어도 못들었겠는데?"


"그 미친놈이 도주한다고 우리 막사까지 와서는 요 앞에 휴게실에서 쌩쇼를 하면서 꽤 시끄러웠습니다.

덕분에 애들 자다 깨고 난리도 아니었지 말입니다."


"와. 그런 개꿀잼 이벤트는 왜 꼭 내가 잘때만 일어나는거지? 근데 왜 쐈대?"


"귀신 봤답니다."


"????"

추천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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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9
본문 보기
  • ㅇㅇ(202.8)

    어따 마지막에 강렬하게 끝나네 ㅋㅋㅋ
    잘 먹고 간다

    05.29 15:19:50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추천은 1일 1회만 가능합니다.

    05.29 21:06:23
  • ㅇㅇ(175.120)

    덤덤하게 넘어가지만 현실이었으면 저 신병의 존재가 ㄹㅇ 호러일듯
    빼려는 것도 아니야, 관종도 아니야, 군 생활에 지장도 없대...
    그럼 커신이나 무당같은 게 진짜란 얘기가 되니까

    05.29 22:51:34
  • ㅇㅇ(211.234)

    오 전작보다 과거시점이네

    05.30 02:15:15
    • Quren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제가 쓰기 편하려고 군대 설정만 과거에서 가져온 것일 뿐, 시점은 현재입니다.
      그렇습니다. 전작의 그녀석은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애송이였던 것입니다.

      05.30 02:24:21
    • ㅇㅇ(211.234)

      뭣?? 그렇다면 역 다음 시점인가?

      그렇다면 기자님 면회 안오나?

      05.30 02:28:19
  • ㅇㅇㅇㅇㅇ(115.22)

    전작 재훈이 입대했구나 ㅋㅋ

    06.01 23:27:58
  • ㅇㅇ(183.101)

    재훈이 어서오고

    06.02 16:33:56
  • 칼퇴전문가.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개재밌다 - dc App

    06.13 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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