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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saaya1217
552: :2006/07/02(日) 21:43:39 ID:rAcBTN8vO
초등학교 1학년 때쯤 얘기야.
나한테 여동생이 생겼을 때 일인데, 예정일이 가까워졌는데 엄마가 기관지염에 걸려서 긴급 입원을 했어.
아버지는 바빴기 때문에 우리를 돌볼 여유가 없었지만
나랑 한 살 아래 남동생은 유치원과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친척에게 맡길 수는 없어서 매일 할머니가 간식과 우리 저녁밥을 준비해 줬고,
여러모로 주의를 하고 (문 열지 마라, 전화는~) 집에 간다는 생활을 10일 정도 이어갔어.
물론 불안하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일을 마치고 9시에는 퇴근을 해줬기 때문에 (평소에는 11시쯤)
사실상 둘만 있는 건 2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았어.
그런데 둘이서 오지게 놀아주려고 했었지만 엄마에게 [예정표]라는 것을 받았기 때문에
나랑 동생은 8시에는 이불에 들어가야 했어.
성실하게 언제나 8시에는 이불 속에 들어감.
553: :2006/07/02(日) 21:45:43 ID:rAcBTN8vO
[창문에서 모르는 형이 들여다봐.]
며칠쯤 지나 동생이 이렇게 말했어.
매번 이불 속에 들어갈 즘에 들여다본다는 거야.
쫄아서 울 것 같았지만 형의 체면이 안 서기 때문에
[무서우면 형 이불에 들어와.]
이렇게 동생을 이불로 초대하고 불을 켠 채 잤어.
다음날부터 계속 불을 켜고 잤어.
동생도 이젠 그 형이 안 온다고 했어.
그러는 사이 여동생이 태어났고 드디어 엄마가 돌아오기 전날.
어째선지 형이라는 사명감에 사로잡혀서
마지막 날 정도는 불을 끄고 자주겠다며 콩닥거리면서 알전구만 켜두고 잤어.
그런데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내심 안심하고 본격적으로 자려고 한 순간, 갑자기 창문에 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눈을 감고 있는데, 방 안 영상이 떠올랐어.
동생이 말한 대로, 안경을 쓴 사람이 창문에 달라붙어 있었어.
그런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어렸고, 초등학교 4학년쯤 되는 남자애였어.
554: :2006/07/02(日) 22:07:12 ID:rAcBTN8vO
방 안을 히죽거리며 쳐다보고 있어서 너무 무서웠는데
곧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눈을 감고 있었어.
그런데 잠시 후 그 남자애는 내가 눈치챈 걸 안 건지
갑자기 창문을 쿵쿵 두드리기 시작했어.
그래도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벌벌 떨고 있자
또 다른 귀신? 목소리가 들렸어.
[안 돼, 아빠한테 혼나, 돌아가자.]
여자애 같은 목소리가 말했어.
마음속으로 여자애 최고! 이렇게 생각한 나는 얼른 돌아가달라고 기도했어.
그러자 창문을 두드리는 다신 남자애가 웃기 시작했어.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였어.
그리고 히죽거리며 말했어.
[아니야. 나 알아, 이 애들 언제나 둘만 있어. 아빠 없어.]
그리고는 또 창문을 쿵쿵 두드리기 시작했어.
나는 완전 패닉에 빠져서
[아빠 집에 왔다!]
이렇게 소리를 쳤고
그러자 순식간에 머릿속 영상이 사라지더니 조용해졌어.
서둘러 방 안 불을 켜고 동생에게 매달려 필사적으로 아빠가 빨리 집에 오길 기도했어.
이젠 형의 위엄 같은 거에 고집하지 말자고,
마음속에 새긴 사건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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