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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 2022/10/07(金) 04:48:37.78ID:azkpYJCg0
경비 알바 할 때 있었던 일이야.
학생 때, 야근 시설 경비 알바를 했었어.
한 이유는 대기업도 아닌 이상 어지간한 문제가 없으면 채용되고
업무 내용도 편의점 같은 거에 비하면 편하기 때문이었어.
실제로 하는 일은 몇 번 순찰하고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보고,
그거 말고는 아침에 보초 조금 서는 것 정도여서 편하게 알바를 하고 있었어.
야간 순찰은 기본 시설 안만 도는데
딱 한 번 부지 밖도 돌아야 돼.
그날도 새벽 3시쯤에 바깥 순찰을 돌러 갔어.
부지를 따라 인도를 느긋하게 걷고 있었는데
인도와 차도 사이 나무 심어두는 곳에 검은 상자 같은 게 놓여 있었어.
뭐지 하고 가까이 가보니까 ○berEATS 택배 가방이었어.
옆면에 로고도 들어가 있어.
딱 보기에는 꽤 깨끗했고
지퍼는 조금밖에 안 열려있어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안 보였어.
주변에 사람은 없었으니 안에 든 것만 꺼내서
가방을 두고 배달하러 갔나 싶었는데
이렇게 한밤중이었고
근처에 자전거나 오토바이 같은 게 없었기 때문에 그렇진 않은 거 같았어.
까먹고 두고 갔건, 버렸건 간에
나무가 심어진 곳은 부지 밖이었으니
별 상관없겠지 하고 그날은 무시하고 그대로 순찰을 계속 돌았어.
아침이 되어 퇴근하면서 그 길을 지나갔는데
가방이 없어졌더라고.
역시 누가 까먹고 두고간 걸 가져간 걸 거라고 내 멋대로 납득을 했어.
하지만 그날 밤에도 가방이 있었어.
묘하게 깨끗한 것도, 조금 열린 지퍼도,
놓여있는 위치까지 어제랑 똑같았어.
어? 뭔가 이상한데?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무시했는데 아침이 되니 또 사라졌어.
바깥 순찰 3일차에도 그 가방은 놓여 있었어.
근데 그날은 평소와 다르게 인도 반대편,
아슬아슬하게 부지 안에 놓여 있었어.
부지 안에 있는 물건은 습득물로 절차를 밟아야 돼.
합법적으로 안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어쩌면 이걸로 범인이 우리 회사에 문의를 할지 모른다고
내심 기뻐하면서 가방에 손을 뻗었어.
그런데 그때, 가방이 크게 덜컹거리면서 흔들렸어.
고양인가? 쥔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나는 알아챘어.
그 가방에 사람 팔이 나 있었어.
정확하게는 매번 애매하게 열려있는
그 지퍼 사이로 팔이 튀어나와 있었어.
가까이 갔을 때는 분명히 없었어.
그리고 눈을 떼지 않았는데 어느샌가 팔이 튀어나와 있었어.
너무 놀라서 더 이상 목소리도 안 나왔어.
굳은 채로 팔을 응시하고 있으니까 팔이 조금 올라가서 땅을 탁 때렸어.
또 팔이 올라가서 조금 옆을 탁 때렸어.
그걸 몇 번 반복하는 걸 보고 깨달았어.
이 팔은 뭔가를 찾고 있는 거야.
그리고 이 팔한테 잡히면 좆된다는 것도, 직감으로 알았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완전 패닉에 빠져서 나는 그 가방 어깨 끈을 잡고
있는 힘껏 내던진 다음 미친 듯이 도망쳤어.
중간에 슬쩍 돌아보니 그 가방은 차도에 나뒹굴고 있었어.
아침이 되니 평소처럼 가방은 사라졌고
그날 이후로 그 가방은 나타나지 않았어.
-
아 이런 딱 괴담스러운 얘기 좋습니다
저 팔에 붙잡히면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해지죠
그 가방 안으로 잡아 당길지
아니면 안에 있는 게 나오고 희생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희생자는 또 다른 사람이 호기심에 다가오길 기다리면서
가방 안에서 숨죽이고 있는 거죠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는 괴담 존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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