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transgender/130037363
때는 2월 27일,
이때 가족이랑 절연했다가 고작 이틀도 안 돼서 가족이 집까지 찾아와버리는 바람에 어찌저찌 관계가 정상화되는 바람에 나도 참 정황이 없었다…
그렇에 몇 달이 지나고, 슬슬 궁극의 <성장환경진술서>를 시작할 때가 되고야 말아따. (귀찮다)
그래서 생각도 정리할 겸, 그때 얘기를 자세히 해보려구.
때는 올해 2월 3일, 능력 부족을 이유로 회사에서 잘리고, 더는 성심시에 있을 이유를 못 느낀 나는 성향 잘 맞는 친구와 동거하기로 결심했어.
계악서를 쓰고, 중순에 드디어 입주에 성공했어.
↓여기서 잠깐! 회사 잘린 배경
https://arca.live/b/transgender/125976945
물론 그 시절 가족에겐 내가 아직 대전에 사는 걸로 철저히 감추고 있었지.
그런데 본가로 올라오라는 계속된 압박에 아빠의 스토킹성 전화까지 더해져서 더는 못 참겠다 싶었어.
그래서 25일 밤, 또 걸려온 전화에 드디어 성심세에서 떠나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
이전부터 정체성과 치료 문제로 전쟁을 벌이던 나는, 가뜩이나 지옥같은 난이도의 학교생활에서 생활비까지 끊기면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걸 알았기에 항상 져왔어.
하지만 이번에 물러서면 더 이상은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정말 찐막 최종결전이 될 것으로 직감하고 나도 물러서지 않기로 결심했어.
그날 엄마는 개딸부터 시작해서 디트, 부정선거, 히키코모리, 여장성범죄자 등등 들먹일 수 있는 모든 퀴어혐오 정치논리를 들고와서 나를 엿먹였어.
나 또한 참지 않고 소리와 욕설을 곁들여가며 정말 미친 듯이 싸웠어. 내가 살면서 엄마한테 그렇게까지 얘기한 적이…? 없어. 없어ㅋㅋㅋ
"엄마가 나보고 내가 너 잘못 키웠다고 원망하지 않기만을 바랐었지? 그래 평생 원망할게. 그 죄책감에 어디 한번 계속 시달려 봐. 니 인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
자기가 먼저 호르몬 == 절연 등식을 마음대로 규정해 놓고 절연의 책임은 너에게 있다고 햐는 엄마에게 마지막 정마저 소멸했고…
결국 마지막까지 평행선을 달리다가 절연을 결심했어. 새뱃돈 등이 있던 내 명의의 계좌까지 다 깨 가며 1억 원 가량을 엄마에게 송금했고, 그렇게 인연을 끊었어.
참고로 그날의 녹음본. 다 남아있다.
마지막 양보로 번호 차단은 하지 않은 채로.
그리고 이게 도화선이 되어 다음 날부터 가족의 전화가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했어.
아빠에게 약 60회, 엄마에게 약 20회 이상의 전화가 단 4시간 사이에 쏟아졌고, 나는 당연히 싹 다 무시했어.
그러다 상황이 심상치 않아진 건 전 집 공인중개사로부터 연락이 온 때부터야.
내 부모는 내 월셋방 계약서까지 확보해둘 정도로 나 보호에 진심이었는데, 이게 부메랑처럼 날아든 거야.
그러다 집주인에게도 연락이 왔고, 하다하다 나랑 2년 넘게 함께 살았던 '대유쾌좌'에게까지 연락이 가고야 만 걸 안 나는 공황 발작이 터져서 진짜 말 그대로 멘탈붕괴를 해버리고…
↓여기서 잠깐! 대유쾌좌 참고
https://arca.live/b/transgender/124186617
참고로 대유쾌좌 번호 알았던 건 우리가 처음 기숙사 들어갈 때 우리 번호를 상대 부모가 교환했였고 걔가 말해주던데… 기억도 안 나는 사소한 일이 이렇게 구를 줄이야ㅋㅋㅋ
급기야 부모의 직계비속 등초본 발급권을 빼앗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어.
27일, 같이 사는 짝꿍과 함께 가정상담센터에 가서 이야기하고, 진술서랑 서류를 작성해서 낼 준비를 했어.
그리고 그 사이, 부모는 어떻게인지 우리 집을 찾아서 백주대낮부터 문을 두드리고 있었대… ㅎㄷㄷㄷㄷㄷㄷ
짝꿍과 잘 놀고 와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 가는 마지막 골목길 앞에 경찰차가 있는 거야. 혹시 살인이나 폭행 사건이 있었나 싶어서 경계하고 들어갔어.
근데… 우리 집 앞 계단이 야외노출형이거든? 현관문 바로 앞에 있는 익숙한 두 얼굴…
부모다.
직감적으로 알았어.
그리고
바로
뒤를 돌아서
RUUUUUUUUUUUUNNNNNNNNNN !!!!!
진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당시 부모의 실종신고 대동한 경찰관이 너--무 빠른 바람에, 몇 초도 도망 못 가고 잡혔어.
짝꿍이 나랑 가족을 분리시키고, 순경님이 가족과 대화 의사를 물었어. 난 진짜 마지막 기회 (진짜 미련하지) 를 주고 싶었고, 대화를 선택했어.
그렇게 나랑 짝꿍, 엄마 (아빠는 경찰피셜 밖에 있어라함) 이렇게 3명 대담을 시작했어,
처음에는 엄마가 여전히 못 믿는 눈치였지만, 점차 마음을 풀며 내가 엄마와 연락하며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다행이라고 해주더라구.
그 말 듣고 화가 많이 풀려서 진짜 다시 한번 가족을 믿어보기로 했어.
참고로 그날… 가족 올 걸 전혀 몰라서 골지 크롭니트에 치마 입고있었다곸ㅋㅋㅋㅋ 내 첫 여폼 가족 공개가 이럴 줄이야…
암튼 그렇게 대담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나랑 짝꿍은 그대로 치킨집으로 가서 승리의 맥주를 들이켰어ㅋㅋㅋ
대담 과정에서 친구 공이 커서 아직도 고마워하고 있어. 동거가 아니라 혼자 살았다면 또 두려움에 가족의 뜻대로 끌려갔을지도 몰라.
아직도 엄마가 살짝씩 흔들리긴 하지만, 최소한 이전 같은 끔찍한 대응은 안 할 거라 믿고, 날 신뢰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다행이야.
이상 썰 끝!!!!
앞부분 배경 제외하면 이게 단 50시간 안에 일어난 일이라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스트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