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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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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잊어버립니다.
어제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를 잊어버리고, 내가 무엇을 위해 냉장고의 문을 열었는지 잊어버리고, 이곳에 들어올 때 우산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친구와의 약속 혹은 중요한 업무 일정을 잊어버리고, 분명 생각에서는 명확했던 단어를 입으로 뱉으려는 순간 잊어버립니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당신은 스스로의 미련함에 탄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전부 당신의 무지 탓에 발생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아시나요?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고양이 한 마리와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 그리고 특수 제작된 망치가 한 상자에 들어있습니다.
상자는 외부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을 수 없도록 차단되어 있고 내부를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1시간 뒤 망치는 정확히 50%의 확률로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을 내리치게 됩니다.
이때 안에 들어있던 청산가리가 천천히 흘러나오며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고양이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자 밖의 관측하지 못하는 관측자는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는 이를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안에 있는 고양이가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로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상황을 약간 바꿔, 밀폐된 상자 안에는 고양이 한 마리와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 그리고 스피커와 버튼 하나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스피커에서 종소리가 출력되었을 때 버튼을 누르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사전에 훈련되어 있습니다.
이제 스피커로 종소리를 흘려보내면, 높은 확률로 고양이는 달콤한 보상을 기대하며 버튼을 누를 것입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해당 버튼은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과 연결되어 있으며, 똑똑한 고양이는 불행히도 박스 안에서 생을 마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낮은 확률로, 고양이는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모종의 이유로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생존할 확률 또한 존재하는 것이죠.
이 경우 또한 외부의 관측자는 고양이의 상태를 100% 예측할 수 없고, 상자 속의 고양이는 중첩된 상태로 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절대 죽은 고양이가 살아남은 고양이보다 똑똑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둘은 여전히 동일한 고양이이지만 그저 죽은 고양이가 운이 없었을 뿐이죠.
살아남은 고양이가 아주 운이 좋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정확할 겁니다.
상자를 열어 꺼낸 살아남은 고양이를 대상으로 계속해서 이 실험을 진행한다면, 극소한 확률을 돌파하여 삶을 영위하는 것에 성공한 고양이는 실험자의 시선에선 훈련에 실패한 아주 멍청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로 비칠 뿐입니다.
아마 고양이 자신 또한 수차례의 보상을 놓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의아해하고 있을 겁니다.
성실히 훈련을 따른 평행세계의 고양이는 이미 존재하지 않기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대부분이 눈치챘겠지만, 우리는 세상의 관측자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삶을 결정과 판단 속에서 살아가는 고양이에 불과합니다.
고양이 스스로가 관측하는 고양이의 세계는 중첩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망각한 수많은 순간, 그 순간 당신이 약속 시간에 맞춰 현관문을 열었다면, 당신의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의 조합을 오차 없이 입 밖으로 뱉었다면, 비 그친 거리로 나서며 의식적으로 우산을 집어 들었다면, 당신에게 묘한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던 그것의 존재를 망각하지 않았다면 당신의 세상은 지금처럼 평온히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가운데 당신이 정말로 의미 없이 망각한 사실들 또한 다수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 나머지의 경우 당신이 우연한 망각의 가호로 인해 자멸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더라면, 그 순간으로 당신의 세상은 당신의 로 인해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청산가리의 치사 범위는 상자 안에 국한되지 않을지도, 옆 상자에도 흘러 들어갈지도, 연구실 전체로 퍼져나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망각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족, 친구, 상사, 마주친 적 없는 지구 반대편의 객체와 자유의지가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 어쩌면 까지 모든 존재의 우연한 망각이 이루는 절묘한 조화에 의존하며 위태로운 확률 속을 뚫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당신, 그리고 당신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존재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기하급수적인 존재 가능한 평행세계의 경우의 수 속에서 선택받은 행운아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수많은 통계학자들이 생존편향의 오류를 범하듯 스스로의 행운을 어리석음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지금까지 운 좋게 생존의 기로만을 걸어온 것이 앞으로도 당신의 안위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운 좋은 당신의 시선 속 세상보다 실제 세상은 훨씬 위태롭습니다.
그러니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정말로 운이 좋다는 사실을,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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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부끄럽지만 첫글입니다... 진솔한 피드백 부탁드려요...ㅎㅎ
어우씨 너무좋은데 문장사이 엔터좀 해주라 인터넷글에익숙해져서 문단읽으려니까 눈이 안따라준다
평소에 생각이 좀 깊은양반인가 아주 잘 치네
맛 있 다!
슈레딩거의 양자중첩이랑 확률론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개념이라서 와닿진 않는 듯.
이 둘을 섞어가면서 이야기하는데 이건 마치 "짜장면은 맛있습니다. 짬뽕이 매콤하기 때문이죠." 같이 들림
저의 얄팍한 과학적 소양이 이렇게 드러나 버리는군요... 미약한 배경지식 하에 밖에서 보면 슈뢰딩거, 안에서 보면 확률적 생존 같은 인식의 전환을 주고싶었습니다...!!! 과학적 관점에서의 객관적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근데 또 실제로 ½확률로 죽는 시험을 몇번 이상 생존하면 사실상 이 사람은 죽지 않는다 라는 확률론이 있긴 한거로 아는데 정확히 아시는분 댓글좀요
현우진 ㄷㄷ
아 분필이 아깝네
재밌게 읽었음. 발리스를 흥미롭게 읽어본 입장에서, 누구나 한번씩은 겪었지만 특별하다고 못 느끼는일에 특별함과 이야기를 넣는 게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 중첩이라는 개념을 비꼬기 위해서 슈뢰딩거가 제시한 사고 실험이고, 슈뢰딩거는 중첩을 주장한 인물이 아닙니다.
헉... 해당 부분 수정했습니다!!! 제가 애초에 잘못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었네요ㅠㅠㅎㅎ 글 꼼꼼하게 읽어주신 사실적 피드백 감사드려요!! 덤으로 제 상식도 한 켠 넓어졌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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