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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수칙서를 버렸다.앱에서 작성

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6 07:09:04
조회 11446 추천 193 댓글 10
														




어느 순간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수칙서를 버렸다.

10가지가 넘는 수칙들이 빼곡히 적힌 낱장은 땅에 닿자마자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흙길이 나타났을 때에는 뒤로 걸어 제자리를 찾으라고 했다.

거지가 보인다면 그에게 충분한 재물을 건네라고 했다.

신장이 280이 넘는 인간을 본다면 숨을 참고 숨으라고 했다.

수칙서에 적힌 생존 수칙은 너무나 구체적이었고, 그 결말과 죽음에 대한 묘사 역시도 그랬다.

지나치게 구체적이어서 오히려 나는 수칙서를 버렸다.

이렇게까지 위험한 곳이면 생환자가 없는 것이 정상일 테니까.

더 이상 수칙서는 신뢰할 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무엇을 바라고 굳이 수칙서라는 희망을 쥐여줘가며 이곳에서 발버둥치기를 바라는지.

때마침 알아들을 수 없는 경전을 외는 승려가 보인다.

수칙서에 적혔던 대로 나무아미타불. 하며 합장을 하는 것이 맞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고 말없이 뒤를 따랐다.

승려가 기이하게 비틀린 미소로 나를 돌아보아도 나는 어께만 으쓱했다.


​무엇을 하십니까. 가던 길이나 마저 가시죠.​


승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승려가 가는 길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어째서 외진 숲을 피해서 걷고 있을까.

합장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도 죽게 된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어떤 죽음을 맞게 될까.

그리고 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눈을 빛내던 것들이 흥미가 식은 듯이 눈을 돌리고 떠나간 걸까.


​끝이 보이는군요.​


승려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놀랍게도 출구였다.

왜 승려가 출구로 나를 안내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승려가 출구를 넘어 밖으로 향할 수 있는지, 그 이유도 의문이었다.

다만 그는 이전의 기이한 미소가 아니라 그림과도 같은 미소로 나를 응대하며 합장할 뿐이었다.


​구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염불을 되뇌이며 그가 떠나간다.

발길을 돌려 이제는 입구가 된 문으로 걸음을 돌린다.

흥미를 잃었던 눈동자들이 나를 다시 돌아본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어째서 그들의 눈에 희망이라는 감정이 맺힌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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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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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광고 댓글은 왜 자꾸 쳐다는 거냐 - dc App

    2024.11.26 11:06:32
    • 흰개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계속 지우고 있긴 한데, 요새 좀 많이 달리더라...

      2024.11.26 11:29:44
    • ㅇㅇ(61.80)

      완장아 힘내라...

      2024.11.27 00:20:19
  • ㅇㅇ(49.165)

    어우 이유를 알 수 없는 게 개쩌네

    2024.11.27 18:42:00
  • ㅇㅇ(122.44)

    간만에 맛있네

    2024.11.28 00:22:35
  • ㅇㅇ(211.234)

    나갔으면 집에 가야지 왜 백도하냐..

    2024.11.28 01:04:35
  • 척추뽑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건 또 신선하네...

    02.04 23:26:52
  • ㅇㅇ(121.155)

    경전이 수칙서고 경전을 맹신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얻고 흠들림없이 나아가서 그런거임?

    02.23 22:08:41
  • ㅇㅇ(39.118)

    잘 읽어보니까 구원받은 건 스님이었던 것 같네. 문맥을 보니 스님도 같이 출구로 나가서 괴이로부터 벗어난 것으로 보임. 주인공이 구태여 돌아간 것은 '그것들' 역시 스님과 마찬가지로 구원의 여지가 있어서 아닐까? 이리 생각하면 진짜 초월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주인공이란 생각까지 든다

    03.10 15:34:16
  • ㅇㅇ(116.124)

    갱생괴이ㄷㄷ

    03.30 12:49:4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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