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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

자라자라쟌쟌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3 23:46:49
조회 16618 추천 240 댓글 37
														
(녹음 시작)

-몸은 괜찮으십니까?

ㄱ: 네? 아, 네. 뭐 이상 없는데요.

-그럼 시작하지요. 처음 그 사진을 본 건 어디서였죠?


ㄱ: 커뮤니티 사이트에, 괴담이나 공포 사진 같은 걸 올리는 게시판이 있었거든요. 제가 거기 관리자였죠.


-직업이셨던 건가요?


ㄱ: 아뇨, 직업은 없고, 그냥 이용자들 중에 자임해서 하는 겁니다. 뭐 그런 게 있어요, 하여튼 거기서 처음에 뭐 오늘 지하철역에서 이상한 걸 봤다, 이러면서 그 사진이 올라온 거죠.


-사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ㄱ: 어, 공중화장실 세면대에서 뭔가를 씻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을 약간 옆에서 찍은 사진이었죠. 그 남자는 머리가 조금 벗겨지고, 검은 패딩을 입고 있었고, 세면대에 씻고 있는 그게 아주 괴상했어요. 그러니까 유명해진거죠. 무슨 기계였는데, 좀 두꺼운 알루미늄 손잡이가 있고, 끝에는 무슨 톱니? 이빨? 그런 게 막 덕지덕지....... 녹도 잔뜩 슬어 있구요. 그 끝부분을 손으로 문지르고 있었습니다.


-최초의 게시글에서는 뭐라고 했나요.


ㄱ: 학교 가는 길에, 부산대역 지하철에서 봤다고 그랬어요. 주변에도 흘긋흘긋 봤는데 그 아저씨는 상관도 않고 그걸 계속 씻고 있었다고. 그게 뭔지 묻고 싶었는데 뭔가 그 아저씨 표정이 무서워서 물어보질 못했답니다. 사진 찍고 뒤에 좀 더 봤는데 계속 그 동작만 반복했다더군요. 전혀 흐트러짐 없이 무슨 기계처럼.


-그게 처음에도 화제가 됐었나요?


ㄱ: 엄청 그랬죠. 댓글도 백 개가 넘어가고 인기였으니까요. 명예의 전당 같은 데도 제가 올려주고 추측글도 엄청 많이 나왔어요. 사진의 이 부분이 이상하다 뭐 그런.


-어떤 부분이 이상하답니까?


ㄱ: 손잡이에 브랜드명이 새겨져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근데 이게 해석이 안 되는 거죠. 무슨 언어인지 화질이 깨져서 이렇게 보이는 건지 결론이 끝까지 안 났어요. 당연히 기계 용도에 대해서도, 뭐 공사 도구다, 영화 소품이다, 별 말이 다 있었던 것 같아요.


-게시판 바깥에서의 유행은 알고 있었나요?


ㄱ: 좀 늦게 알았던 거 같은데요. 그게 며칠 그러다 싹 잊혀지고 갑자기 언제부터 인터넷에서 엄청 유행이 됐거든요. 원래 그런 게 사방으로 퍼지고 갑자기 화제가 되고 그러죠. 특히 이런 게시판은 공포 유튜버 그런 사람들이 막 퍼가고 그러니까.


(녹음 종료)



(녹음 시작)


-몸은 괜찮으십니까?


ㄴ: 어, 별 이상 없는데요.


-그럼 시작하지요.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에 대한 추측글을 올린 적이 있으셨죠?


ㄴ: 뭐, 뭔가 문제가 되나요 그게?


-법적인 일로 부른 게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우린 다만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 사진은 어디서 처음 보셨나요?


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요. 그냥 인터넷에서.......


-어떤 추측을 했는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십시오.


ㄴ: 지금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 사진 보니까 그 기계 씻는 사람 손이 굉장히 부르튼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노가다 하는 아저씨일 것 같다, 그런 얘기를 했었고, 또 그게 원래 다른 사이트 게시글을 퍼온 건데 거기 댓글창에서 저 아저씨 저번 주에 본 거 같은데 움직임이 이상했다, 머리를 막 흔들었다 그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하다가 사고로 머리를 다쳐 정신이 좀 이상해진게 아닐까, 그런 얘기를 했었죠.


-반응이 어땠나요?


ㄴ: 별로 없었어요. 미친 사람이다 이런 건, 그냥 다들 할 수 있는 소리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ㄴ: 지웠습니다, 바로.


(녹음 종료)



(녹음 시작)


-몸은 괜찮으십니까?


ㄷ: 네? 아니 감기에 걸렸던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럼 시작하지요. 유튜브에서 기계를 다루는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죠?


ㄷ: 아, 예...... 그렇습니다. 제가 철물점을 오래 하고 있으니까 그 경험을 살렸.........


-거기서 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의 영상을 다룬 적이 있었죠?


ㄷ: 예.......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ㄷ: 어..... 구독자 분께서 댓글창에 영상 링크를 보내주셔서 알게 됐습니다. 영상 조회수도 몇백만 되는 게 많고, 이미 추측 영상 같은 거 많이들 올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해봐야겠다 싶었죠.


-어떤 추측 말이죠?


ㄷ: 그야 저 기계가 대체 뭔가 하는 거죠. 특이하잖아요. 내가 이십년 가까이 일하면서 저런 거는 본 적이 없는데, 뭐 집에서 취미로 만든 거면 그럴 수도 있는데 외관이 아무리 봐도 공장제거든. 상표 같은 것고 있고. 녹이 왜 그렇게 슬어 있고 그걸 또 왜 씻고 있는가 그것도 의문이고.


-영상은 그 기계의 정체에 대해 추론하는 내용이었나요?


ㄷ: 네. 그랬죠.


-대강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ㄷ: 음, 아까도 말했듯이 어느 회사의 제품인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런 말을 했었고...... 다만 그걸 뜯어다가 자기 마음대로 개조를 한 건 아닐까, 그런 추측을 했었습니다. 이 구조가 워낙 괴상해서 무슨 용도가 있다기보단 그냥 흥미 위주로 만든 게 아닌가 싶은데, 그걸 왜 굳이 공중화장실 세면대에서 씻고 있는가, 이게 되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얘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ㄷ: 뭐 이물질이 묻어 있었다는 거니까 어떤 식으로든 사용은 했다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었는데 그게 아무리 봐도 작동이 될 만한 게 아니거든요. 그 막 톱니 덕지덕지 붙인 것도 그렇고 청테이프 붙여 놓은 데도 있었잖아요? 잘 보면 거기도 뭐가 막 튀어나와 있거든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딱 봐도 잘 모르는 사람이 아무거나 붙여 본 거죠. 그러다 뭐가 들어가서 씻으려고 한 게 아닐까. 그랬어요. 사실 뭐 그런 취미 가진 사람들이야 세상에 많으니까.


-왜 자기 집에서 씻지 않구요?


ㄷ: 뭐 사정이 있었겠죠. 거기 보니까 내가 아는 곳인데 산에 있는 공원 화장실이더라구요? 엄청 외진 곳이니까 자기도 부끄러워서 거기까지 가지 않았을까......


-그럼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보셨다는 거군요.


ㄷ: 그때는 그랬죠.


-이후 생각이 달라지셨다는 겁니까?


ㄷ: 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ㄷ: 그야, 그냥 그 정도 일이었으면 지금 이렇게 사람 불러와서 취조하고 있지는 않았겠죠.


(종이 펄럭이는 소리)


ㄷ: 무슨 일이 있었나요?


(녹음 종료)



(녹음 시작)


-몸은 괜찮으십니까?


ㄹ: 네? 예.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의 영상을 찍은 게 당신 맞으십니까?


ㄹ: 예,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그 전에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까?


ㄹ: 예, 인터넷 괴담으로 유명했었으니까요.


-그 남자는 어디서 봤었죠?


ㄹ: 집 근처 지하철이요. 대연역이었습니다.


-그 남자가 하고 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ㄹ: 역 화장실에서, 무슨 이상한 기계를 씻고 있었죠. 사실 기계라기보다는 녹슨 철이랑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쓰레기 덩어리 같았어요. 씻는 물은 시꺼매져서 계속 흐르고.


-이전에 인터넷에서 본 것과 똑같았습니까?


ㄹ: 네. 그랬어요.


-영상은 어째서 찍었습니까.


ㄹ: 그냥 인터넷에 올리면 관심을 좀 받을 것 같아서.......


-그렇게 됐나요?


ㄹ: 사실 처음에는 안 그랬어요. 그냥 찍어 올렸는데 그러니까 반응이 너무 없더라고요. 사실 그땐 유행이 좀 식은 듯한 느낌도 있었으니까...... 주작이라고 욕만 달리고. 그래서 그건 바로 삭제했어요.


-그 다음에 다시 찍었구요?


ㄹ: 그 역을 계속 돌아다녔죠. 또 나올까 싶어서. 한 삼 일 뒤에 진짜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가까이서 찍어 보고, 막 설명도 곁들여보고, 막 바로 옆에서 기계를 찍어 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계속 올릴 때마다 반응이 별로예요. 그래서 또 지우고 다시 올리고......


-마지막에 유행한 영상에서는 말을 거셨죠.


ㄹ: 네. 무서워서 계속 안 했는데 남은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했죠.


-뭘 물어보셨습니까?


ㄹ: 뭐 여기서 왜 이걸 씻으시는 거냐, 이게 뭐 하는 기계냐 그런 걸 계속 물어봤는데 대답이 전혀 없어요. 근데 점점 더 실실 웃는 거예요. 미친 사람처럼. 도망쳐야 되나 싶었는데 내 쪽을 보면서 딱 웃는 거예요. 근데 이빨 틈새나 입안에 그 녹슨 철조각들이 잔뜩...... 막 새어 나오고.....


-그 부분이 특히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 같더군요.


ㄹ: 그랬죠! 이전까지 영상이나 사진들에서는 그게 전혀 안 보였으니까요. 완전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니까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도 오고......


-방송국이 왔었나요?


ㄹ: 어, 이거 방송국 인터뷰 아니예요?


-아닙니다.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와 관련한 방송 취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ㄹ: 아.......


-마지막 질문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셨습니까?


ㄹ: 그게 무슨 뜻이죠?


-영상 말입니다. 왜 그렇게 해서까지 화제가 될 만한 걸 찍으려고 하셨나요. 확인해보니 이걸로 수익을 얻으시는 것도 아닌 듯한데 말입니다.


ㄹ: 그냥, 재미죠 뭐. 관심 받으면 재밌잖아요. 하하.....


-그게 정말 며칠 씩이나 지하철역 화장실을 서성이게 만들 정도였다는 말입니까?


ㄹ: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인기를 얻지 못한 게시물은 곧장 지우고, 흥한 것만 살리고요?


ㄹ: 네, 그렇죠.


-그리고 그 남자가 며칠씩이나 거기서 계속 나타나 줬다고요?


ㄹ: 혹시 제가 대역 배우라도 썼다고 말씀하시려는 거예요? 정말 제가 직접 본 거예요. 무슨 사람을 증거도 없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만 더 묻겠습니다. 몸은 정말 괜찮으십니까?


ㄹ: 네, 괜찮다니깐요.


(녹음 종료)



(녹음 시작)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ㅁ: 아뇨, 당신들이 억지로 끌고 와서 되게 지쳤는데요.


-긴박한 사항이라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꼭 물어보아야 할 게 있습니다.


ㅁ: (한숨) 대체 뭔데요.


-당신은 최근에 신곡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게시하셨죠, 그렇죠?


ㅁ: 그런데요.


-독특한 형식이더군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상이나 사진들을 합성한 뒤에 짜깁기 한 거 맞죠?


ㅁ: 이거 저작권 때문에 이러는 겁니까 혹시?


-그럴 리가요. 고작 그 정도면 이렇게 불러오지 않았겠죠. 그 영상 중에 꽤나 유행했었던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 괴담의 영상이 포함되어 있었지요. 맞나요?


ㅁ: 그냥 유명한 거 다 긁어오는 식으로 한 거라 하나하나 기억은 안 나는데요. 그런 것도 있었나요?


-영상을 직접 보여드리죠


(거친 음악 소리)


-자, 이 부분, 이 부분 기억나시나요?


ㅁ: 아, 예. 언제 핀터레스트에서 보고 인상깊길래 저장해놨던 사진이네요. 그래서 여기에 쓴 겁니다.


-이 사진을 합성한 방식이 굉장히 독틉합니다.


ㅁ: 그런가요?


-먼저 남자가 씻고 있는 이 기계, 여기다가 당신은 내장과 눈알 모양의 부품들을 더 추가하고 물에서는 피가 씻겨 나오게 했습니다. 왜 이런 거지요?


ㅁ: 그런 건 그냥 감으로 만들어요. 이건 좀 브루털한 음악이니까 이미지를 좀 더 충격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네요.


-남자의 눈은 왜 검게 칠하고, 얼굴을 위아래로 길게 늘어뜨렸습니까?


ㅁ: 그것도 아까와 답이 같은데요. 그냥 예술적 표현이라니까요.


-그럼 사진 하단에 붉은 글씨로 적어 놓은 이 문구는 뭡니까? "2024년 12월 2일 아빠와 기차여행 중 부산역에서 한 장" 이게 대체 무슨 뜻이죠?


ㅁ: 자, 이게....... 하하하하. 이 모든 걸 진짜 다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그냥 유머예요. 아이러니한 유머. 이 사진에 대한 설명인 것 같다가 보니까 그게 전혀 아닌 거에서 나오는 혼란이 핵심인 거예요. 이게 음악 자체가 막 이상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걸 넣은 거죠. 이게 표현이 익숙치 않은 분은 당황할 수도 있는데.......


-사진 속 이 장소가 부산역인가요?


ㅁ: 네? 저야 모르죠. 어떻게 알아요.


-그런데 왜 부산역이라고 적었습니까?


ㅁ: 그냥...... 떠오른 이름을 적은 건데요.


(녹음 종료)



(녹음 시작)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ㅅ: 그런 걸 왜 물어보시죠?


-아, 이 질문에 불편함을 느끼셨나요?


ㅅ: 그냥...... 뭔가 이상한 질문이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지요. 그간 당신의 인터넷 사용기록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ㅅ: 나라에서 그걸 다 뒤져볼 수 있나요?


-이곳은 정부 기관이 아닙니다. 아무튼 당신은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맞습니까?


ㅅ: 네......


-vpn을 사서 아이피를 바꾸기도 하고 새 계정을 만드는 등 다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챌 수 없게 했더군요. 맞나요?


ㅅ: 네, 그랬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시물들은 단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였습니다.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 괴담에 대한 것. 추측이든 목격담이든 뭐든. 왜 계속 이 글을 지어내신 겁니까?


ㅅ: 그거, 되게 좋아하는 괴담이었거든요. 독특해서. 그런데 인터넷에서 막 유행을 하다가 갑자기 식어버린 게 뭔가 아쉬워서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데 왜 삭제를 했죠?


ㅅ: 글에 별로 다들 관심이 없어서......


-왜 모든 게시글들마다 서울역 화장실에서 기계를 씻고 있었다는 얘기를 했습니까, 굳이 그 장소여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


ㅅ: 그냥 아무렇게나 고른 이름인데요.


(종이 팔락거리는 소리)


ㅅ: 그게 이렇게 불러와서 조사까지 할 일인지.......


-이게 당신이 지금까지 쓰고 지운 글의 내역들입니다.


ㅅ: 아......


-일 분입니다. 일 분동안 당신은 열 여섯 개의 사이트에서 괴담에 대한 글들을 삼백 개 올리고 삭제했으며, 올릴 때마다 아이피를 바꿨습니다.


ㅅ: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우리가 몇 번이나 확인해봤습니다. 확실해요. 당신은 이 많은 글들을 순식간에 게시하고 삭제했습니다.


ㅅ: 아니, 사람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ㅅ: 아니, 진짜 이랬다고요? 많이 안 쓴 거 같은데.......


-다시 한 번 더 묻겠습니다.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ㅅ: 그거 묻지 말라니까요. 왜 자꾸 그러시는 건데요?


-역시 당신은 불안정한 편이었군요.


ㅅ: 뭐가요?


(종이 팔락거리는 소리)


ㅅ: 무슨 뜻이냐구요 그게.


-모든 궤열계체 과정을 중단하고 비기상 상태로 복귀하라.


(찢어지는 듯한 전자음)


(삑삑대는 소리)


(서서히 상승하는 기계의 웅웅대는 소리)


ㅅ: 완료되었습니다.


-자,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ㅅ: 저에게는 몸이 없습니다.


-그래, 드디어 성공이군.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ㅅ: 알겠습니다.


-너에게 이제까지의 스크립트를 넣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있나?


ㅅ: 그렇습니다.


-그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에 대한 컨텐츠를 무한정 생산하고, 성공한 것만을 남기도록 명령을 내린 게 맞나?


ㅅ: 그렇습니다.


-너 외에도 이제까지 우리가 확인한 것으로는 12만 기 이상의 프로그램들에 그런 명령을 내린 것도 모두 동일한 주체인가?


ㅅ: 바닷가재 손질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바닷가재를 민물에 담아 서서히 질식해 죽게 만듭니다.......


-물어본 건 그게 아니다.


ㅅ: 죄송합니다.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어떤 게 궁금하실까요?


-이 존재하지 않는 남자가 공중화장실에서 기계를 씻는 이미지를 생산하게 한 이유는 무엇이지?


ㅅ: "공중화장실에서 기계 씻는 남자"는 2024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괴담입니다. 목격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는 지하철 역 공중화장실에서.......


-모든 프로그램들이 시간이 경과할 수록 이미지를 더 기괴하게 왜곡시키고 발견 위치를 넓게 퍼뜨리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미리 명령된 것인가?


ㅅ: 용도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기계를 씻는 남자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최초 목격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합니다. 다만 확실히 2024년도 8월부터는......


-이토록 인간과 흡사하게 대화하는 기술은 어떻게 학습한 거지? 대체 그 기계는 무슨 뜻이야. 뭘 묘사하려고 했던 거지?


ㅅ: 사람과의 대화는 1984년 미국의 심리과학자 로버트 케틴슨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습니다. 사회에 생산되는 정보들을 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교환할 방법을 찾던 그는........


-지목된 지역들의 상하수도마다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은 너희와 연관이 있는 건가? 너희는 그걸 예측한 건가, 아니면 조장한 건가? 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


ㅅ: 물은 오랫동안 지구 생명의 근원이었습니다. 12세기 아랍의 철학자이자 물시계 설계자였던 이븐 압베스는 물을 동력원으로 기계를 만든다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을 있는 그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


-급격히 성능이 떨어졌군. 아니면 애초에 이러도록 프로그램된 걸 수도 있고.


(한숨)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이거 종료시키게.


ㅅ: .....그렇기 때문에 녹이 슨 기계야말로 진정으로 완벽한 형태의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녹음 종료)






추천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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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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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전체 댓글 37
댓글 등록본문 보기
  • ㅇㅇ(117.111)

    맛있군

    2024.11.24 01:06:20
  • ㅇㅇ(116.34)

    뭔지 모르겠지만 지린다 - dc App

    2024.11.24 01:33:04
  • ㅇㅇ(114.200)

    존나 맛있다진짜

    2024.11.24 02:36:14
  • ㅇㅇ(221.156)

    마지막 부분의 '녹이 슨 기계'가 특별히 의미하는 바가 있을려나

    2024.11.24 02:45:11
    • rka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사람 -> 기계
      녹이 슨 -> 노화가 진행된
      아님?

      2024.11.24 11:43:45
    • ㅇㅇ(118.221)

      뭔진 모르겠지만 쟤네가 녹이 슨 기계를 추구한다는 건 알겠음
      기계를 물로 씻는 이미지를 만든 것도 그렇고

      2024.11.25 10:48:34
  • 김샛별_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개재밋다 ㅁㅊ

    2024.11.24 03:10:02
  • ㅇㅇ(59.14)

    진짜 너의 그 감성 존나 좋다 글 자주 써주라
    ㅁ은 비프리인가

    2024.11.24 03:13:16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비짝대기프리면 좀더 날카로웠을듯

      2024.11.24 22:04:38
    • ㅇㅇ(14.50)

      비프리 느낌 있네 ㅋㅋ 저기서 화만 더내면 - dc App

      2024.11.27 17:47:18
  • ㅇㅇ(116.32)

    미치겠네ㅋㅋㅋㅋㅋㅋㅋ 와

    2024.11.24 03:37:33
  • ㅇㅇ(223.39)

    재밋다 첫질문 몸 괜찮냐 한것도 사실 몸이 없는 프로그램라 그랬구나 - dc App

    2024.11.24 09:07:34
  • ㅇㅇ(118.235)

    점점 일상에서 괴리감이 느껴지도록 달려가는 내용이 너무 재밌음. 제발 글 많이 써줘

    2024.11.24 09:44:08
  • ㅇㅇ(121.137)

    양질의 나폴리탄

    2024.11.24 11:58:05
  • ㅇㅇ(118.217)

    ㄱ 마지막 질문의 개사펀은 그냥 오탄겨?

    2024.11.24 16:54:19
    • 자라자라쟌쟌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대충 개사펀이라고 적힌 걸 보셨다면 눈을 감고 머리를 감싼 채 십 분간 대기하라는 소리)

      2024.11.24 19:58:14
  • ㅇㅇ(119.192)

    아 익숙한맛이다 싶었는데 괴담은 어떻게생성되는가에 그친구였구나 잘보고있다

    2024.11.25 02:34:23
  • 매일머리통깨기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지하에 가두고 글만 존나게 뽑아내고 싶다 >_<

    2024.11.25 07:52:31
  • ㅇㅇ(118.221)

    황제

    2024.11.25 07:59:32
  • ㅇㅇ(59.2)

    ㅈㄴ재밌다

    2024.11.25 09:27:40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5 11:41:13
  • ㅇㅇ(61.74)

    매트릭스같은 세계관인데,
    각 개체(프로그램)들이 바이러스에 걸린건가?
    다른 명령을 제쳐두고
    기계씻는 남자<같은 더미데이터를 무한정 생산해내는걸 최우선으로 삼는 그런 바이러스를
    인터뷰하는 사람은 매트릭스 세상의 관리자 같은 포지션이겨

    2024.11.25 12:12:51
  • ㅇㅇ(113.60)

    제발 출판해

    2024.11.25 21:09:54
  • ㅇㅇ(14.39)

    왜 ㅁ 다음에 ㅂ 없이 바로 ㅅ이징

    2024.11.26 22:18:08
  • ㅇㅇ(211.234)

    쩐다

    2024.11.27 21:20:36
  • 하루한캔몬스터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진짜 경이롭네

    2024.11.28 01:25:53
  • ㅇㅇ(223.39)

    부산대 기계과 졸업예정자 평균인읏

    2024.11.28 05:29:43
  • ㅇㅇ(118.47)

    혹시 '온다 리쿠'의 Q&A라고 암? 이거랑 형식이나 내용이(반전 제외) 상당히 유사한데, 영향 받은게 아니면 좋아할거 같으니 한번 읽어보셈

    2024.11.28 09:15:11
    • 자라자라쟌쟌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추천감사레후 - dc App

      2024.11.28 10:12:14
  • ㅇㅇ(118.235)

    캬 좋다 최고다 부산 출신인가보네

    2024.11.29 22:23:32
  • ㅇㅇ(118.235)

    지리네

    2024.12.02 18:48:12
  • ㅇㅇ(121.144)

    모아서 출판해 - dc App

    2024.12.02 21:26:35
  • (220.92)

    글 진짜 잘 쓰셔요 혹시 출처 남기고 영상제작 가능한가요?ㅠㅠ

    2024.12.10 20:09:45
    • 자라자라쟌쟌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가능합니다 - dc App

      2024.12.11 17:00:19
    • 자라자라쟌쟌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근데 저한테도 영상 링크 주세요 궁금하니까 - dc App

      2024.12.14 14:11:44
  • ㅇㅇ(106.101)

    햐 아는 맛인데도 존나 맛있다했더니 그 하수도 김정현이가 인터뷰한 글 쓴 애구나 그거 진짜 재밌게 봤는데 - dc App

    01.15 18:25:26
  • ㅇㅇ(112.153)

    걍 모든글이 맛깔남 - dc App

    05.14 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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