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살아오면서 항상 그런 의문이 있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인 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몇십 년을 살아왔음에도

이 의문은 어렸을 적부터 왜인지 끊임없이 되뇌거나 잊을만하면 생각이 났다.

그럴 때면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나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인 것이 너무나도 두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12살쯤부터 이렇게 공통점을 찾았던 것 같다.

손이나 발 같은 것들이 몇 개인지 같은 알기 쉬운 것부터

피의 맛은 철 맛이 난다고 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마따나 피를 내어 내 피에서 철 맛이 나는지 확인한다던가.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사이코패스 테스트 같은 걸 하면 적당한 점수가 나온다고 했다.

나 또한 평균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이 10개다.

나도 10개였다.

다른 사람들은 밤에 졸리다고 한다.

나도 2시간 정도로 일찍 일어나는 편이긴 하지만 밤에는 졸리다.

다른 사람들은 어렸을 적 돌도 씹어 먹을 나이라 그랬다.

나 또한 어렵지 않게 씹어 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인체에 70%가 물이라 한다.

확실히 내 안쪽을 보면 그 정도가 물로 채워져 있었다.

좋다.

오늘도 새로운 확인을 마쳤다.

다른 사람들은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 사람이 죽으면 슬프다고 한다.

나도 10년간 알고 지냈던 직장동료가 절벽에서 5분간 매달려있다가 결국 힘이 다해 떨어져 죽는 걸 눈앞에서 보니 슬펐다.

어떤 사람은 울기도 한다는데 나는 조금 냉정한 타입인지라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슬픔이라는 게 느껴지는 걸 보면 역시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