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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나의 어린 시절 직접 겪었던 경험이다. 지금껏 살아오며 다양한 것들을 접했지만, 유독 그 시절에 겪었던
기이한 그 곳에서 있었던 일, 먹었던 것들만큼은 바로 어제와 같이 생생하게 나의 뇌리에 박혀있다.
그래 딱 이맘때쯤... 요즘같이 푹푹 찌는 듯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 무렵의 일이었다.
언제나 우리 가족과 외가댁 친척들이 모여서 매년 가는 곳이 있었는데, 마을의 외곽 지역까지 차를 타고 또 비포장도로로 이루어진 어느 이름 모를 산길을 지나면 그 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어찌보면 주거용 주택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지붕 위에 분명히
'산.촌.댁' 이라는 네온사인이 달린 것을 보면, 분명히 영업을 위한 점포임은 분명했다.
어른이 되고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지방 외곽으로는 산기슭마다 이러한 가게가 많았다고 한다.
산촌댁은 여타 고깃집과는 다르게 야생고기만을 취급하는 집이었다.
야생고기라는 말에서 알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축의 범주를 벗어난 야생동물인 메추리, 토끼, 멧돼지, 꿩, 참새 고기를 맛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돼지고기보다 누린내가 심한 멧돼지 고기에는 강한 양념을 넣은 돼지 주물럭과 같은 식으로 조리를 하여, 거부감을 줄였고 그 외에도 생으로 구워 먹거나 찜이나 탕 같은 조리방식도 있었다.
아마 요즘 같이 야생 동물 고기를 접할 기회가 없는 젊은 세대들은 다소 야만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가족과 친척들이 간만에 다같이 모여서 둘러 앉아 맛난 고기를 먹으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는 맛에 웃어른들은 산촌집에 매년마다 이끌렸던 것이 아닐까?
산촌댁에 들어가면 언제나 익숙한 냄새가 났다. 정확히 무슨 냄새라고 딱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냥 뭉뚱그려서 '산촌댁 냄새' 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냄새가 가게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숯불 위에서 자글자글 익혀지는 탕과 생고기의 연기로 인해서 시야가 조금 흐릿했고 개중에는 가게 안에서 담배를 태우는 어르신들도 종종 있었다.
가게 안은 좌식으로 되어 있는데, 단체손님을 위한 방이 3곳 있었고, 우리 가족과 친척들은 언제나 10명 이상의 대가족 단위로 왔기에,
미리 전화해서 자리를 예약하고는 단체손님을 위한 방에서만 식사를 했었다.
나는 친척들과 함께 놀러와서 들뜬 마음에 방방 뛰고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어했지만, 그때마다 몸이 한껏 달아오른 우리를 앉히며 어른들은 일장 훈계를 늘어놓았다.
"이녀석들 ! 이 곳에서는 얌전히 식사나 하고 다 먹고 나서 놀거라!"
특히나 우리가 예약한 방 밖으로는 어른의 동행 없이는 일절 나가지 못하게 했었다.
공교롭게도 산촌댁에는 화장실이 있지 않아서, 식사 도중 화장실을 가고 싶은 아이가 생긴다면 어른들 중 한 분 손에 이끌려 가게 밖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에 가야만 했다.
한 해는 내가 산촌댁에서 화장실을 가게 되었는데, 동행하는 외삼촌이 내 머리를 강제로 숙여서는 바닥을 본 채 걷게 했다.
이유를 물었지만 삼촌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나와 함께 화장실까지 동행할 뿐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방에 들어가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산촌댁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한 분이 식사를 가져왔다.
특이하게도 산촌댁에는 모든 종업원이 족히 여든은 넘어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다.
계산대에 계신 분도, 음식을 날라주시는 분도, 상을 정리하는 분들도 모두가 노인.
물론 가보지는 않았지만 주방에서 조리를 하는 주방장 또한 노인이 아닐까?
다만,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노인들의 풍기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입을 굳게 다문 채 그 어떠한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식사가 나왔어도 으레 음식점에서 종업원들이 외치는 '음식 나왔습니다~' 같은 소리가 일절 없다.
여기에 등이 곱사등이처럼 구부러지고 얼굴과 손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한데, 어떤 주름은 마치 칼로 그어놓은 듯 깊게 패여 흡사 고목나무 껍질과도 같아 보였다.
음식 맛은 그야말로 산촌댁에서만 먹을 수 있는 산촌댁의 맛이다.
나는 특히 강한 양념이 들어간 멧돼지 주물럭을 참 좋아했었다.
다른 친척동생이나 형, 누나들은 산촌댁이라면 기겁을 했었다. 다들 알다시피 그 나이대 어린 애들이라면,
치킨이나 피자 같은 패스트 푸드를 훨씬 좋아하지 이런 야생 고기의 맛을 좋아라 할 리가 만무했으니.......
반면 나는 멧돼지 고기부터 꿩, 메추리, 토끼 고기 가리지 않고 맛나게 먹고 국물에 밥까지 썩썩 비벼가며 식사를 마무리하곤 했다.
우리 가족과 내게 있어서 산촌댁에서의 식사는 한 여름 가질 수 있는 자그마한 행복 중 하나였고, 매년 찾아오는 연례 행사와도 같았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의 작은 행복은 영원하진 못하였으니....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우리 가족들이 산촌댁에 모였을 때 계산대에 계시던 사장님께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오늘이 마지막 장사가 될 듯 합니다. 사정상 더 이상은 가게를 하기가 어려워졌네요.'
산촌댁에 방문하기를 십수년간.. 그 동안 직원들이 말하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제서야 저 분들도 말을 할 수 있단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목소리는 마치 음습한 동굴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듯한 불쾌하기 짝이 없는 소리와도 같았다.
10년이 넘게 다녔으면, 뭔가 항의를 한다거나 아쉬움을 표한다거나 할 법도 했지만, 집안 어른들은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저 자리에 착석해서 묵묵히 이전과 같이 산촌댁의 음식을 먹을 뿐.......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이 따로 없는 이 자리에서조차 나 역시도 음식을 입 안에 쓸어담아 넣기에 바빴다.
이렇게나 맛있는 것들을 이제는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는구나.
'오늘의 이 맛을 나의 혀에, 나의 뇌에 아주 또렷하게 아로새겨놓고 말테다.' 라는 각오라도 되는 양 고기를 씹어 삼켰다.
식사가 끝나고 그동안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한마디를 하며 곱사등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제히 우리 방 앞에 와서는 인사를 했다.
노인분들이 우리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했다.
어른들은 허망하다는 듯 터덜터덜 바깥에 주차해 놓은 차를 향해 걸어갔다. 예전과는 다르게 그 왁자지껄하던 산촌댁에 손님이라곤
우리 뿐이였고, 그래서였는지 어른들도 별달리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았기에 나는 잠시 짬을 내어 주방에 가보기로 했다.
마지막 손님을 대접한 이후라 그런지 주방쪽엔 불이 꺼진 채 어둠만이 가득했다.
어둠의 틈바구니에서 비릿한 냄새와 스멀스멀 피어있는 연기. 그리고 무언가 액체가 똑 똑 똑 하고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쇠사슬이 절그럭거리는 소리 같은게 규칙적으로 들려왔고, 주방의 어둠을 계속 응시하고 있자니 빨려들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무언가 눈망울과 마주본 듯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몹시도 슬픈 눈망울을 한 누군가... 인지... 무언가 인지...
애석하게도 나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차 안에 있었고, 부모님께 부엌 안에 들어갔었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였다.
다소 찝찝하고 미심쩍은 마무리였지만, 그렇게 산촌댁은 나의 유년시절과 함께 시나브로 멀어져갔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입대했을 무렵의 일이었다.
당시 GP에 근무하던 수색중대에 소속되어 있던 나는, 그 해 겨울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일을 마주하게 된다.
먹이를 찾아 중대 짬통을 뒤지던 멧돼지를 사살하고, 중대장의 결정에 따라 취사병들이 이 멧돼지를 조리해서
돼지 바베큐와 멧돼지 주물럭을 만들어 중대원 모두가 나눠 먹는 일이 생겼다.
"김근석 상병님! 이거 같은 돼지 맞습니까? 부식으로 나오는 것도 엔간히 맛이 없지만, 이녀석은 더 심한 거 같습니다."
"하 새끼 ... 서울 촌닭이라 그런가... 임마! 지방에선 마을 잔치때마다 이런 멧돼지 같은거 잡아서 먹곤 했어."
같은 분대원들이 이야기를 뒤로 하고, 간만에 먹어보는 멧돼지 고기 덕분에 산촌댁의 추억이 떠올랐다.
'정말 오랜만이네.. 멧돼지 고기.. . . ....... 음??'
아니다. 이 맛이 아니다. 단순히 양념의 차이나 조리 방식의 노하우가 달라서 느끼는 괴리감이 아니다.
마치 개와 고양이의 차이 만큼이나 이질적인 식감의 이것이.. 정녕 내가 먹었던 산촌댁에서의 멧돼지와 동일한 음식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면 대체 내가 그 당시 맛본 산촌댁의 요리는...?
단순히 나의 착각인건 아닐까 싶어서 외박이나 휴가를 나와서도, 전역해서도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야생고깃집을 찾아가서는 멧돼지 고기를 먹어보았지만, 모두 군대에서 먹었던 맛에 가까웠지 산촌댁에서 먹은 멧돼지 고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어린시절 추억보정 때문에 달리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함은 답은 한가지다.
내가 먹었던 것은 멧돼지 고기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몇년이고 미친사람마냥 산촌댁 일에 메달렸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집안 어른들 모두 산촌댁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지우개로 지워진 듯이 '그런 일이 있었던가?'
라며 오히려 되물었고, 사촌 동생이나 형, 누나들 역시 산촌댁 얘기를 하는 나를 미친 사람 취급 했다.
산촌댁이 있었던 자리를 기억을 더듬어서 찾아가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미 10년도 훨씬 넘어서 강산이 두세번은 바뀐 터라......
그리고... 오늘. 오늘에서야 나는 산촌댁에서 맛보았던 고기의 비밀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하아 ....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다.
그동안의 일그러져 있던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오늘 나는 산촌댁으로 향하리라....
그리고 다시 돌아가서는 .......
.
.
.
.
"거 사장님 ! 여기 고기 추가에 술 석 잔 더 가져다 주시구랴."
"그건 그렇고 이 집 고기는 왜 우리가 직접 사냥해서 먹는 것들이랑은 맛이 다르지?"
"허어 이 양반.. 진미를 알아보는 것 만큼은 아주 도가 텄네. 텄어!"
"그래서.. 도대체 이 집 비법이 뭔데 ?"
그것은 건너편 방을 쓰윽 가르키며 말했다.
"그야 우리가 먹는 것들은 혼백의 처리부터가 아예 다르니까.."
"뭐 .. 사장님만의 비법이 있으니, 이렇게 몇천년이고 맛집에 이를 수 있는 것이겠지."
"아암. 그렇고 말고.. 오늘은 내 한잔 거하게 살테니 아주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마셔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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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글 흡입력 개쩐다
바다거북스프가 생각나네
오
필력이 이 정도는 돼야 파딱하나보네
바다거북스프같네 마지막은 없는게 더 느낌 좋았을듯
파딱의 품격
오
읽으면서 이거 생각남: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9211
좋은 듯.
김근석 변호사 원래 인간이었네? - dc App
난 이 글이 자꾸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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