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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정식 명칭은 “PGU – 1” 이지만
아는 직원들끼리는 전부 “세이브” 라고 부른다.
크기와 길이는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
평범한 감기약과 별 다를 바 없는 붉은 연질 캡슐.
굳이 물과 함께 넘기지 않아도 부드럽게 넘어가며
단독으로 섭취시 어떤 작용도 하지 않는다.
“PUG – 2”
직원들끼리는 “로드” 라고 불리우는 약을 삼켜야
세이브 역시 그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세이브와 로드,
두 별명이 약효에서 유래했다는 걸 알 수 있겠지.
세이브,
빨간 캡슐을 먹으면 복용한 순간이 뇌에 기록되고
로드,
파란 캡슐을 먹으면, 뇌의 기억이 마지막으로
세이브를 복용한 시점으로 되돌아간다.
모두가 접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모든 직원이 입사와 함께 알약 케이스를 지급받지만
그곳을 채우는 품목은 단 두 가지, 진정제와 극독이니까.
이유를 생각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겠지.
그 어떤 부작용도 없이 뇌의 기억, 각종 정신오염이며
트라우마를 깔끔하게 지워 없애는 약이 값쌀 순 없을 테니.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신참.
기껏 로드를 먹여 봤자 ‘어차피 머잖아 똑같아질’ 녀석에게
애먼 자본을 투자하는 것보다, 그냥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새로운 직원을 갖다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이거다.
내가 처음 세이브와 로드의 존재를 안 것은
지금부터 3년 전이었다.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한쪽 다리의 근신경.
해고, 혹은 처분을 당하겠지라고 생각한 내게 내밀어진 것은
스무 개의 세이브와 한 개의 로드였다.
로드에 비하면 세이브 자체는 값싼 듯했다.
하기야 뇌에 밑줄을 긋는 기능과, 밑줄 아래 모든 내용을
깔끔하게 지워 없애는 기능 중 뭐가 더 어렵겠는가.
내 경우 1년에 하나의 로드를 지급받았다.
세이브의 경우 윗선에 요청하는 대로 박스가 온다.
세이브의 양은 거의 무제한이었음에도 불구
윗선에선 우리에게 세이브의 복용을 강제하진 않는 듯했다.
어떻게 보면 실질적인 필요보다는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춘 직원들에 대한 ‘복지’의 개념이니.
근무를 나가는 날과, 나가지 않는 날을 가리지 않고
세 시간의 반의 간격으로 세이브를 복용하는 것이 내 루틴이었다.
근무 중이 아니라면 세이브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글쎄, 우리가 담당하는 일들의 희생자들이 ‘근무 중’이 아니라서
그 꼴을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세이브를 복용했다.
일어난 직후, 간단한 커피 한 잔과 샤워.
시계가 오전 10시 30분을 가리킬 때
나는 웃옷에서 케이스를 꺼내어 열었다.
두 개의 진정제와, 한 개의 극독.
다섯 개의 세이브와, 한 개의 로드.
그 중 한 개의 세이브를 집어들어 입 안에 넣고 삼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눈을 깜빡인 순간 나는 다른 곳에 있었다.
“.........!”
내 시선이 고정된 곳은 여전히 알약 케이스였다.
한 손에 들린 채 열린 알약 케이스에 있는 것은
두 개의 진정제와, 한 개의 극독.
네 개의 세이브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로드.
나는 거의 발작적으로 고개를 돌려 내가 있는 장소를 확인했다.
보통 로드를 먹고 되돌아온 기억으로 ‘깨어나는’ 장소는 정해져 있었다.
회사의 구급 호송차, 혹은 의무실 안.
하지만 그곳은 의류 시설도, 회사도 아니었다.
언뜻 보기에는 적당히 가격대 있는 일식집의 2인 룸.
나는 탁자에 앉아 있었으며, 이미 식사를 끝마친 후인 것인지
입 안과 방 안에는 약간의 비린 향이, 눈 앞에는 후식인 듯한
녹차 아이스크림이 작게 한 스쿱.
내 맞은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탁자에는 나와 마찬가지로 아이스크림이 놓여 있었으나
그 자리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룸의 문을 열어젖히며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날짜는 세이브를 먹은 당일. 시간은 1시 23분.
아직 점심시간이라 다소 붐비는 일식집의 홀이었고
점원이 내 뒤를 지나가며 옷자락을 스칠 때 거의 비명을 지를 뻔했다.
나는 번호를 눌렀다.
회사의 자동 응답기가 번호를 받아
오직 세상에 나밖에 아는 사람이 없는 특정한 숫자를 말한다.
그제야 등을 타고 흐르는 땀의 감각이 느껴졌다.
이곳은 전화가 통하는 공간이었다.
‘로드’로 인해 뇌의 기억도 초기화되었을 테니, 애초 오늘 아침부터
모든 것이 환상이 아닌 한 난 현실, ‘우리 세계’에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로드를 복용했단 말인가.
아마도 해답은 나와 같이 마주앉아 식사하는 이에게 있을 것이다.
오늘의 나에게는 점심 약속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어쩌면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이 식당까지 불렀고
그와의 대화 도중 나는 무언가의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로드를 복용했다.
하지만 어째서?
나는 지금까지 두 번 로드를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당연히 둘 모두 ‘일’ 도중이었으며
회사 규칙상 내가 로드를 복용한 일에 대해 난 알지 못한다.
그러나 다른 관점으로 말하면
나는 나 자신이, ‘로드를 복용하지 않고 견딘’ 경우를 안다.
나라는 인간 자체를 망가트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을 흉터로 깊게 남은 기억들.
그런 기억들보다도 끔찍한 무언가가
현실에서의, ‘식사 중의 대화’에 나왔다는 말일까.
나는 다시 룸으로 되돌아가 문을 열었다.
“전화 받고 오셨어요? 혹시 일?”
“아뇨, 친구 전화네요. 오늘 저녁 시간 되냐고....”
적어도 내 생깍엔, 연기는 거의 완벽했다.
거의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이 있는 자리로 되돌아가 앉은 다음
나는 상대방을 마주보았다.
“오늘은 정말 감사했어요, 갑작스럽게 연락드렸는데 와 주시고....”
그녀는 회사 사람이 ‘었’다.
올해로 도합 9년을 회사에 근무했으며, 공식적으로는
다음 주에 퇴직을 하고, 실질적으론 어제 근무가 끝난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우리가 그 정도의 사이라는 것이 제일 놀라운 점이겠지.
같은 집단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속한 그룹이 다르다.
기껏해야 휴게 공간이나 복도에서 엇갈리며 인사를 나누고
직장 내의 다른 소식에 섞인 근황을 듣는 정도.
“솔직히... 진지하게 들어 주실 거라고는 기대 안 했거든요.”
실적도, 그 이상으로 인망도 무척이나 뛰어난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녀가 속한 팀의 직원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녀의 ‘무사 퇴직’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눈물 흘릴 정도로.
“그래도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씨라면...
저희가 비록 교류가 잦았던 사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제 입장을
이해해주실지 모른다고... 왜, 이 일 하다 보면 감만 늘잖아요.”
“대개 쓸모없는 감만이지만요.”
“그렇죠.”
그녀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듯이.
“그럼, 먼저 일어나 볼게요.”
“커피라도 한 잔 드시지 않고....”
“아뇨. 이미 귀한 시간을 충분히 뺏어 버린 걸요.”
그녀가 나간 후.
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겼다.
조금 더 잡아서 시간을 끌었어야만 했나?
그러지 못한 건 솔직히 겁에 질려서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로드를 먹을 만한 정신적인 충격이
이번에는 로드가 없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심지어 로드를 먹기 전의 나는, 십 분조차 기다리지 못했다.
그녀와의 시간이 거의 막바지였음에도 그조차 인내하지 못하고
그녀가 자리를 비운 것을 틈타 로드를 집어삼킨 것이다.
하다못해 상황을 이어받을 내게, 어떤 단서라도....
문득 생각이 미쳐, 나는 핸드폰을 켰다.
화면 하단부를 누르자 현재 기기에서 작동 중인 앱의 목록이 떴고
그 중 녹음기가 켜져 있었다.
녹음 개시 시간은 지금부터 한 시간 전이었다.
///////
///////
그 자리에서, 혹은 집에 돌아간 다음
혼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녹음기를 키는 병신 같은 짓은 하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고
윗선에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한 보고서와 핸드폰을 제출했다.
회사는 나를 곧바로 격리실에 구금했다.
사흘 동안 굳게 닫혀 있던 격리실의 문을 연 것은, 과장이었다.
“고생했어.”
내 어깨를 두드리며 과장은 알약 케이스를 내밀었다.
“일 주일 동안 유급 휴가야, 제주도라도 가서 쉬다 오라고.”
알약 케이스를 열어 보니 로드가 있었다.
그것도 세 개나.
어째서냐고 과장에게 물으려 했지만, 입이 말라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몸값이 올라갔다고 생각해.
이번 일, 자네 대처에 윗분들께서 아주 만족하셨거든. 칭찬이 많아.”
질문은 거기서 끝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후로 그녀의 근황을 따로 조사한다던가 하진 않았다.
다만 귀를 열고 흘러들어오는 소식을 기다렸지만
회사를 그만둔 그녀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들려온 것은 그녀가 속했던 팀의 근황이었다.
팀원 전원이 ■■■ ■■된 가운데, 신입 직원 한 명만이
퇴사 처리 후 정신병동에 입원했다고 한다.
내 로드를 나누어주고 싶지만
그가 세이브를 하지 않은 이상, 의미없는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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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더줘
와 개맛있네 - dc App
이 글이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여기서 더 이어갈 예정임?
아이디어 생기면?
필력 미쳤네 진짜 잘 쓴다잉
글들 흡입력이 너무 좋네
중간부터 이해가 잘 안되네 보통 세시간 반 간격으로 먹는다는 요원이 10시 반에 약을 먹었으면 2시에 먹어야지 왜 1시 23분에 먹었으며, 10시 반에서 1시 23분으로 순간이동은 왜 한거임?
1시23분에 급하게(필요해서) 로드를 먹은거잖아 - dc App
로드는 실제로 회귀하는게 아니라 기억만 돌리는거임
그래서 10시 반에 세이브 - 1시 23분에 좆됨을 감지하고 로드 - 1시 23분의 현실에 10시 반의 기억을 가진채로 있음
211.235 얘 문해력이 개똥망인건 일단 알겠네... 로드 세이브 구구절절 설명해놔도 둘 구분 못하는데다 개뜬금없는 순간이동드립은 ㅅㅂ ㅋㅋ
님 책 더 읽고 생각하는 연습 하는게 좋을것같아욤
본문 내용이 궁금하다면 위에 댓글이 설명해줌!!
퇴사한 여자는 정신력 강하네 - dc App
개잘쓰네 맛이좋다
개굿 ㅋㅋ
무슨일이 있었던거냐고!
와 ㅋㅋㅋㅋ 진짜 잘썼다. 글에 흡입력이 있어. 한번 보고 다시보게 만드는 매력도 있구.
다른 사람들은 듣기만 해도 정신놓고 미쳐버리는 걸 퇴사한 여직원은 힝ㅠㅠ 너무 힘들었어요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썰푸는건가?ㅋㅋ
이게 ㄹㅇ 호러네 ㅋㅋ
나는 이 시점에서 이미 여직원은 일반적인 인간보다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것도 정신오염의 영향일수도 있고
ㄴㄴ 여자가 무언가 회사의 비밀같은걸 알게 되었고 그걸 주인공한테 상담한듯. 주인공은 이거 알고있으면 ㅈ되겠다 싶어서 지 기억 지우고 증거만 폰에 남긴거고. 로드를 복용한 후의 주인공은 그 의도를 알고 본인은 모른 채 회사에 정보만 넘긴거지 - dc App
십고수 필력 지리네
개맛있네
현직이 습작삼아 써본거 아니냐..??
계속 쓸거지?
야이거 졸라 맛있다 더풀어
100추는 내거야 - dc App
댓글 별로안다는데 이거 왤캐 맛있음?
세이브 로드를 이렇게 푼다고???
재밌네 와 - dc App
와 시발 미쳤네!!!!
구라안치고 전율이 확돋았다
님 너무 잘쓰는데 앞으로도 많이 활동해죠라 진심 역대본 나폴리탄 탑급임!!
다시읽는데 미쳤네 소극적이고 엘리트다운 주인공의 대처가 더욱 나폴리탄 분위기를 깔쌈하게 만들어주는듯
존나존나존나존나존나존나존나맛있다
좋다 적당히 이해하기도 쉽고 재밌네
이거는 포인트가 어느쪽이 씹새인지를 모른다는거네 오히려 회사쪽이 뒤가 구린곳이라 덮으려고 한거일수도 있음
글 너무잘쓴다
이거지
너무 자극적이야
진짜 진짜다
와 강렬하다
맛있다
나폴리탄의 맛을 남기면서(주인공과 퇴사자 중 누가 정상인가 퇴사팀은 왜 미쳤나 주인공은 뭘 들었나) 글솜씨 깔끔하고 현실공포도 있네 필력 미쳤다 제발 다작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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