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장은 다소 의아하다는 듯 나를 보며 말했다.

물론 이유를 알 턱이 없겠지

싱글벙글 미소를 띤 채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 그럼요 하하.. 제가 요새 큰 변화가 있었거든요."

"변화?"

"예.. 약을 하나 먹기 시작한 것이 있는데 정말이지 이 약

덕분에 제 인생이 크게 바뀔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음.. 실례가 안된다면 구체적으로 물어봐도 되겠나?"

"물론이죠. 우선 업무 집중도가 확 올랐습니다. 업무에 집중이

잘 되다 보니 자존감도 높아지고, 일과 시간 이후에도

자기 계발에도 힘쓰게 되더라구요."

"호오.. 그건 참 잘 된 일이군."

"거기에다가 종종 업무나 약속등을 까먹고 빠트리는 횟수도

줄어들고, 새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회, 자기전에 1회 절대 빠트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는 그게 없는 내 자신이 내 자신일 거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새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약인지라

어찌보면 약을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강박까지 생길 지경이라니까요 하하하."

"마치 날개라도 단 듯 훨훨 날아다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는 이 느낌은 정말이지 최고입니다!"

열변을 토하는 내 모습을 본 김차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다가 조심스레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까지 대단한 약이면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지는 걸?

혹시 부작용은 없나?"

"아아.. 뭐 그렇게 까지 대단한 부작용이랄 건 없지 싶네요

새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고 내 자신도

그걸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거리낌이 없었으니까요."

내 대답이 뭔가 이상했을까?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알겠다고 하고 본인 자리로 돌아가는 김차장.

후후.. 제 까짓 게 의구심이 든다 한들 뭘 어쩌겠어.

남들의 반응이야 어찌 되었건 나는 '새 사람'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