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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점장님 이제 퇴근하십니까?앱에서 작성

옹기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06 21:05:51
조회 12255 추천 201 댓글 3
														

점장님 이제 퇴근하십니까?
하루 종일 고생하셨을 것인데 이런 메시지를 보여드리게 된 점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점장님 식당의 cctv 관리 업체 간부입니다.
우선 그동안 저희 cctv를 믿고 사용해 주심에 있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저희는 점장님이 신뢰할 만한 업체가 아닙니다.

우린 몇 년간 카메라로 점장님 식당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덕분에 위생법에 단단히 걸릴 만한 다양한 증거들을 수집할 수 있었지요.
딱히 점장님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누구나 설거지를 하며 장갑을 안 낄 수 있고,
머리를 긁거나 땀을 흘릴 수 있고,
떨어진 음식을 다시 아무렇지 않게 재사용할 수도 있지요.
그럴 수 있고말고요.
하지만 그게 몇 년 동안 지속되어 자료가 축적되어왔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도 않을까요?

협박이냐고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를 신고할 수 없습니다.
함부로 장사를 접을 수 없는 간절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고말고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점장님이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장사를 접을 수 없는 간절한 이유가 있는 사람.
고분고분 말을 따라줄 만한 사람.
우리가 원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
그 기준에 우연히 점장님이 선택되었을 뿐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황하는 점장님의 모습이 잘 보이는군요.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지요?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저 저희가 원하는 요구 조건에만 잘 따라주신다면.
점장님 가게에, 점장님의 신변에,
점장님의 경제적 상황에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를 믿고 온전히 따라주신다면 말입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신다면 머리를 위아래로 끄덕끄덕해주세요.

좋습니다.

그럼 첫 번째 조건입니다.
앞으로 점장님은 저희가 조달하는 재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품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황당한 가격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몇몇 음식에 저희가 납품하는 재료를 사용해 주시길 원합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 조건입니다.
어렵지 않지요?

두 번째 조건입니다.
저희는 새벽 3시에 납품을 시작합니다.
어떤 말인지 이해하셨을까요?
점장님은 이제 오전 장사를 포기하고 밤 장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가게 오픈 시간을 수정하시고 가족들에게 상황을 잘 설명하시길 바랍니다.
밤에 사람들이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불빛을 설치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저희는 점장님의 가게가 번창하기를 그 누구보다 응원합니다.

세 번째입니다.
새벽 3시가 되면 직원들이 트럭에서 내릴 겁니다.
점장님이 하셔야 될 일은 간단합니다.
화장실 앞 캐비닛에 들어가 나오지 마십시오.
밖을 절대 볼 수 없도록 캐비닛 안쪽을 바라보며 되도록 움직이지 마십시오.
절대로 밖을 바라보아서는 안됩니다.
절대로 밖을 바라보아서는 안됩니다.
절대로 밖을 바라보아서는 안됩니다.
그들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으십시오.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속으로 1초가 1분이 될 수 있도록 빠짐없이 숫자를 센 뒤
밖으로 나오시길 바랍니다.
규칙만 지킨다면 전혀 어려울 것이 못 됩니다.

어느새 마지막 조건입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조달 받은 재료를 너무 응시하지 마십시오.
잠깐 바라보는 것은 괜찮습니다.
마음껏 칼로 썰고 뭉개며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그것을 너무 빤히 응시하시지는 마십시오.
만약 점장님이 계속해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가 가게로 전화를 한 통화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동안 점장님이 저희 회사를 믿어주시고 이용해 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믿어주시면 됩니다.
저희도 이 이상으로 점장님에게 요구하는 일 없이.
정직하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아, 점장님.
지금 누가 이 가게 방향으로 오고 있습니다.
길이라도 잃은 것처럼 지쳐 보이는 몰골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네요.
점장님도 바로 알아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점장님을 위해 오늘만 특별히 일찍 재료를 보내드렸습니다.
문 앞에 나가시면 바로 알아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시범 삼아 그에게 스파게티를 하나 만들어 주세요.
잘할 수 있으시지 않습니까?
이참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 뭐더라
‘인기 메뉴인 나폴리탄’ 어떻습니까?
괜찮은 이름이지요? 하하.
부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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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나폴리탄의 재구성

    2024.06.06 21:14:40
  • 토맛토마토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니폴리탄 프리퀄 ㄷㄷ - dc App

    2024.06.08 08:39:05
  • ㅇㅇ(1.248)

    개추

    01.07 23: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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