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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카르마 앱

단편괴담싸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4 15:42:22
조회 8355 추천 320 댓글 19
														

어느 날, 같이 걷던 친구 놈이 갑자기 길가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것을 보았다.


의아했다.


내가 아는 한 절대로 이럴 놈이 아니다. 쓰레기를 버리면 버렸지 주울 놈이 아니란 말이다.


그 뒤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들어 무언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뭘 하는 건지 물었다.


그의 시선은 휴대폰에 꼽힌 채 내 물음에 대답했다.


친구가 대답했다. "카르마 앱"


카르마 앱?


핸드폰을 들어 내게 앱을 보여주며 설명해 줬다.


카르마 앱


선행 포인트와 악행 포인트가 나뉜다.


앱을 깔고 선한 일을 할 시 선행 포인트가 쌓인다.


악한 일을 할 시 악행 포인트가 쌓인다.


그리고 그 선행 포인트를 이용해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으니까.


오히려 해킹 앱 같은 불법 프로그램이 아닐까?


하지만 이상한 일은 계속해서 벌어젔다.


길바닥의 쓰레기 따위를 계속해서 주우려는 사람들.


그리고 쓰레기를 줍고 핸드폰을 확인하는 행동.


내 친구와 너무나도 유사했다.


인터넷에서도 카르마 앱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 했다.


찝찝했지만 호기심이 가시질 않았다.


카르마 앱을 깔아서 실행시켰다.


선행 포인트 0 악행 포인트 0


선행 포인트를 쌓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


다른 사람들처럼 쓰레기를 주워야 하나?


하지만 요즘 길거리는 너무 깨끗하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선행을 떠올렸다.


나는 바로 주말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끝마치자 정말로 선행 포인트가 50 적립됐다.


50 포인트 정도면 무얼 살 수 있을까?


평소 사고 싶었던 옷을 검색해 본다.


소모 선행 포인트 45


구매 버튼을 누르자 순간이동하듯 구매한 물건이 방 안에 나타났다.


정말이구나. 말 같지도 않은 일이지만 두 눈으로 보니 믿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적어도 수십만 원은 하는 옷인데 고작 하루 일하고 살 수 있다니.


아, 혹시 이것도 구매가 가능한가?


카르마 앱에 비트코인 0.01개를 검색해 봤다.


값은 선행 포인트 100점


지금 가격이 비트코인 하나에 약 1억


비트코인 0.01개면 100만 원 정도다.


즉, 선행 포인트 1점은 1만 원과 동일한 가치다.


그 뒤부터는 선행 포인트를 모으는데 혈안이었다.


평소라면 신경도 안 썼을 길거리 쓰레기 줍기부터


찾아보지도 않았을 각종 봉사활동에 이르기까지


기분도 좋았다. 내가 마치 도덕적이고 선한 인간이 된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실제로도 그렇지. 이건 분명히 착한 일이니까.


하지만 좀처럼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바로 악행 포인트


내가 쌓은 악행 포인트는 5


무의식 적으로 쓰레기를 버렸기 때문이다.


쓰레기 백 개는 주워야 선행 포인트 5점인데 버리는 건 한 개만 버려도 5점이 쌓였다.


게다가 이 악행 포인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선행 포인트랑 상쇄되는 개념인가?


나중에 죽었을 때 악행 포인트가 선행 포인트보다 더 많으면 지옥에 간다던가


아무튼 쌓이는 거 자체가 좀 찜찜하다. 앞으로 더 조심해야겠다.


그 후, 세상이 몰라보게 바뀌기 시작했다.


거리는 깨끗했으며, 사람들은 친절해젔다.


세상에 자애와 박애가 넘쳐났고, 그 누구도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선행 포인트를 쌓는 일은 더욱 어려워져만 갔다.


거리가 너무 깨끗하니 주울 쓰레기가 없었고, 봉사 활동은 지원자가 넘쳐나서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운 좋게 자리가 난다 한들, 연탄 봉사 활동을 해도 5점 밖에 주지 않는다.


5점이면 5만 원, 이래서는 최저 시급도 못 받는 거다.


착한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은 점점 미소를 잃어갔다.


아, 실수로 또 쓰레기를 버렸다.


요새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가, 악행 포인트가 10 점 올라갔다.


전에는 분명 5점이었는데 이제는 20점이 오른다. 기분이 나쁘다.


선행 포인트 5점, 악행 포인트 20점, 이럼 오히려 마이너스 15만 원 아닌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와중, 어떤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설정 변경


기본적인 UI가 간단한 앱이라 딱히 신경 썼던 적이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세부 항목 중 사용 포인트 전환이라는 게 있었다.


클릭하자 다음 문구가 떴다.


물품 구매 시 사용하는 포인트를 선행 포인트에서 악행 포인트로 변경됐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쓰레기를 계속 길에 버려서 악행 포인트를 쌓아 올렸다.


악행 포인트 100개를 소모하여 비트코인 0.01개 구매 완료.


천국과 지옥이라던가, 그런 개념이 아니었다.


두 포인트는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선행 포인트보다 악행 포인트를 쌓아 올리는 것이 훨씬 쉽다.


진실을 깨달은 나는 더 이상 봉사 활동에 나가지 않았다.


길가에 쓰레기도 줍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는 더 이상 쓰레기통까지 걸어갈 필요가 없었다.


나는 언제 어디서든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길에 버렸다.


아직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멍청이들은 그 쓰레기를 줍기에 바빴다.


조금의 양심과 도덕을 포기하는 것으로, 원하는 것을 훨씬 쉽게 얻어 낼 수 있었다.


착한 일을 하는 것보다, 범죄를 저지르는 게 더 쉽고 빠른 길이었다.


하지만 진실을 깨달은 건 나 하나뿐이 아니었던 거 같다.


언제부터인가 점점 길거리에 쓰레기가 나뒹굴기 시작했다.


한동안 잘 보이지도 않던 범죄 뉴스가 뉴스에서 흘러나왔다.


이제는 쓰레기 하나를 버려도 악행 포인트 1점 밖에 주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은 이게 더 이득이다.


그때 밖에서 총성 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와, 사이렌 소리도


나는 카르마 앱에 권총 한 자루를 검색해 봤다.


필요 포인트 30


이 앱은 무기도 구매가 가능한 것인가?


바깥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분명히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이렌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경보음과 함께 뉴스 속보가 보여왔다.


비상계엄령 선포. 모든 국민의 핸드폰 사용 금지 및 불법 프로그램 사용 금지


이 나라뿐만이 아니다. 그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구매 버튼을 눌러 권총과 탄환, 그리고 방탄복 등 몇 가지 무기를 구매했다.


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서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왔다.


국가에 빼앗길 수 없었다. 이제야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더는 눈을 감고 살아갈 수 없었다.


경찰과 군대가 출동했고, 많은 사람들이 격렬히 저항했다.


온 세계는 커다란 전쟁에 휩싸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도시는 폐허가 되었다.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재앙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정부도, 시민도, 그 어느 나라의 승리도 아니었다.


그저 사람 한 명을 죽이는 것이 악행 포인트 1점을 쌓는 세상이 되었을 때.


쓰레기 하나를 주웠을 때 선행 포인트 10점이 쌓인다는 걸 모두가 깨달았을 때.


쓰레기를 줍는 것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이득이란 것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총을 내려놓고 다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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