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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괴담] 그것은 삼행시를 모른다.

ㅇㅇ(118.218) 2024.03.17 20:55:54
조회 31240 추천 307 댓글 59
														

1.

​ 

 [방송 : 관리사무소에서 알립니다.]

​ 

 에브리 파크 아파트 101동 곳곳의 스피커가 잡음과 함께 울렸다.

​ 

 [방송 : 당장 귀가하시고, 절대 집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집밖으로 나오거나 문을 열지 마십시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 

 나는 친구들과 아파트 옥상에서 망원경을 설치하다가 그 이상한 방송을 들었다.

 우리 넷은 서로를 보며 뭔 이상한 일도 다 있다고 웃었다.

 잠시 후.

​ 

 다다다닥.

 계단과 연결된 옥상 문 안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발소리는 점점 커졌고, 다급한 숨소리와 허둥거리며 벽을 치는 소리, 그리고 마침내.

​ 

 쿵쿵!

​ 

 [누군가 : 저기요! 거기 사람 있죠? 열어줘요! 빨리! 문 좀 열어봐요!]

​ 

 별 구경을 방해받지 않으려고 미리 잠궈둔 옥상문을 누군가가 두드린다.

​ 

 [누군가 : 제발요. 제발. 제발. 부탁합니다. 와요…. 저 죽으면 안 돼요….]

​ 

 문을 마구 때리고 긁고 문고리를 힘껏 비트는 소리, 절규.

 그 처절함에 나는 몸이 굳어서 친구들의 눈치만 살폈다. 친구들도 당혹스러운지 멀뚱히 서서 입을 여는 사람조차 없었다.

​ 

 [누군가 : 안 돼…. 안 돼….]

​ 

 문을 긁는 소리는 점점 약해지고, 악을 지르는 괴성도 점차 줄어들 때.

​ 

 다다다닥. 뛰는 소리.

 달칵. 계단 창문 같은 걸 여는 소리.

 잠시 정적. 그리고.

   

 철퍽!

 옥상문 반대편이 아니라, 아파트 아래에서 들려오는…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

​ 

 나는 직감적으로 그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어서, 도무지 아래를 내려다 볼 수가 없었다.

 용기 있게 고개를 내밀고 밖을 내려다 본 C는 눈을 질끈 감고 구역질하기 시작했다.

​ 

 결국 아직까지 구토를 하고 있는 C를 제외한 우리는 다 같이 내려다 보았다.

 반 쯤 뭉개진 시체가 부서진 몸을 질질 끌고 다시 아파트 안으로 기어 들어오고 있었다.

​ 

​ 

​ 

​ 

​ 

​ 

2. 인터뷰.

​ 

 [남자 : 반갑습니다. 내가 바로 [공포특급]입니다.]

​ 

 카페에서 따듯한 라떼를 시키고 앉아 있으니, 갈색 코트를 입은 깡마른 남성이 내 맞은편에 앉았다.

 공포특급. 오픈채팅에서 우연히 보고 오늘 약속까지 잡은 닉네임이다.

​ 

 나는 혹시 몰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나 : 정말 실제로 겪은 괴담을 말해주면 돈을 주십니까?]

 [남자 : 그럼요.]

​ 

 남자는 손을 들어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키고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 

 [남자 : 나는 그것들의 원리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벌써 두 개나 알아냈지요. 당신의 이야기가 나를 세 번째로 인도해 줄 영감의 원천이길 바랍니다.]

 [나 : 원리……. 그렇군요.]

​ 

 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보면, 그 때의 기억은 흐릿하고 안개가 잔뜩 껴있는 것처럼 갑갑하다.

 나는 옆에 둔 가방에서 ‘에브리 파크 101동’이라고 적힌 종이 뭉치를 꺼냈다.

 이것은 구멍이 엉성한 내 기억보다 더 선명하고 진한 기록이다.

​ 

 [나 : 저도 그것의 원리를 하나 알고 있습니다.]

​ 

 내 말에 공포특급이 입가에 웃음기를 지우며 눈을 반짝였다.

​ 

 [남자 : 무엇인가요?]

 [나 : 그것은 삼행시를 모른다.]

​ 

​ 

​ 

​ 

​ 

3.

​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텐트의 주황색 천장이다.

 조금 몽롱한 채로 가만히 뾰족한 텐트 끝을 응시하고 있으니 서서히 무언가 떠오른다.

​ 

 다 같이 밤새 별을 보자며 넷이 함께 옥상으로 올라왔고.

 텐트와 망원경을 설치하는데 들린 그 기이한 방송.

 그리고, 그 흉측한 장면.

​ 

 끔찍한 밤이었다.

 간헐적으로 찢어지는 비명이 들리고, 신나는 웃음소리도 들렸다.

 가끔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는 듯 다른 소음보다 더 선명한 말소리도 들렸다. 열어주세요라고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소리. 그러나 뭔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금방 사라지곤 했다.

​ 

 D는 내 옆에서 사색이 되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나는 D와 함께 텐트 밖으로 나갔다. 

​ 

   

​ 

​   

​ 

​ 

​ 

4. 인터뷰.

​ 

 공포특급은 내 말을 듣고는 고민하는 듯 눈썹을 찡그리다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두 손바닥을 비볐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막대기 같은 것을 꺼냈다.

 막대기의 측면에 달린 버튼을 누른 남자는 그것을 주머니가 아니라 테이블 가운데에 두고는 입을 열었다. 

​ 

 [남자 : 사행시…, 아니 삼행시라. 조금 의외군요.]

 [나 : 못 믿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들어보세요.]

​ 

 나는 종이 뭉치 중 몇 장을 꺼내 눈에 가까이 대고 글자를 읽었다.

​ 

 [나 : 깨어난 우리는 다섯이 모여 서로의 몰골을 확인했다. 모두 잠을 설친 듯 개판이었다. 갑자기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동내에 울려퍼지고 관리사무소의 방송이 전해졌다.]

​ 

 공포특급이 내 말을 끊으며 다급하게 끼어들었다.

​ 

 [남자 : 실제로 방송이었나요? 아니면 환청?]

 [나 : 방송입니다.]

​ 

 내 대답에 남자는 뭔가 만족했다는 듯 웃으며 말을 계속하라고 손사래를 쳤다.

 나는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 

 [나 : 당장 집밖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스피커는 이렇게 말했다.]

 [남자 : 그것 참 기이하군요. 전날에는 나오지 말라고 하더니.]

​ 

​ 

​ 

​ 

​ 

 5.

​ 

 [A : 말이 다르잖아. 어떤 말을 믿어야 되지?]

 [D : 아니 애초에 저 방송이 정상일까? 밤에 그 웃음소리들 나만 들었어?]

 [C : 똑바로 들어보자, 일단.]

​ 

 방송이 계속 됐다.

​ 

 [방송 : 관리비서실에서 알린다? 립니다. 방에 들어가든 말든입니다. 그렇습니까? 고마워요.]

​ 

 지지직거리는 잡음 사이로 아예 부서진 문장이 나열된다.

​ 

 [C : 똑똑한 사람이 저거 해석 좀 해봐.]

 [나 : 귀신 들려서 헛소리하는 게 분명해.]

 [B : 근데 여기 옥상에서 평생 있을 순 없어.]

 [C : 한 번 나가볼까?]

 [B : 나는 나가 봐야 된다고 생각해.]

​ 

 모두 말렸지만 B는 한사코 나가보겠다고 했다.

​ 

 [B : 내가 아파트 밖으로 나가서 경찰 부를게. 나가면 전화도 제대로 되겠지. 이상한 웃음소리만 나는 게 아니라.]

 [C : 뇌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너 그걸 보고도 저기 밖에 나가겠다고?]

 [B : 갔다올게.]

​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던 B는 결국 옥상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A는 잽싸게 달려가서 옥상 문을 다시 잠갔다.

 터벅. 터벅.

 B가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

 그러던 중 돌연 B의 잔뜩 날 선 목소리가 들린다.

​ 

 [B : 잠깐, 거기 누구야.]

 [B : 아, 당신이군요.]

​ 

 하지만 곧장 B의 목소리에서 힘이 탁 풀리고, 반가워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 

 [B : 반가워요. 어젠 미안했어요. 무서워서… 그러게요. 와, 내장이 참 빨갛네요. 부럽습니다. 먹어도 된다고요?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 

 그리고는 다다다닥 하고 무언가 계단을 뛰어 올라오더니, 건물 안쪽에서 옥상 문을 두드렸다.

 똑. 똑.

​ 

 [B : 얘들아. 문 좀 열어봐. 꼭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

 [B : 얘들아? 거기 있는 거 알아. 열어보라니까?]

​ 

 저 너머에 있는 B는 분명히 정상이 아니었다.

 나는 친구들과 어깨를 벌벌 떨며 속삭였다.

​ 

 [C : 가볼까? B가 이상한데. 구해야 될지도 몰라.]

 [D : 미쳤어? 저 문 열면 우리 다 죽을 거야.]

​ 

 쾅! 쾅!

 B는 문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 

 [나 : 열지 말자. 저건 더 이상 B가 아니야. 알겠지?]

 [C : 좋아. 동의해.]

 [A : 너무 끔찍해. 대체 왜 이런 일이….]

 [C : 아니 그러지마. 지금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해.]

​ 

 그때, 다시금 방송이 들려왔다.

​ 

 [방송 : 집밖으로 나오면 즐겁습니다. 이는 테스트용 방송이니 무시해도 좋습니다. 현상을 설명하지 않아도 검열이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방송 : 확인했습니다.]

​ 

 지지직. 지지직.

 찢어지는 소음 사이로 방송이 계속 됐다.

​ 

 [방송 : 그것들은 삼행시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이 방송이 들릴 때 귀를 기울여주세요.]

​ 

 뚝, 하고 방송이 끊긴 옥상에는. 끼이익. 끼기긱. 끼긱.

​ 

 [B : 야! 개새끼들아! 이거 열라고! 씨발!]

​ 

 옥상 문을 두드리다 지쳐서 손톱으로 박박 긁는 B의 절규만이 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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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6. 인터뷰.

​ 

 [남자 : 것 참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 

 남자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 

 [남자 : 은은하지만 지독한 무언가가 점점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나 : 우리 넷은 텐트 하나에서 다 같이 있기로 했다. 좁아서 편하게 누울 수도 없었지만 차라리 이게 나았다. 문 건너편의 B는 힘을 다 했는지 조용했다. 어쩌면 아까 아파트 아래에서 들린 철퍽 소리가 B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거기까지 읽고 나는 목이 타는 것 같아서 잠시 종이에서 눈을 떼고 커피를 마셨다.

 공포특급이 재촉했다.

​ 

 [남자 : 다음은 어떻게 됐죠?]

 [나 : 다음은… 방송입니다.]

 [남자 : 알 수 없는 그 방송 말인가요?]

 [나 : 아니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그건….]

 [남자 :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면 천천히 떠올리셔도 좋습니다.]

​ 

 나는 잠시 심호흡하고 다시 종이를 들고 눈앞에 가져다댔다.

 공포특급이 걱정스레 말을 건넸다.

​ 

 [남자 : 있죠. 너무 힘들면 여기서 그만하셔도 됩니다.]

 [나 : 아뇨. 종이를 보고 읽으면 됩니다. 괜찮아요.]

 [남자 : 어지러우면 언제든 말을 멈추세요.]

​ 

​ 

​ 

​ 

​ 

7.

​ 

 지이이익.

 귀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방송이 울려퍼졌다.

​ 

 [방송 : 관리사무소에서 알립니다. 규칙 안내방송입니다. 그것들은 삼행시를 못합니다. 반드시 어디 기록해두시고 꼭 숙지하세요.]

 [방송 : 첫째, 나가세요. 집안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방송 : 둘째, 가다가 지치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세요.]

 [방송 : 셋째, 지옥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습니다.]

 [방송 : 넷째, 마음대로 걸어도 좋지만 관리사무소로 오는 걸 추천합니다.]

 [방송 : 다섯째, 새로 이사 왔다며 말을 거는 이를 쳐다보지 말고 도망치세요.]

 [방송 : 여섯째, 요괴를 퇴치한다는 어떤 미신도 효과가 없으니 시도하지 마세요.]

​ 

 A는 피곤한 얼굴로 폰에 방송 내용을 받아적고 있었다.

 다들 방송에 귀를 한껏 기울이고 있다. 나는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피곤하여 후드의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 

 그래. 이럴 때 생존일지라도 기록해두자.

 나는 폰을 들어 메모장 어플을 켰다.

​ 

 [방송 : 전 구간 검열 없음 확인. 이제 이 방송 내용이 반복되어 송출됩니다. 어디 기록하시고 꼭 생각하세요. 그것들은 삼행시를 못합니다.]

​ 

 이후로 구린 스피커는 계속 규칙 안내방송만을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듣고 기록한 A가 오랜만에 웃으며 다급히 손짓했다.

 모두가 무릎으로 기어서 텐트 중앙의 폰을 보자, A가 우리에게 속삭였다.

​ 

 [A : 알아냈어! 삼행시라더니 이거였어. 모든 규칙의 첫 글자!]

 [C : 그게 무슨 말이야?]

 [A : 첫 글자만 다 모아봐.]

​ 

 잠시 폰을 내려다보던 D가 중얼거렸다.

​ 

 [D : 나가지마새요.]

 [C : 거 이상한데? 첫 규칙이 나가세요잖아.]

 [A : 검열이라고 했잖아. 무언가가 방송을 검열하고 있는 거지. 저번에 그 다 깨진 방송처럼.]

 [D : 그러네. 하지만 그 검열하는 것은 삼행시를 모르니까 그것이….]

​ 

 C가 급하게 끼어들었다.

​ 

 [C :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검열을 피하고, 진짜 메세지는 첫 글자로 준 거구나.]

 [A : 관리사무소에 저것들을 피해서 우릴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 거야.]

​  

 나는 아주 약간의 희망을 품게 된 친구들의 대화에 끼지 못했다.

 1일 차의 내 생존일지를 읽었기 때문이다.

​  

 우리는 넷이 별을 보러 옥상에 올라왔다.

 밖에는 B가 있고, 이 텐트 안에는 나, A, C, D, 이렇게 넷이 있다.

​ 

 우린 어느새 다섯이 됐는데 그것을 전혀 몰랐다.

 무언가가 우리 사이에 끼어서 친구인 척 하고 있다.

   

​ 

​ 

​ 

​ 

​ 

8.

​ 

 나는 머리를 쥐어짜냈지만 누가 가짜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다섯이 모두 내 기억에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 

 [C : 남은 물이 좀 있으니 절대 텐트 밖으로 나가지 말자.]

 [A : 나가지 말라고 했으니까.]

 [D : 그 와중에 물을 챙겼구나!]

 [C : 겨우 생각이 났어. 들어오기 직전에.]

​ 

 저벅.

 갑자기 텐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 속닥거리던 친구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나도 숨을 급히 들이키고 엎드렸다.

​ 

 저벅. 저벅.

 텐트 밖에 무언가가 걸어다니고 있다.

 맨발이 옥상 바닥을 밟는 듯 조금은 끈적한 발소리.

​ 

 텐트의 주황색 천 너머에 희미한 그림자가 생겼다.

 긴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휘날리는 왜소한 여자의 형상이다. 휘청거리고 절뚝거리는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고 커졌다. 그것이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 : 저기요….]

​ 

 손가락이 텐트 문을 지그시 누르더니, 아래로 긁었다. 방수천에서 시익, 소리가 났다.

 나와 친구들은 숨도 쉬지 못하고 보고만 있었다.

   

 [누군가 : 이것 좀 열어주세요. 저 배가 고파요. 제 아이도, 아이가 배고프대요.]

​ 

 텐트를 손가락으로 긁으며 그 여자가 우리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텐트 천 곳곳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 

 [누군가 : 먹을 것 좀 나눠주세요. 굶었어요, 제 아이가. 제 아이만큼은.]

​ 

 마치 손을 더듬어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 

 나는 순간 무언가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거의 동시에 C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듯 팔을 쭉 뻗어서 텐트 문의 지퍼를 움켜쥐었다.

​ 

 저 여자는 텐트 문을 열기 위해 지퍼를 찾고 있다.

​ 

 나는 C의 옆으로 기어가 지퍼가 내려가지 않게 꽉 쥐었다.

 거의 동시에 앙상하게 마른 손그림자도 바깥의 지퍼를 찾아서 콱 잡았다.

 지퍼를 아래로 내리려는 힘이 느껴져서 C와 함께 위로 끌어당기며 버텼다.

​ 

 [누군가 : 어라, 왜, 왜 안 열리지. 저기요, 우리 애가 굶고 있어요. 아이만큼은.]

​ 

 점점 아래로 내리는 힘이 강해진다. 이러다 지퍼가 못 버티고 부러지면 어쩌지?

 D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가방을 뒤져서 클립을 꺼냈다.

 C가 다급하게 외쳤다.

​ 

 [C : 줘!]

​ 

 D가 던진 클립을 받은 C가 그것으로 지퍼가 아닌 그 아래의 천을 꽉 집었다. 우리는 그 상태로 온 힘을 다해 버텼다.

 그러자 문밖의 그림자가 갑자기 지퍼를 놓고 물러섰다.

​ 

 [누군가 : 어라. 잠시만요. 저기요. 필요 없어요. 여기 고기가 있네.]

​ 

 우린 지퍼에 달라붙어서 눈으로 천에 비친 그림자를 끝까지 쫓았다.

​ 

 [누군가 : 등에 고기를 업고 다니면서 먹을 거를 찾았네. 진짜 나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 

 앙상한 그림자의 툭 튀어나온 부분이 떨어지더니, 그것은 뭔가를 주워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 

 [누군가 : 쩝쩝, 아이, 맛있어라. 와그작. 아작아작. 맛있어. 맛있다. 왜 이렇게 맛있지. 이거 무슨 고기지. 와작. 무슨 고기가 이렇게 맛있지?]

​ 

 뭔가를 뼈째로 씹는 빠작, 빠작, 소리가 나고, 덩어리, 같은 것이 사방으로 튀었다.

 지퍼를 쥐고 있던 D가 허겁지겁 빈 생수통을 찾아 들고 토악질을 했다.

​ 

 길고 끔찍한 밤이었다.

​ 

 [누군가 : 배부르다! 배부르다! 어라? 애기 어디있지? 얘야, 어딨니. 우리 애기 보신 분….]

​ 

 여자의 중얼거림이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있었다.

​ 

   

​ 

​ 

​ 

​ 

9. 인터뷰.

​ 

 [남자 : 재앙과도 같은 밤이었네요.]

 [나 : 그렇네요.]

 [남자 : 미친 여자는 다행히 아침이 되자 사라졌고요.]

 [나 : 해가 뜬 걸 확인하고 우린 텐트 밖으로 나왔다. 옥상문 근처에서는 여전히 B가 중얼거리는 들린다. 아직도 B는 거기에….]

​ 

 남자가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 

 [남자 : 있었다…. B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 

 나는 이 남자가 자꾸 말을 끊어먹는 것이 조금 짜증났지만, 계속해서 읽었다.

​ 

 [나 : A는 자다가 뒤늦게 우리를 따라 나왔다. A는 새벽에 그 난리가 났음에도 자고 있었다. A에게 새벽의 일을 설명하자 너무 피곤해서 깊게 잔 것 같다며 사과했다. 나는 우리 사이에 우리가 아닌 것이 있음을 알고 있어서 A의 행동이 너무나도 수상했다.]

 [남자 : 어지간히도 수상하군요.]

 [나 : 일단 같이 모여 급하게 회의를 했다. 모두 더 이상 텐트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했다.]

 [남자 : 서로 말이 잘 통하네요, 끼어든 그것이 방해하지 않는 게 신기해요.]

​ 

​ 

​ 

​ 

​ 

​ 

10.

​ 

 우리는 옥상 바로 아래인 11층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계획은 이렇다.

​ 

 텐트를 고정하는 끈을 길게 연결해서 우리 몸에 묶고, 옥상 난간에서 뛰어내린다. 11층 창틀에 붙어서 공구로 창문을 깨버리고 안으로 진입한다.

 집 안에서 무거운 가구 등에 끈을 묶어 고정한 뒤 모두가 차례대로 내려온다. 

 만약 안에 사람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설명한다.

​ 

 가장 어려운 처음 진입을 A가 하기로 했다.

 A는 어제 밤을 새지 않아서 체력이 가장 좋기도 했고, 본인이 미안하다며 자원했기 때문이다.

​ 

 [C : 서서 버티는 사람들이 처음에 잘 해줘야 된다.]

 [A : 준비 됐어.]

​ 

 허리에 줄을 묶은 A는 난간에 앉은 채로 조금씩 엉덩이를 난간 밖으로 뺐다. 우리는 충격에 대비했다.

 나는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의 찝찝함을 지우지 못했다.

​ 

 그러던 중, 마침내 A의 몸이 난간 아래로 휙 떨어졌다.

 우리는 몸을 뒤로 힘껏 당기며 한 번의 충격을 견디고, 다음 순간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 

 찢어질 듯한 괴성과 함께 저 아래에서 퍽! 하고 북이 터지는 소리 같은 게 들렸다.

 나는 망연자실해서 딸려 올라온 줄을 바라보았다.

 그 끝은 마치 누군가가 공구로 자른 듯 반쯤 깔끔하게 잘려있었다.

​ 

​ 

​ 

​ 

​ 

11.

​ 

 D는 반쯤 미쳐서 소리질렀다.

​ 

 [D : 누가 줄을 잘라놨어. 힘주는 순간 끊어질 정도로 잘라놨다고.]

 [C : 고 얘기 좀 그만해라.]

​ 

 C가 그런 D에게 살벌하게 으르렁거렸다.

​ 

 [D : 너도 봤잖아! 아니, 너냐? 너였냐, 새끼야?]

 [C :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마라.]

​ 

 나도 두 사람을 말리며 울적하게 거들었다.

​ 

 [나 : 줄 마지막으로 확인한 건 A야.]

​ 

 D는 할 말을 잃고 옥상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버렸다.

​ 

 나는 내심 계속해서 A를 의심했다. A는 자기가 먼저 내려가겠다고 자원하고, 유리창을 깨기 위한 공구를 고르겠다며 공구상자를 뒤적거렸다.

​ 

 그렇게 사고가 났고.

 잘린 줄은 너무 짧아서 11층까지 닿지도 않게 됐다.

 우린 옥상에 고립됐다. 줄을 잇느라 텐트도 해체해버린 옥상에.

​ 

 나는 속이 갑갑하고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누굴까. 정말 죽어버린 A인가, C인가, D인가, 아니면 내가 미쳐버려서 저지른 일인가.

​ 

 이런 고민이 의미는 있나.

 이대로 밤이 오면 모든 게 끝인데.

​ 

 [C : 워어. 내려다보지마. A…가 기어 올라오고 있어.]

​ 

 난간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던 C가 진저리를 치며 경고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충동적으로 옥상 난간 위에 올랐다.

​ 

 [D : 잠깐! 뭐하는 거야!]

​ 

 등 뒤로 D가 소리지르는 것이 들렸으나 나는 그대로 뛰었다.

​ 

 줄이 없어도, 잘만 뛰어내리면.

 잘만 뛰어내리면, 될 수도 있다.

​ 

 저 둘과 함께 밤을 기다리는 그 1초 1초가 너무 답답하고 버티기 힘들어서, 나는 평소였다면 무서워서 절대 하지 못했을 도전을 했다.

​ 

 몸이 확 아래로 당겨지는 동시에 등 뒤로 손을 휘두른다.

 무언가가 기다란 봉 같은 게 잡히는 느낌이 들었을 때 주먹을 꽉 쥔다.

​  

 팔이 뽑혀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

 나는 11층 난간에 매달렸다.

 다행히 창문은 열려 있었다. 나는 허겁지겁 몸을 붙이고 난간을 타고 넘어 11층 베란다로 굴러떨어졌다.

​  

 [나 : 하하. 하하하하. 하하.]

​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위에서 시끄럽게 소리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나는 신나게 웃었다.

 나는 살아남은 것이다. 생의 아늑함이 비로소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 

   

​ 

​ 

​ 

12.

​ 

 [방송 : 관리사무소에서 알립니다. 규칙 안내방송입니다. 그것들은 삼행시를 못합니다. 반드시 어디 기록해두시고 꼭 숙지하세요.]

 [방송 : 첫째, 나가세요. 집안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방송 : 둘째, 가다가 지치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세요.]

 [방송 : 셋째, 지옥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습니다.]

 [방송 : 넷째, 마음대로 걸어도 좋지만 관리사무소로 오는 걸 추천합니다.]

 [방송 : 다섯째, 새로 이사 왔다며 말을 거는 이를 쳐다보지 말고 도망치세요.]

 [방송 : 여섯째, 요괴를 퇴치한다는 어떤 미신도 효과가 없으니 시도하지 마세요.]

​ 

 먼지가 조금 쌓였지만 푹신한 침대에 누워 지겹게 반복되는 방송을 들으며 창밖을 내다 보았다.

 옥상에서 내렸는지 조금 짧은 줄이 대롱대롱 흔들렸다.

 마치 여기 연결해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 

 하지만 말이야.

 저걸 당기려면 집밖으로 몸을 내밀어야 하는데?

 친구들. 삼행시를 알고 있어?

 방송에서 말하고 있어. 나가지마새요.

​  

 이게 내가 너희를 도와줄 수가 없는 이유야.

 미안해. 나는 살고 싶어.

​ 

   

   

    

   

   

13. 인터뷰.

​ 

 [나 : 끝…입니다.]

​ 

 내가 종이를 내려놓자 남자가 내 손등을 토닥거렸다.

​ 

 [남자 : 모질게 독촉한 것 같아서 죄송하군요. 기억이 조금은 나십니까?]

 [나 : 네…. 이걸 읽으면 기억이 조금 납니다. 그 날, 나는 관리사무소에 앉아 있었어요.]

​ 

 나는 에브리파크 아파트 101동 관리사무소 직원이었다.

 그것들을 보고 황급히 안내 방송을 키는 순간 지옥이 시작됐다. 101동을 비추는 여러 대의 CCTV 화면들에 끔찍한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 

 나는 방송을 틀고 필사적으로 주민들에게 나오지 말라 권고했다.

 하지만 막상 101동에 울려퍼지는 내용은 내가 말한 내용과 전혀 달랐다.

​ 

 [남자 : 른 셴의 명언이 생각나는군요. ‘행동하고 후회하라.’]

 [나 : 잘못된 방송을 듣고 나온 주민들은… 그들은 당했습니다. 나는 그걸 모두 지켜봐야만 했어요.]

​ 

 그것은 방송을 망치는 것 외에 나를 더 지독하게 괴롭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관리사무소 복합기로 팩스가 오기 시작했다.

 특히 조마조마하게 살피고 있던, 옥상 CCTV에 잡히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종이에 활자로 찍혀서 나오고 있었다.

​ 

 하지만 그 비참한 기록은 오히려 내 마음에 어떤 불길을 지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자리에 앉은 나는 방송을 망치는 녀석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 

 [남자 : 척하면 척이군요. 당신은 정말 대단해요.]

​ 

 테스트 방송을 미친듯이 되풀이하며 그것의 의도를 알아내고, 그것의 한계를 알아냈다.

 그것이 삼행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규칙 안내방송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나 : 그래요. 그것들은 삼행시를 몰라요. 나는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용한 겁니다.]

​ 

 그래. 나는 결국 승리했다.

 내 방송을 알아들은 주민들은 문을 잠그고 집 안에서 버티기 시작한 것이다.

​ 

 그것은 화가 났는지 팩스로 옥상 청년들이 참혹한 일을 겪는 내용을 계속해서 보내왔으나, 나는 흔들리지 않고 방송을 계속 했다.

​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관리사무소로 찾아온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구출되었다.

 나는 들것에 실려가면서도 옥상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긴 종이를 손에 꽉 쥐고 환호했다.

​ 

 [나 : 저는 저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지켜낸 겁니다.]

​ 

 그렇게 말하며 공포특급과 눈을 마주쳤다. 남자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뜬금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 

 [남자 : 할아버지. 그거 아십니까? 저도 삼행시를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정해진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것 말이에요. 그래서 종종 편법을 씁니다. 뜬금없이 문맥과 묘하게 안 맞는 표현을 하거나, 내가 원하는 단어가 나올 때 급하게 끼어들거나, 발음이 비슷하면 억지로 글자를 바꿔쓰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과 명언을 지어내죠.]

​ 

 남자는 한참 전 테이블에 올려놨던 막대기를 집어 들더니, 잠깐 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 

 [남자 : 뿐……. 뿐이라…. 이야, 뿐은 정말 어려운 글자네요. 이것도 편법 중 하나입니다. 너무 어려운 글자라고 말하면서 은근슬쩍 써버리는 거죠. 어떠십니까?]

​ 

 그리고는 막대기 옆에 있는 버튼을 꾹 누르더니 내게 내밀었다.

​ 

 [남자 : 녹음 종료. 휴! 이제 살 것 같네요. 아무튼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돈을 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내가 알고있는 그것들의 두번째 원리를 가르쳐드리죠. 도움이 될 겁니다.]

​ 

 내가 반사적으로 막대기, 아니 녹음기를 받자 남자가 신나게 박수를 짝짝 쳤다.

​ 

 [남자 : 자! 알려드렸습니다!]

​ 

 공포특급은 그것으로 됐다는 듯 일어서서 코트자락을 툭툭 털더니 카운터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손가락을 탁 튕기더니 등을 돌렸다.

​ 

 [남자 : 아, 참! 정말 마지막으로 또 하나 알려줄게요. 당신이 팩스로 받은 이야기 말입니다만. 거기도 있지 않았나요? 다급하게 말을 끊거나, 발음이 비슷한 글자를 억지로 쓰거나, 맥락에 묘하게 안 맞는 표현을 하거나 뭐 그런 친구 말이에요.]

   

 그 말을 끝으로 공포특급은 정말 카페를 나가버렸다.

   

   

   

   

   

   

14.

​ 

 나는 녹음기를 계속 반복해서 틀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에브리 파크 아파트로 향했다.

 폴리스 라인을 넘고 101동 마당으로 들어가자 음산한 안개가 끼고 공기가 칼칼해졌다.

​ 

 마치 그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101동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모든 집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 

 나는 아무 곳이나 들어가려다, 문득 생각을 바꿔서 11층으로 향했다.

 11층의 집에 들어가 방안을 확인한 나는 들고 온 종이 뭉치를 한 번 더 읽었고, 듣지도 않은 첫 번째 원리가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문득 허탈해져서, 챙겨온 권총을 들어 나의 턱을 겨누었다.








[시리즈] 괴담의 원리
· [괴담] 나를 흉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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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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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v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4
    2024.03.17 21:09:36
  • ㅇㅇ(218.48)

    뭔가 메세지가 숨어 있는 것 같긴 한데 못 찾겠다

    2024.03.17 21:22:12
    • ㅇㅇ(218.48)

      트리거 다 알아채니까 개소름돋네

      2024.03.17 21:37:40
    • ㅇㅇ(1.234)

      뭔데

      2024.03.18 01:41:53
  • ㅇㅇ(1.229)

    사실그것은다알고있어미있어서모른척할뿐?

    2024.03.17 21:31:17
  • rr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사실 그것은 다 알고 있어 재미있어서 모른 척할뿐
    똑똑한 뇌가 좋아 그거만 남겨줘서 고마워

    2024.03.17 21:46:24
  • 낚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C이자식

    2024.03.17 21:54:51
  • EVA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남자의 첫 번째 말만 모아서 >> 사실 그것은 다 알고 있어 재미있어서 모른 척할 뿐
    C의 첫 번째 말만 모아서 >> 똑똑한 뇌가 좋아 그거만 남겨줘서 고마워
    그것들의 두 번째 원리는 그것들의 말 첫 마디를 모아보면 숨겨진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 것.
    남자가 그것인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네. 인간이라면 도대체 어떤 인간이 메세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완성 시키기 위해 말 첫 마디에 숨겨놔;;

    2024.03.17 23:05:30
    • ㅇㅇ(59.2)

      와 미쳤네

      2024.03.18 10:45:33
    • ㅇㅇ(58.127)

      관리사무소 할아버지가 C의 삼행시를 눈치 못챘던 것처럼 남자의 말도 해석 못하는 멍청함을 강조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하고 본인한테 녹음기 던져줘서 좌절감을 유도한 거 아님?

      2024.10.20 19:23:51
  • 주귀(1.177)

    녹음기를 켠 후 끌때까지 공포특급의 대사 첫 단어만 모으면 '사실 그것은 다 알고 있어 재미있어서 모른 척할 뿐'이고 이게 그것들의 두 번째 원리인거지?
    그리고 C의 대사 첫 단어만 모으면 '똑똑한 뇌가 좋아 그거만 남겨줘서 고마워'인데
    정리하면 이게 맞나

    2024.03.17 23:14:15
    • 주귀(1.177)

      관리인 아재가 방송 검열을 계속 당하니까 머리 써서 첫 글자 트릭으로 '나가지마새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이걸 못 알아차린(=똑똑하지 않은 뇌) 사람들은 아파트의 다른 괴이들한테 잡혀 죽음. 반면에 옥상 친구들 비롯해서 알아들은(=똑똑한 뇌) 사람들은 틀어박혀서 아파트의 다른 괴이들에게서는 살아남음.
      근데 결과적으로 C는 사실 관리인이 삼행시 트릭으로 메시지 보내는 거 '다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했을' 뿐이고, 옥상의 '나'가 11층으로 런한 이후에 관리인 메시지 듣고 살아남은 자기가 좋아하는 '똑똑한 뇌'들을 냠냠쩝쩝한거?

      2024.03.17 23:19:24
    • ㅇㅇ(1.234)

      남자는 뭐임

      2024.03.18 01:42:08
    • 주귀(1.177)

      남자는 1편에 괴담박사랑 동일인 아님?

      2024.03.18 05:40:28
  • ㅇㅇ(119.192)

    개재밌어 진짜

    2024.03.18 00:41:52
  • 플랑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진짜 개재밌다 - dc App

    2024.03.18 00:48:07
  • ㅇㅇ(118.235)

    c괴이 맛난 건 나중에 먹는 맛잘알괴이노

    2024.03.18 01:01:30
  • 흰개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재밌다 ㅋㅋ

    2024.03.18 01:08:50
  • ㅇㅇ(1.234)

    무슨말이고

    2024.03.18 01:43:49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첫번째 원리는 항상 인간이 패배하고 괴담이 승리한다는 것.
    전작의 주인공은 듣지도 않은 두번째 원리를 깨달았고
    이번작의 주인공은 듣지도 않은 첫번째 원리를 깨달았다.
    두번째 원리는 애매하게 묘사해서 정확히 뭘 뜻하는지는 모르겠네.

    2024.03.18 02:22:56
  • ㅇㅇ(218.51)

    진짜 잘 쓴다

    2024.03.18 08:28:18
  • ㅇㅇ(39.7)

    헐.....
    이 글은 괴이도 높게 평가합니다.

    2024.03.18 09:27:39
  • ㅇㅇ(59.2)

    재밌음

    2024.03.18 10:46:43
  • ㅇㅇ(183.99)

    근데 왜 아파트로 돌아갓노

    2024.03.18 11:02:28
  • ㅇㅇ(112.216)

    하루에 하나씩 올려주세요 제발 에브리 파크 101동 11층에 가둬놓고 글만 쓰게 만들기 전에 제발 제발 제발

    2024.03.18 13:53:59
  • ㅇㅇ(211.118)

    글 진짜 맛깔나게 잘쓴다 술술읽히네

    2024.03.19 00:05:04
  • ㅇㅇ(175.206)

    쩐다

    2024.03.19 08:22:15
  • ㅇㅇ(118.220)

    옴니버스식인데 이어지는 에피소드 넘 좋다
    1. 항상 인간이 패배하고 괴담이 승리한다
    2. 사실 그것은 다 알고있어 재미있어 모른척 할 뿐
    안 읽은 낲붕이들 스포될까바 섣부르게 말은 못하겠고
    양쪽 글 계속 읽으면서 추리하는 형식이라 재밌당

    2024.03.19 10:18:44
  • ㅇㅇ(223.62)

    좋아 동의해 <너무 문어체 느낌이라 음? 했는데 복선이었네 ㅁㅊㅋㅋㅋㅋㅋ

    2024.03.19 11:24:51
  • ㅇㅇ(222.119)

    ㅆㅅㅌㅊ ㅈㄴ 재밌네

    2024.03.19 14:59:57
    • ㅇㅇ(222.119)

      C의 대사가 좀 뜬금 없거나 어색한 걸 걍 작가 역량부족으로 생각 했었는데 트릭이었다 하니 머리 한대 얻어 맞은 기분임ㅋㅋ 지금 보니 남자가 말 자꾸 가로챈다거나 하는 떡밥이 ㅈㄴ 많았는데 생각 없이 읽느라 몰랐노

      2024.03.19 15:12:14
  • 김샛별_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개지리네 진짜

    2024.03.20 00:59:01
  • ㅇㅇ(125.130)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 더 가져와 아니 다 가져와주십시오

    2024.03.20 16:21:46
  • 북극곰탱이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진짜 존경합니다
    더 주세요

    2024.03.24 17:02:40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넌 이갤에 보배다 작가해도 될듯 - dc App

    2024.03.24 17:18:42
  • ㅇㅇ(106.101)

    '나'는 그래서 관리인임 아니면 옥상에 있던 사람임 헷갈리네 - dc App

    2024.03.25 02:25:10
    • ㅇㅇ(210.105)

      상황이 묘사되는 글에서의 '나'는 그냥 그것이 관리실로 팩스를 보낸 글임. A B C D를 포함해서 5명 중 한 명일 뿐. 인터뷰에서의 '나'가 관리실 관리인인 거임

      2024.05.13 23:11:16
  • ord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글 진짜 잘썼다 개맛있게 읽었음

    2024.04.19 00:02:32
  • 프랑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
    2024.05.20 17:40:07
  • sai(211.57)

    진짜 쳐돌았네 작품 두개를 쓰느라 얼마나 많은 고뇌와 길아엎기가 있었을지 상상도 안간다

    2024.06.12 04:10:56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기립박수 - dc App

    2024.07.09 16:52:33
  • ㅇㅇ(115.138)

    남자가 가르쳐준 두번째 원리(녹음 시작부터 끝까지) : 사실 그것들은 다 알고있어 재밌어서 모른척할뿐

    2024.07.21 06:55:13
    • ㅇㅇ(115.138)

      첫번째 원리 : 괴이는 항상 승리한다

      2024.07.21 06:55:28
    • ㅇㅇ(115.138)

      첫작에서도 괴이는 다 알고있었고 항상 승리함

      2024.07.21 06:55:52
  • ㅇㅇ(14.42)

    정리하면 아파트에 뇌를 먹는 괴이가 나타났는데 관리인이 사행시로 괴이들 속이고 주민들에게 알리려고 머리썼는데 그 과정에 이해못한 주민들은 죽고 똑똑한 주민들은 살아남았고 이미 모든걸 다 알고도 재미로 놔뒀던 c괴이인거?ㅎㅎ
    c=공포특급 동일괴이어도 잼겠다

    2024.09.05 02:04:34
  • Q8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인생작 갱신

    2024.09.08 23:35:42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기립박수 한번 더 치러 옴

    2024.09.15 17:01:30
  • 네탓이군시로코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뿐이라 할 때 소름 쫙 끼치네 웰케 고수임 - dc App

    2024.11.03 19:18:20
  • ㅇㅇ(220.119)

    벽느껴지네 - dc App

    2024.12.01 01:00:18
  • ㅇㅇ(175.209)

    개잼존잼이노ㅋㅋㅋ
    추천 누르고 감

    01.05 17:48:12
  • EL(175.115)

    뛰어내려서 아래층으로 들어간 사람- 팩스 문서 화자도 결국 잡아먹혔으려나

    01.30 00:22:33
    • ㅇㅇ(118.38)

      그니까 나도 그게 궁금하네 얘도 죽었으려나..

      02.08 02:39:28
    • Thirdcolo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뇌 파먹힌 시체 침대위에 있었으면 진짜 절망적이겠다

      02.17 16:28:12
  • ㅇㅇ(121.157)

    와..

    01.30 01:55:38
  • ㅇㅇ(124.62)

    이분 다른 후속작없나요

    02.01 02:50:50
  • ㅇㅇ(118.38)

    ㅅㅂ개무섭네 진짜..

    02.08 02:28:51
  • 유호(211.110)

    작가세요???

    04.28 04:51:04
  • ㅇㅇ(175.200)

    와 진짜 다읽고 댓글까지 읽으면서 순수하게 벽이 느껴짐. 작가 혹시 다른 차원에서 우릴 지켜보는 존재임?

    04.29 13:15:33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c가 하는 말이 똑똑한사람이 해석좀 해봐 뇌가 어떻게 된거아니야? 이러는것도 좀 의미심장하네

    05.23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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