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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2029.02.05 <720번째>
이 녀석은 내일이면 유령이 되어버리고 만다.
다시 말해, 나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이 마지막이란 뜻이다.
솔직히 이젠 다 틀린 것 같다.
지난 3년간, 대처법을 알아낸 괴물들은 예전처럼 자주 나타나지도 않았고,
처음 보는 괴물들만이 정육면체를 습격해 왔었다.
고작 3개의 탈출 방법 가지고는 턱 없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여긴 설마 나의 잠재력을 테스트하는 곳인가?"
녀석은 여전히 개소리를 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이딴 새끼한테 희망을 걸었다는 게 너무나도 한심했다.
이 녀석이 들어온 시점부터 나는,
무조건 심연으로 끌려갈 운명이었다.
이 녀석은 나를, 진정한 의미의 지옥으로 끌고 갈 저승사자나 다름 없는 것이었다.
"ᖉnԍᴉ+zcʌpxxxᴉԍᴉo"
.......
이 와중에 그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규칙적인 행동을 하는 개체가 찾아온 것이었지만, 이 여자를 통한 탈출 방법은 알아낸 것이 없었고,
어차피 또 이 녀석의 혼잣말 때문에
"오민구 씨?"
......
"네?"
........
"깨어있으셨군요, 안녕하세요."
"어...그...누구시죠?"
.......
두 귀를 의심했다.
여자가 녀석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것도 평소 사용하던 외계어가 아닌,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말이다.
"실례가 안 된다면, 잠깐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네?? 어떻게 들어오실..."
여자는 벽을 통과해 정육면체 안으로 들어왔다.
"으아아악 씨발!! 뭐, 뭐야??!! 어떻게??!"
.......
14년 만에 처음으로 여자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여자의 생김새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방금 벽을 통과 했지?
그렇다면 이 여자도 관리자인가?
"누..누구세요?? 귀신?? 어떻게 벽을???"
"오민구 씨, 잠깐 그 입 좀 다물어주실래요?"
"...예??"
"당신에게는 더 이상 볼 일이 없어요.
그저,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은지 물어보기 위해 불렀던 거뿐이에요."
"무..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아니, 벽은 또 어떻게 통과하신 건데요?? 당신 혹시 마녀인..."
"그 병신같은 입 좀 닥쳐주세요."
"아..아니..씨발 벽을 ㅌ.."
펑
.....
여자의 손짓 한 번으로, 녀석의 몸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여자는 생긋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민건 씨. 안녕하세요."
......
이년, 내가 보이는 모양이다.
"민건 씨?"
대체 뭐가 목적이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분명 같은 언어일 텐데, 못 알아들으시는 건가요?"
나는 11년 전, 관리자가 말한 것이 떠올랐다.
나를 감시하던 선배 유령은 검은 손들에 의해 심연으로 빨려 들어갔다지.
근데 이년의 손 또한 검은색이다.
나는 불안감에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알아들으시잖아요? 대답해 주실래요?"
"......"
"민건 씨. 저는 지금 당신에게 말하고있는 중이에요."
".....아."
"그래요. 이제서야 입을 열어 주시네요."
"....넌 뭐야?"
"까먹으신 건가요? 당신이 갇혀있던 3년간, 끝없이 당신을 비웃었던 여자. 그게 저에요."
"그건 알고있어... 내 말은, 지금 나에게 찾아온 목적이 뭐냐고?"
"민건 씨, 당신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죠?"
"....."
"설마 모르시는 거에요? 담당 관리자분께서 전부 설명해 드렸을 텐데요."
"아니, 알고있어.."
"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본인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계셔서."
"......"
"제가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기 위해서에요."
"....제안?"
"그래요, 제안."
"...뭔데?"
"민건 씨. 이곳의 관리자가 되어주세요."
"......"
"이곳에 영원히 남아, 죄인들을 감시하는 거에요."
"....뭐?"
"어머, 한 번 더 말씀드려야 하나요?"
"...아니, 관리자? 그걸 왜 나한테 맡기려는 건데?"
"왜긴요, 민건 씨는 이곳에 14년간 머물러계셨어요. 지금 당신만큼 이곳에 적응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요?"
"....."
"민건 씨는 역대 최장기간을 이곳에 계셨어요.
지난 최장기록은 10년, 민건 씨보다 4년이 적죠."
"....."
"그런 당신이기에, 제가 이런 제안을 하는 거에요."
"...만약 거절한다면, 나를 심연으로 끌고 가는 거냐..?"
"저는 제안을 하는 거지 강요를 하는 게 아니에요 민건 씨."
"......"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걸 보니, 하기 싫으신 건가보네요?
"....당연하잖아. 평생 여기에 머무르라고? 내가 왜? 나는 절대로 못 해."
"그렇다면 이곳에서 나가실 건가요?"
"그래... 나는 반드시 여기서 나가야 돼..."
"어떻게요? 키키키킥.."
"...?"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 하루뿐이에요.
오늘 안에 저 오민구 씨가 탈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세요? 저는 절대 못 할 거라 보는데요. 키키키킥..."
"......"
"오민구 씨를 한 번 더 믿고 싶으시다면, 굳이 말리진 않을게요. 당신의 운명은 당신이 직접 정하시는 거니까요. 키키키키키킥.."
"뭐, 뭐야? 누..누구세요?? 여긴 어ㄷ..."
펑
"아~ 진짜 짜증 나는 분이시네요. 멋대로 부활하지 말아주세요."
"....."
"자, 어쩌실 건가요? 민건 씨가 거절하신다면, 저는 이대로 떠나드릴게요."
"....니 말이 맞아."
"네?"
"오민구인지 뭔지 저 저능아 새끼는 이미 가망이 없어. 결국 유령이 될 게 뻔하겠지."
"키키키킥... 민건 씨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사실상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니 말대로 관리자가 되거나, 심연으로 끌려가거나 둘 중 하나 뿐인 거야."
"맞아요. 정확하게 이해하고 계시네요."
"....."
"그래서, 이건 수락하시겠다는 의미인가요?"
"....내 쪽에서도 제안을 하나 해도 될까?"
"네? 민건 씨가요?"
"..그래."
"무슨 제안일까요? 한 번 말씀해 보세요."
"나를 1년만 바깥 세계로 내보내 줘."
"네?"
"1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게."
"....."
"나를 못 믿겠으면, 너가 직접 나를 끌고 와도 좋아."
"바깥 세계에서 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있어. 가족을 만나고 와야 해."
"가족이요? 당신, 거짓말을 하고 계시네요."
"....."
"저는 민건 씨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요. 당신, 20년 전 아버지가 살해 당한 이후로 쭉 혼자 살아오셨잖아요?"
"....."
"키키키킥... 제가 그것도 모를 줄 아셨나요?"
"아니."
"그렇다면 왜 거짓말을.."
"내 가족 얘기가 아니야."
"네?"
"지금껏 나를 도와줬던, 그 녀석의 가족을 만나러 갈 거야."
"너는 어떻게 관리자가 된 건데?"
"민건, 빨간 정육면체를 본 적이 있나?"
"나는 그곳 출신이다."
"그곳은 사람을 죽인 자가 뻔뻔하게 자살까지 했을 경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이지."
"그곳에 갇혀있던 한 달간, 괴물들은 나를 단 한 번도 습격해 오지 않았다."
"그들조차, 나를 인간이 아닌 자신들과 같은 존재로 봤던 것이다."
"또한, 나는 물과 식량 없이 한 달을 버텨냈다."
"그것은, 내가 이곳에 인간으로 들어 온 게 아닌, 괴물로 들어왔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내가 죽인 남자, 그는 자식이 있는 한 사람의 아버지였다."
"나는 한 집안의 가장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괴물이다."
"이 공간은,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를 관리자로 만든 것이다."
"나에게 끝나지 않는 형벌을 주기 위해서 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완결까지 2편
내용 중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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