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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육면체 <썩은 동아줄>

키우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2 02:01:59
조회 9665 추천 136 댓글 8
														




2026.02.06 <1번째>


8년 만에 들어온 후배는 생각으로만 해도 될 것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는 타입이었다.


생긴 건 멀쩡해 보였지만, 뭔가 싸한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녀석은


"젠장, 다 못 먹을 줄 알았으면 더 싼 피자를 시킬 걸."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져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먹다 남긴 피자 걱정이나 하고 자빠졌다.


나는 이런 어리바리한 꼬맹이한테 내 운명을 맡겨야만 하는 것인가?


"피자를 물로 씻으면 상했어도 먹을 수 있으려나?"


녀석이 한 마디를 뱉을 때마다, 내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뜨거운 물로 씻는다면 세균들도 다 죽겠지?"


병신같은 혼잣말들을 듣다 보니,

어째선지 심연으로 끌려가는 내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 녀석, 절대로 탈출 못 할 것 같다.


"아무튼 이곳에서 나가는 게 먼저야. 정신 차려 오민구! 규칙서에 따르면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총 세 가지야. 

그중 쪽지를 받는 방법이 제일 쉬워 보이던데, 그 방법으로 하자!"


똑 똑 똑 똑


"저기요! 저 오민구인데요, 쪽지를 주는 남자 분은 이리로 와주세요! 손잡이 달린 문으로 부탁해요~!"


......?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새끼 지금 자기가 남자를 호출하면, 남자가 이곳으로 찾아오는 줄 알고 있다.


똑 똑 똑 똑


"뭐야? 안 들려요? 쪽지 안 줄 거야??"


쾅 쾅 쾅 쾅


"아니 쪽지 달라니까?? 왜 안 주는 거야??!"


나는 분명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당부했건만,


이 녀석은 소리를 지르며 벽을 두드리고 있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나는 운이 뒤지게도 없는 새끼였다.


8년을 기다린 끝에 나타난 후배가,


이딴 저능아라니.


쾅 쾅 쾅 쾅


"아니!! 안 올 거야?? 나 나가야 한다니까?"


쾅 쾅 쾅 쾅 쾅


"아니 씨발!! 왜 대답이 없는 거지??"


제발 그만해.


쾅 쾅 쾅


제발.


쾅 쾅 쾅 쾅 쾅


야.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씨발.


......

.....

....

..

..


녀석은 한참을 소리 지르다, 마침내 지치고 말았는지 바닥에 드러누웠다.


정신이 나갈 것 같다.


대체 왜 이딴 녀석이 온 거야?


나더러 그냥 얌전히 심연으로 끌려가란 소린가?


11년을 갇혀있던 끝에 돌아오는 대답이 고작 이거야?


........


당장이라도 이 녀석을 두들겨 패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여태껏 그래왔듯이


내가 할 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

...

..

..


정육면체의 벽에 얼룩이 생겼다.


녀석도 얼룩을 발견했는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어서 얼룩을 지워. 뭘 얼타고 있는 거야?


"어..얼룩이 생겼다!! 분명 얼룩이 생겼을 때는.... 규칙서로 지우라고 했었지!!"


녀석은 규칙서를 집어 들어, 얼룩에 대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체 힘 조절을 어떻게 한 것인지, 규칙서의 끝부분이 찢겨나가고 말았다.


"....찢어졌다."


다행히도 얼룩은 지워졌지만, 15번 항목의 끝부분이 뜯겨 나가버리고 말았다.


죽여버리고 싶다.


이딴 새끼한테 내 목숨이 걸려있다니.


이보다 나쁠 수는 없을 것이다.


"......종이도 영양 성분이 있겠지?"


?


"종이는 나무로 만들어졌어. 나무 또한 식물이니까, 수분이랑 뭐 탄수화물? 단백질?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려나?"


.......


두 귀를 의심했다.


이 새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래, 이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단백질 보충이 중요해. 맛은 없어 보이지만, 어디 한 번..."


......


녀석은 찢어진 종잇조각을 입안으로 집어 넣어버렸다.


".....역시 맛은 없네"


나는 또다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새끼 지금, 찢어진 규칙서를 쳐먹고 있다.


"그래도 단백질 보충은 중요하니까."


아니야 이 미친 새끼야, 지랄하지 마.


진짜로 지랄하지 말라고.


"...뭐 이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겠지?"


.......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이 녀석의 지능 수준은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상 인간의 언어를 터득한 원숭이라고 보는 편이 옳았다.


"나머지는 천천히 뜯어 먹어야지."


씨발.








2026.02.07 <1번째>


하루가 지나갔다. 


이 녀석은 다행히도, 더 이상 규칙서를 쳐먹거나 하진 않았지만,


하루 동안 이 녀석의 혼잣말을 강제로 듣는 것은 매우 고역이었다.


제발 그 입 좀 닥쳐줬으면 좋겠건만, 녀석은 쉴 새 없이 혼잣말을 뱉어왔다.


심지어 자빠져 자지도 않는다.


이 녀석은 지치지도 않는 건가?


"그래, 그땐 그랬었지. 돌이켜보면 별거 아닌 일이었어."


녀석이 계속 영양가 없는 혼잣말을 이어가던 찰나, 


벽 밖에서 그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ᖉnԍᴉ+zcʌpxxxᴉԍᴉo"


"....!"


녀석도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혼잣말을 멈추고 벽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자의 목소리다!"


.....


"여자의 목소리일 땐 분명히..."


하....


"¿nnnɟʎʇᴉꓵ"


"목소리를 내지 말고, 벽에서 떨어지라고 했었지!"


씨발놈아, 너 이미 목소리를 냈다고.


"....."


녀석은 자기가 목소리를 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K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ĸᴉ"









2026.02.09 <2번째>


"씨발, 대체 내가 왜 이런 미친 곳에 끌려 온 거지?"


녀석이 지난번과 비슷한 혼잣말들을 늘어놓던 찰나, 


누군가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소리는 분명 기둥의 것이었다.


"어....설마?"


그래. 이 녀석이 하는 짓은 병신같아도, 끊임없이 혼잣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깃거리는 넘쳐나는 모양이니, 잘만 하면 이번 기회에 탈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갇히자마자 탈출 기회가 찾아온 건가?"


아.


"이곳에 갇히셨다고요? 정말인가요?"


개 씨발.








2026.02.09 <3번째>


이 녀석이라면 기둥을 통해 탈출할 수 있을 만도 한데,


가장 큰 문제는 저 좆같은 혼잣말이다.


규칙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혼잣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모양이다.


이래서는 기둥과 쪽지를 주는 남자를 통한 탈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지렁이를 통한 탈출 뿐인데,


이런 산만한 녀석이 비명을 참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

.....

....

...

..


처음 보는 괴물이 정육면체 안으로 들어와, 

녀석의 모든 관절을 반대 방향으로 꺾어버렸다.








2026.02.09 <4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환풍구 사이로 정체불명의 알사탕을 집어넣었다.


이 녀석은 단백질 보충이라며 곧장 사탕을 삼켰고,


곧, 녀석의 복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정육면체 내부를 가득 채워버렸다.








2026.02.11 <5번째>


쪽지를 주는 남자가 찾아왔지만,


녀석이 목소리를 내버리는 바람에 남자는 다시 돌아가 버렸다.








2026.02.12 <5번째>


환풍구 사이로 하얀 손이 들어와, 얼어붙은 녀석의 몸을 깨부숴 버렸다.








2026.03.19 <28번째>


여자는 웃고 있다.







2026.09.01 <148번째>


미트볼 괴물이 녀석을 바느질하기 시작했다.







2027.02.05 <266번째>


기둥은 녀석을 꺼내주었다.






2027.12.17 <409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의 몸을 천천히 쥐어짜기 시작했다.






2028.06.25 <550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의 팔과 다리의 위치를 서로 바꿔버렸다.







2028.12.31 <701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을






2029.01.15 <709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을




2029.01.21 <712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을




2029.01.27 <715번째>


처음 보는 괴물이 녀석을
















2029.02.05 <720번째>


개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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