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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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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다음 주 안에 완결내는 게 목표...긴 한데 잘 안 지켜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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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Sin makes its own hell (2)
국립수목원은 나무로부터의 여신, 곧 데아 엑스 리그노룸이 강림한 이후로 APOF의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관광할 수 있었다. 국립수목원이 있는 포천시는 사실상 APOF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2016년. 포천시는 식물로 뒤덮였다. 포천시 전체가 여신의 영역으로 지정되었기에, 불경한 철은 들어서지 못했다. 포천시의 경계를 나타내는 고목의 뿌리들에 당도한 지프는 멈춰 섰다.
“도착입니다. 마음 같아선 국립수목원까지 가고 싶지만, 이 너머는 여신님이 보고 계시거든요.”
운전사는 조수석에서 내리는 해경을 향해 그리 말했다. 해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뒷문을 열었다. 뒷문에는 안대와 재갈, 그리고 귀마개가 착용된 아이 셋이 숨죽인 채 타고 있었다.
해경이 조용히 가까운 아이에게 손을 뻗자, 손길을 느낀 아이가 몸부림치며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해경이 뒷덜미를 잡자, 아이는 무력하게 제압돼 밖으로 끄집어내졌고, 나머지 두 아이도 벌벌 떨면서 차에서 조심히 내렸다.
“그럼 6시간 뒤에 뵙겠습니다. 무운을 빌죠.”
운전사는 그리 말하고 차를 돌렸다. 아무리 경계 바깥이라지만, 경계 근처에서 불경한 철을 오래 두는 건 미친 짓이었다. 여자는 지프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이내 아이들 뒤에서 조심스럽게 이끌어 고목 뿌리 너머로 향했다.
아이들의 숨결이 고목 뿌리에 닿자, 손님을 맞아 길이 열렸다. 제물을 기뻐 받으실 여신이 저 멀리 국립수목원에서부터 빛을 발했다. 그 빛을 받자, 해경의 얼굴을 가리던 가면이 떨어졌다. 해경은 가면을 줍기 위해 팔을 뻗었으나, 그보다 더 빠르게 아스팔트 틈에서 줄기가 피어나 가면을 얼싸안고 틈 사이로 사라졌다.
해경은 다시 고개를 돌려 국립수목원 쪽을 바라봤다. 평범한 사람 눈에는 점으로도 보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이면에 가려진 본질을 보는 해경에겐 여신의 의중이 읽혔다.
죄의 자손이여, 당당히 나를 맞이하라.
해경은 피식 웃었다.
“그리 재촉하실 거면 마중이나 나오시지.”
포천시 경계에서 국립수목원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길에는 존엄해진 인간들이 과시하듯 전시돼 있었다. 존엄해지다. 국립수목원이 명명한 하나의 상태로, 각박나귀꽃을 온전히 키우지 못해 여신의 분노를 산 인간들의 말로였다.
그 형태는 제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식물의 형태로 몸이 비틀리거나, 몸에서 식물이 자라나 몸을 대체해버리는 식이었다. 의식은 있으나 사람의 언어를 잃게 되며, 자라난 식물 역시 몸의 일부로 신경이 연결돼 있었다.
존엄해진 인간들은 여신의 자비가 없이는 빠르게 죽어가므로, 존치를 위해 APOF는 존엄해진 인간을 발견하는 즉시 국립수목원에 안치했다. 그러기 위해선 때때로 존엄해진 인간을 부러뜨리거나 꺾거나, 베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여신의 자비 아래에 영생복락하니, 그 권능 앞에 스스로 존엄해지길 간청하러 국립수목원에 방문한 이들도 있었다. 인간을 지구의 해악으로 여기던 환경론자부터 ‘힙하다’는 이유로 찾아가거나,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린 자들 역시 안전한 자살로서 국립수목원을 찾아갔다.
그 결과가 현재의 포천시였다. 인가받은 APOF 부대원과 순례자 외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여신의 성역. 도시를 뒤덮을 정도로 빼곡해진 ‘존엄한 인간’들. 여신의 성역이 선포되자, 순례의 길은 더욱 가혹해졌으니, 여신께 바칠 제물을 손상 없이 국립수목원까지 데리고 가는 것 역시 순례자에게 내려진 시련이었다.
평범한 방문이었다면 APOF에서 인가한 ‘여신의 눈’을 기존의 눈 대신 써서 국립수목원까지 향해야 했다. 존엄한 인간들이 내뿜는 환각물질에 노출되면 영원히 길을 헤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해경에겐 그런 것이 필요 없었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들어앉은 건 오로지 어둠, 무엇보다도 깊은 심연이었다.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는 4대 초자연현상을 꼽으라면, 십장생도, 국립수목원, 그리고 초자연현상처리반을 꼽는데, 마지막 하나가 바로 암흑색맹이었다.
해경은 과거 V.ANK를 통해 암흑색맹 감염자들의 소재를 파악했다. 그들이 안동에 있는 어느 교회를 통해 최초의 암흑색맹과 접촉했다. 그녀가 암흑색맹을 찾아간 이유는 임무 때문이 아니었다.
초자연현상처리반은 암흑색맹에 대한 대처법을 찾지 못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암흑색맹에 감염된 이들이 자멸하기 전에 본사로 데려가 강제로 복원시키는 것뿐이었다. 그조차 암흑색맹의 감염을 일시적으로 막는 임시 조치일 뿐이었고, 최선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경은 그렇기에 암흑색맹을 찾아갔다. 그런 강력한 초자연현상이라면, 자신이 그 힘을 나눠 받아 쓸 수만 있다면, 성진이 말한 ‘인간과 초자연현상의 경계’에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해경은 뜻대로 암흑색맹에 감염됐다. 그녀는 더는 세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해경의 눈, 아니, 그녀의 본질이 인지하는 세계는 인간의 언어로는 해석할 수 없는 기이하고도 이상야릇한 풍경이었다.
암흑색맹에 감염되고 처음으로 거리에 나온 순간, 그때 깨달은 사실을 해경은 잊을 수 없었다.
이미 이 땅은 초자연현상에 물들었고, 초자연현상이 없는 곳이 없으며, 심지어 사람이라고 믿었던 것들마저 초자연현상이었다. 초자연현상이 초자연현상을 초자연현상이라 의심하며 기피하고, 두려워하고, 피했다.
진짜 사람은 날이 갈수록 줄고 있었다. 그들은 편리에 취해, 공포에 취해, 욕망에 취해 자멸하고 있었다. 해경은 이러다가 언젠가 진짜 사람의 숫자보다 가짜 사람의 숫자가 더 많아지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역전의 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해경은 알 수 없었다. 이미 지금도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돌이킬 수 없었다. 이미 해경은 어둠에 잠식됐고,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지금은 사람의 마음은 동생을 위해 남겨둔 것 외에 존재하지 않았다.
2시간을 걸은 끝에 아이들이 지쳐버렸다. 석문령 터널 근처에서 국립수목원까지 직선거리로는 10km였지만, 실제로는 차도를 따라가야 했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었다.
해경은 근처 앉을 만한 곳에 아이들을 앉혔다. 아이들은 푹신푹신한 뿌리에 차례로 앉았는데, 그 뿌리의 줄기가 아이들 앞으로 뻗더니, 이파리에 물을 고아 재갈 위에 천천히 흘렸다.
아이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목이 말랐기에 젖은 재갈 아래로 떨어지는 물들을 마셨다. 해경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뿌리의 근원이 되는 곳을 바라봤다.
과거 영성 치료 보호관찰 센터에서 존엄한 인간의 영혼을 봤던 만큼, 해경은 그 본질로서 영혼을 바라볼 수 있었다. 굳어버린 표정의 중년 여성이 자기 몸을 힘들게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이미 존엄해진 지 너무 오래돼서 의식이랄 게 존재하지 않았다. 영혼으로 보이는 것조차 그저 형식을 빌린 형태일 뿐, 인간이라 부를 수도 없고, 부를 이유도 없었다. 지금은 그저 여신의 도구일 뿐이었다.
“음?”
해경은 멀리서 익숙한 표식을 감지했다. 초자연현상처리반이었다. 해경은 잠시 여신의 눈치를 살폈다. 처리반에게 있어서 국립수목원은 십장생도, 암흑색맹과 마찬가지로 최우선 제거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건 초자연현상 중에서 제일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국립수목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신은 처리반을 특히 용납하지 않았고, 그들은 결코 여신 앞에서 존엄해질 수 없었다.
여신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아직은 포천시 경계에 가깝기도 하고, 처리반 측에서 성막과 같은 특수한 처리를 해놨다면 몇 명이 침투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할 터였다.
“그럼 이참에 여신님께 빚 하나 달아둘까…….”
해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는 식물에 명령해 아이들을 꼼짝없이 지키게끔 했다. 해경은 처리반 사람의 수를 헤아렸다. 한 명, 단 한 명이었다.
방향을 특정한 해경은 그대로 직진했다. 건물이 가로막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흔히 인식하는 실체는 해경에게 있어서 수면 위에 나타난 그림자와도 같은 것이었다. 해경의 몸은 자연스럽게 건물을 통과했고, 공중을 걸었다.
“여기는 초자연현상처리반 대응제거적출 1팀 류승호 팀장. 국립수목원까지 앞으로 8km 남았다. 계속 전진하겠다. 이상.”
마침내 목소리까지 들릴 시점에, 해경은 멈칫했다. 그가 누군지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그는 과거 영성 치료 보호관찰 센터에서 자신을 구해줬던 두 사람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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