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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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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壹
경상도 동래 땅에는 '천곡리'라고 하여, 금정산 아래 자리한 작고 외진 마을이 하나 있었다.
그 마을 사람들은 매 해 초파일 즈음이 되면 긴 행렬을 지어 산 너머에 사는 늙은 면장(麵匠)을 찾았다.
그는 이름 없는 사내로, 마을 사람들은 그저 '면장 어르신'이라 불렀다.
그의 집은 기와 하나조차 비뚤어지지 않은 반듯한 한옥이었고, 그 집 마당 한복판엔 희끄무레한 우물이 있었다.
그는 그 우물에서 길어낸 물로 국수를 만들었다. 특이하게도, 그가 만든 국수는 늘 붉은 색이었다.
그 붉은 면은 이상하게도 익히지 않아도 쫄깃했으며, 한 젓가락만 먹어도 허기가 씻은 듯 사라졌고, 마치 한양의 진상품처럼 기운이 솟았다.
면장은 매해 오직 초파일 전날 단 하루, 붉은 국수를 나누어 주었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국수를 받아간 이들은 절대로 그날 밤 국수 그릇을 씻지 말 것.”
마을 사람들은 그 말을 철칙처럼 지켰다. 어긴 이는 없었다.
아니, 어긴 자는 살아남은 적이 없었다.
열여섯 해 전, 초파일 전날 밤.
젊은 농부 '정윤복'이 국수를 받아간 뒤, 기우는 해를 보며 국수를 먹고난 후 낮잠이 들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잠에서 깬 윤복은 잠결에 그릇을 씻고 만 것이다.
다음 날 아침, 그의 집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윤복의 몸은 사라지고 그릇만 뒤집힌 채 마당에 놓여 있었다.
그릇 안엔 살점 하나 없이 깨끗한 머리뼈가 담겨 있었다 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 사건 이후 면장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었고, 해마다 국수를 받고 나면 마당 한 켠에 그릇을 엎어두고 잠들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면장의 얼굴이 해마다 젊어진다는 소문이었다.
주름은 사라지고, 머리숱은 늘어나며, 그 눈은 마치 젊은 사내처럼 반짝였다.
어느 날, 글공부를 마친 양반 집 자제 '허연'이 마을에 내려왔다.
그는 우연히 붉은 국수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 면장을 찾아갔다.
허연은 "국수라는 것이 그저 밀과 물로 만든 것인데 어찌 그리한 효험이 있는가?"라며 면장을 추궁했다.
면장은 조용히 웃더니, 붉은 면을 그릇에 덜어주며 말했다.
"그대는 오늘 국수를 먹되, 내일 아침 첫닭이 울기 전까지는 그릇을 씻지 말라."
허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국수를 받아 들고 돌아갔다.
그러나 그는 유학자 특유의 호기심으로 그 붉은 면을 가만히 살폈다.
손끝에 국수 가닥 하나를 얹어 햇빛에 비추어 보았고, 그제야 놀라운 사실을 알아챘다.
그 면은 그저 색이 붉은 것이 아니라, 선혈 그 자체였다.
그 기묘하고 섬뜩한 형태가 마치 핏줄 같아보이기도 하였다.
貳
허연은 면장의 붉은 국수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재료로 만든 것임을 눈치챈 순간부터, 기묘한 감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손끝이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 저렸고, 목덜미에 누군가의 시선이 늘 붙어 있는 것처럼 등골이 서늘했다.
밤이면 꿈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속삭였고, 날이 밝아도 가슴에 한기가 걷히지 않았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면장의 정체를 알리려 했지만, 모두들 콧방귀를 뀌었다.
“붉은 국수는 귀신도 물러가는 음식이다.”
“면장은 백 년을 살아도 마을에 해를 끼친 적이 없다.”
허연은 곧 고립되었다.
며칠을 그렇게 지내던 밤, 그는 직접 면장의 우물을 확인하리라 결심했다.
정월 스무날, 자정 무렵. 은빛 달이 허공을 가르는 시각.
그는 기름을 묻힌 횃불과 새끼줄 한 단, 장검을 짚고 면장의 집을 향해 걸었다.
마당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고, 그 고요가 오히려 귀를 먹먹하게 했다.
우물은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었고, 뚜껑도 덮여 있지 않았다.
우물가에 다가선 그는 곧장 두레박을 내려 보았다.
척, 척, 척.
줄이 풀리는 소리만이 마당에 울렸다.
그런데 줄이 끝없이 풀려 내려가고 있었다.
백 자, 이백 자, 삼백 자... 마치 바닥이 없는 듯 끝없이 내려가고만 있었다.
그는 두레박을 내려다 보면서 애초에 이 우물부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줄을 감아올리는 데에는 몇 분이 걸렸다.
마침내 두레박이 입구까지 도달했을 때, 그 안에는 물도, 흙도 아닌 이상한 것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무언가의 살점으로 보이는 붉은 고기였다.
그것도, 채 썰어진 상태로 곱게 담겨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등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그는 번개같이 몸을 돌려 횃불을 들었고, 불빛 아래에는 면장이 서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낮에 보던, 나이든 노인의 모습이 아니었다.
면장은 매끈한 피부와 선한 이목구비를 가진 것이, 마치 스무 살 청년처럼 젊었다.
하지만 그 눈빛은, 도저히 사람이라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바다보다 깊고, 동굴보다 오래된 그 눈은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었다.
수백 년 동안 응축된 시간, 혹은 수천 명의 목숨이 서린 듯 하였다.
“그대는 국수를 먹었지.”
면장이 말했다.
허연은 숨을 죽였다.
“한 가닥이라도 먹은 자는 내 것이다. 그건 오래된 약속이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이건... 사람의 고기 아니오!”
면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하지 않았다.
그 모습은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였고, 심지어 다정해 보이기까지 했다.
“살아있는 것의 일부를 베어낸 국수. 그것이 진정한 홍면이지.”
허연은 칼을 뽑아들었다. 하지만 면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자네는 잊은 것이 있구려. 그 면을 먹은 후, 자넨 한 번이라도 기갈을 느꼈던가?”
허연의 손이 멈췄다.
“몸이 피곤하더냐? 속이 허전하더냐? 대소변을 본 기억은 있는가?”
그 말대로였다. 며칠 동안 그는 식사도, 물도 필요 없었다. 몸도 피곤하지 않았다.
처음엔 설마하니 이것이 붉은 국수 덕이랴 생각했지만, 이젠 달랐다.
오히려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이다.
“내가 준 것은 음식이 아니라, 계약이었다.”
면장이 다가오자 허연은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손이 허공을 가른 것처럼 힘이 없었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고 다리가 굳었다.
그는 두 무릎을 꿇고, 마치 관처럼 깊은 우물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서 무언가가 기어오르고 있었다.
끈적한 살점, 잘린 혀, 바스러진 뼈, 그리고 그의 얼굴.
그날 이후, 허연은 실종되었다.
면장 또한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음날 우물이 돌로 봉해진 것은, 마을의 노인회가 결정한 일이었다.
參
우물이 봉인되고 면장이 사라진 이후, 천곡리는 십여 년간 평온했다. 사람들의 기억은 쉽게 흐려졌다.
면장을 기억하는 자들은 늙어갔고, 국수의 기이함보다 그 맛의 절묘함을 기억했다.
그리고 정확히 11년 후, 한양 북문 근처의 잡화골목에 작은 국숫집이 생겼다.
간판도 없이 조용히 문을 연 집은, 이상하게도 단 하루 만에 입소문이 퍼졌다.
이유는 단 하나, 면이 붉은 국수를 팔기 때문이었다.
면발은 미묘하게 붉었고, 익히지 않아도 따뜻했으며, 입에 넣으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었다.
맛은 깊고 감칠맛이 돌았으며, 먹은 뒤엔 속이 정갈해졌다.
손님들은 그 맛에 감탄했고, 그 날 밤이면 이상하리만치 깊은 잠에 빠졌다.
그 중 몇몇은 다음 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열 명, 스무 명... 날이 갈수록 실종자는 점점 늘어났다.
포도청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장안에서 이름난 병조판서의 조카가 사라지면서부터였다.
포졸들이 국숫집에 들이닥쳤고, 마침내 그 실체가 드러났다.
부엌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곳곳에 고운 살점이 말려 있었고, 면틀 옆엔 사체에서 잘려 나온 손가락, 귀, 코, 눈이 하나씩 상자에 보관되어 있었다.
바닥엔 커다란 솥이 있었고, 그 안에는 미처 썰지 못한 '고기'가 통째로 담겨 있었다.
그리고 한 사내가 그 안을 휘저으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는 스무 살 가량의 청년이었으나, 그 눈빛은 노인의 것이었다.
포졸들이 그를 둘러쌌을 때, 그는 웃으며 말했다.
“국수란, 사람의 삶을 곱게 썰어낸 음식이지요.”
포졸이 칼을 뽑아들자, 그 청년은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감고 그대로 불붙은 솥 안에 몸을 던졌다.
그 순간, 솥에서 피비린내가 퍼졌고,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지만, 이미 불은 손쓸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다음날, 국숫집은 잿더미가 되었고, 그 자리에선 어떤 유해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불탄 벽 한쪽에 기묘한 문양이 남아 있었는데, 사람의 장기들을 엮어 만든 듯한 형태였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몇십 년이 흐른 지금도, 간혹 시골 장터나 산중 고개를 넘다가 ‘붉은 국수’를 파는 노인을 보았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제보들에선 공통적으로 말이 없고, 눈빛은 젊지만 오래되어 있다 하였다.
그리고 절대로, 절대로 그릇을 씻지 말라 당부했다고 한다.
그 국수를 먹은 자들 중 일부는 사라지고, 일부는 배고픔을 느끼지 않으며, 일부는 꿈속에서 우물을 본다고 한다.
그리고 꿈 속 우물 안에서는 나즈막하게 목소리가 들린다 하였다.
“넌, 이미 먹었지. 이제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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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고
아 너무좋다
으앜 ㅋㅋㅋㅋ 오늘 점심에 볶음 우동 먹고 왔는데... 뭔가 기운이 솟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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