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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관음앱에서 작성

척력절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6 01:13:36
조회 5515 추천 124 댓글 14
														




난 나쁜 습관이 몇 개 있다.


일요일 저녁에 자제하지 못하고 술병을 비워 고통스러운 월요일을 맞는 것이라든지,


나잇값 못하고 길거리에 놓인 빈 캔을 걷어차야만 적성이 풀리는 것이라든지,


볼펜을 쓸 때 딱딱거리는 소리를 계속 내는 것도 그렇고, 


우유를 사마시면 꼭 입을 대고 마시는 것도.




그리고 관음증이 조금 있었다.














초 3 때였나.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하굣길이었다.


나는 주인 모를 스마트폰을 주웠다.



잠금도 걸려있지 않아, 엄지를 옆으로 쭉 미는 작은 동작만으로 스마트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정의감으로 스마트폰을 뒤졌다.



겨우 열 살이었던 나는 아무 곳이나 눌러댔었고, 어쩌다가 갤러리의 영상들을 보게 된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주인이 원체 그런 성격이었을지 갤러리가 자신의 셀카와 일상의 모습을 찍은 영상들로 가득했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었다.





그건 이상하게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사람은 나를 볼 수 없지만, 나는 그 사람의 일상을 모두 알고 있다는 느낌.


어떤 종류의 우월감이었는지, 어린애의 뒤틀린 성적 흥분이었는지.








그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어느 정도 큰 뒤에 난 괴상한 취미를 하나 갖게 되었다.


인터넷에 들어가 모르는 사람의 블로그나 sns를 찾고, 사진이나 게시물의 내용으로 그 사람의 삶을 짐작해보는 것이다.


지인은 그렇게 흥미롭지 않다.


나와 그전에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었던 사람의, 지극히 일상적인 면면들을 관음한다는 것이 포인트이기에.


그런 관음을 통해 나는 전혀 다른 누군가의 일부가 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도 받는다.


마치 새로운 삶의 갈래를 가지게 되는 것처럼.




범죄로 보긴 힘든 마지노선 위에 있으면서, 들킨다면 사회적 매장은 감수해야할 꺼림칙한 행위.


사회적인 금기시를 건든다는 것에서 더욱 짜릿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성장 과정의 어느 뒤틀린 시점 이후부터 나는 이 나쁜 습관을 가지게 되었었다.








다행인지, 지금은 그런 이상한 취미는 갖고 있지 않다.


기어코 누군가에게 들켜버려 잔뜩 혼난 결과일지 궁금할 것이다.


아쉽게도 아니다.


아니, 맞다고 해야할까?




어쩌면 좀더 남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능력을 기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얼굴에 못 보던 점이 생겼다.



어디선가 갑자기 생기거나 커진 점은 피부암의 징조일 수 있단 얘기를 봤었지.



나는 거울을 보며 점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무언가 묻었거나 그냥 흉터이길 바랐다.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고, 난 기대를 배신당했다.



얼굴 뿐만 아니라 목에도 점이 하나 더 생겨있었다.


아니, 원래 있었던가?



점은 그저 검은 얼룩이라기에는 묘하게 생겼다.


어쩌면 흉터나 전염병의 증상은 아닐까?




목깃을 당겨보자, '점'이 더 있었다.


내가 이렇게 점이 많았던가?





분명 아니지. 



나는 두려움에 쫓겨 상의를 벗어던지고, 내 배와 등을 거울에 비추었다.
















수많은 점들이 온 몸을 덮고 있었다.

















그리고, 점이 일제히 감겼다.








마치 부끄러운 취미를 들킨 소년처럼.



빼곡히 들어서있던 점들이 모두 자취를 감춘 것이다.



















다행히 이제 점이 더 생기진 않는다.









아직까지도 옛날 취미가 종종 끌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 거죽 안에서 관음하려던 것이 무엇이었을지를 상상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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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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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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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4
댓글 등록본문 보기
  • ㅇㅇ(211.204)

    점이 일제히 감겼다 < GOAT

    02.16 01:14:49
    • ㅇㅇ(175.123)

      이글보고 이해했다.

      02.16 01:21:57
    • 척력절삭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ㅋㅋ 그 문장부터 떠올리고 글 구상한거 맞음 - dc App

      02.16 01:32:04
    • Ayin0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무슨 뜻이에요? - dc App

      02.16 20:09:03
    • ㅇㅇ(110.76)

      무슨 뜻인지 설명좀...

      02.16 22:10:45
    • ㅇㅇ(183.104)

      점 = 눈 = 관음하는 이들

      내부에서 주인공 관음하다가 들켜서 호다닥 도망친 거라고 아 ㅋㅋ

      02.16 22:56:28
    • ㅇㅇ(141.223)

      문해력 상태 무슨 일이냐...

      02.17 10:00:24
  • ㅇㅇ(116.41)

    개추 받아라

    02.16 01:21:25
  • 배은이망덕하옵니다전하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게 괴담이구나 필력 미쳤고

    02.16 01:50:43
  • 윈터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거 띵작이네요

    02.16 02:31:48
  • 디케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심연을 보려하면 심연도 들여다본다?

    02.16 03:44:07
  • 히힛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6 04:37:13
  • ㅇㅇ(219.248)

    전지현 코에 있는 점도 누군가의 눈.. - dc App

    02.17 02:31:07
  • ㅇㅇ(60.196)

    와 ㅋㅋㅋㅋㅋ 폼 계속 올라가네

    02.18 15: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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