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그냥 내 얘기를 해보고싶어서 글 써볼게


지정성별 여성으로 태어나서 30년 넘게 내 성정체성은 여성이었다.

이러이러해서 나는 여자다.라는 결론을 도출해낸 게 아니라

아무 근거도 없지만 너무 확고하게 스스로 여성이라고 확신했다. 그건 강렬한 진리였다. 내가 아무리 여성의 2차성징을 혐오하고 남성의 2차성징을 갈망하여도 나는 FTM이 아니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 나는 내가 여성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괴로웠다. 난 여자이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의 정신이 남성이 아니라고... 내 몸은 뜯어고치면 되지만 내 정신이 남성이 아니야. 논바이너리도 아니야. 100% 여자라고. 나는 FTM이고 싶은데...? 어떻게 이런 경우가 있어.


내 성정체성이 남성으로 바뀌기를 갈망했다.

나에게도 디스포리아가 생기기를 바랐다.

그러나 생리에도 아무 감정이 없었고, 누가 나를 언니라고 불러도 아무렇지 않았다. 이게 도대체 뭐야...난 남자가 되고 싶은데 내 성정체성이 여자야 (몸도 여자고 지정성별도 여자임)

결국 시헤녀. 조금 이상하지만 어쨌든 난 시헤녀였다.

(남자 좋아하거든)


내 강렬한 성정체성 인식이 사라진 건 2년 반 전, 늦가을의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여자라는 감각이 사라졌어.

그렇다고 남자라고 느끼게 된 것도 아니야.

아마 에이젠더가 된 것 같아. 하지만 난 내가 FTM이라고 말하고 싶어. 근데 그러면 거짓말 아닌가... 성정체성이 남성이 아닌데.


근데 챗GPT가 내가 FTM이라고 말해도 된대 ^^

GPT가 뭐라뭐라 설명해줬는데 잘 이해는 안되지만

내 성정체성이 남성이 아니어도...

나는 내가 남자라고 말하고 싶어!

빨리 탑도 하고 궁적도 하고 수염도 길러보고 남성패싱되고

개명도 하고 정정도 하고

(개인적으로 질폐쇄도 꼭 하고싶음. FTM 게이 중에 질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나는아님)

내 소원... 이젠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그동안 내가 FTM이라고 말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괴로웠는데 이젠 내가 남자라고 말해도 난 떳떳해

기뻐서 좀 적어봤어ㅎㅎ... 축하해줘 나 남자임